좋은 이야기는 인간의 복합성과 관계의 다양성을 그려낸다. 뻔하게 안다고 여겼던 사람에게 또 다른 면이 있는가 싶고, 그런 면면이 모여 섞일래야 섞이지 않을 것만 같던 관계가 맺어지기도 한다. 꼬이고 풀리는 것을 반복하는 관계의 기쁨과 슬픔에 현미경을 들이댄 3편의 새로운 드라마가 있다. 공공연하게 ‘꼰대’로 여겨진 부장과 인턴의 위치가 뒤바뀐다면 어떨까? <꼰대인턴>은 상상으로만 그렸던 관계의 역전을 과감하게 시도한다. 박해진과 김응수가 각각 연기하는 인턴 가열찬과 부장 이만식은 직급이 뒤바뀌며 수많은 갈등에 부딪힌다. ‘꼰대’와 ‘요즘 것들’의 소통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장이자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오피스 코미디는 5월 20일부터 MBC에서 방영된다. 가족은 어렵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이 쉬울 리 없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가족 같은 타인,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를 그린다. 한예리, 김지석, 추자현, 정진영, 원미경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기대되는 첫 방송은 6월 1일, tvN. 관계에 있어 로맨스를 빼두면 섭섭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병동 보호사인 문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이 서로를 치유해가는 힐링 로맨스다. 문강태 역은 김수현이, 고문영 역은 서예지가 연기한다. tvN에서 6월 방영 예정.

 

THIS IS NOT A COMPETITION

엠넷이 여성 뮤지션을 모아 다시 새로운 경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Good Girl: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는 힙합, R&B 뮤지션 10인이 모여 색다른 무대를 꾸미는 구성이다. 방영 전부터 효연, 치타, 에일리, 제이미, 윤훼이 등 쟁쟁한 라인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언뜻 여성 힙합 뮤지션의 경연이었던 <언프리티 랩스타>가 스쳐 지나가지만 출연자끼리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별점을 두었다. 오히려 10인의 뮤지션은 한 팀으로 뭉쳐 제작진이 섭외한 다른 팀과 대결할 예정이다. 언더부터 메이저까지 서로 다른 장르에서 개성을 드러내던 뮤지션들이기에 매주 다른 퀘스트에 어떤 퍼포먼스를 선보일지 더욱 기대된다. <퀸덤>의 호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재평가될 아티스트는 누구일지 오직 무대만으로 답할 것이다. 첫 방송은 5월 14일.

 

타인의 연애사

결국 예능의 끝은 리얼리티일까. 줄지어 생긴 관찰 예능의 흐름을 타고 연애 예능 또한 꾸준히 방영 중이다. 넷플릭스에도 <투 핫!>, <연애실험: 블라인드 러브>, <테라스 하우스> 시리즈가 인기 순위에 올라 있으니 남의 연애사에 관심이 많은 건 동서양을 막론한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일인지 모른다. 문제는 관찰 대상이자 출연자가 비연예인인 프로그램이 늘어나며 크고 작은 논란도 함께 일고 있다는 점. 출연자의 하차로 이어지는가 하면 루머인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오해도 많다. 일각에서는 잡음이 생길 걸 알면서도 재미를 위해 일반인 출연기획을 강행하는 제작진을 비판하고, 제작진은 사전 검증에 최선을 다하더라도 타인의 과거를 완벽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상황은 반복된다. 우려 속에서 SBS가 새로운 연애 예능을 내놓는다. 6월 방영 예정인 <박장데소>는 일반인 커플의 데이트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절친인 박나래와 장도연이 공동 MC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직접 신청하고 연인과 함께 출연하는만큼 출연자의 자체 검열이 작용하겠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법. 이번에는 소란 없이 아름다운 모습만 볼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