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식스(AB6IX)가 웃거나 웃지 않던 순간과 별안간 여기를 쓱 바라볼 때의 시간 사이.

 

전웅이 입은 셔츠는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육스(Maison Margiela by Yoox).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임영민이 입은 톱은 51퍼센트(51percent). 박우진이 입은 니트 톱은 오프화이트(Off-White). 김동현이 입은 재킷과 팬츠는 모두 우영미(Wooyoungmi), 슈즈는 컨버스(Converse). 이대휘가 입은 재킷은 산드로 옴므(Sandro Homme). 톱은 찬스찬스(Chancechance).

5명 중 딱 1년 전 대휘 씨만 다른 화보 촬영장에서 만난 일이 있네요. 잘 지냈어요?
대휘 그러고 보니 그땐 에이비식스라는 이름도 없었을 때네요. 그 화보 촬영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롭게 데뷔했어요. 지난 1년간 감사한 마음을 가장 많이 먹으면서 지낸 거 같아요.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그걸 익숙하게 생각하거나 당연하게 여기지 않아야겠다는 마음도 들어요. 초심을 잃지 않게요.
동현 눈 깜짝할 사이에 여기까지 온 거 같아요. 새로운 많은 걸 도전하면서요. 제 개인에게도, 에이비식스 5명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우진 앞의 절반은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간 것 같아요. 근데 나머지 절반은 개인적으로는 아주 느리고 긴 시간처럼 여겨져요. 부상을 당하면서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해서 그런가 봐요.
영민 어떤 의미에선 긴박하게 흘러온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인지 평소라면 잘할 수 있는 걸 놓친 부분도 없지 않아요. 그런 걸 생각하면 아주 아쉽죠. 그래도 이렇게 왁자지껄한 멤버들과 함께 생활하는 건 참 좋아요.

그게 뭐예요? 평소라면 잘할 수 있는데 놓친 거?
영민 제가 팀의 리더거든요. 리더로서 챙겨야 할 점이 분명 있어요.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무대 위에서도 그렇고요. 원래라면 더 잘 챙길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요.
저는 긴 시간 기다려온 데뷔를 하게 된 것만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할래요. 물론 다른 멤버들처럼 아쉬운 점, 후회되는 점도 있어요. 특히 무대 위에서 100%를 발휘하지 못한 순간들이 그렇죠.

멤버들끼리는 어때요? 촬영할 때 보니 각자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전혀 다른 것처럼 보였거든요. 
영민 아직 한 번도 크게 싸운 적이 없어요. 다행인 게 저희는 서로의 다름에 대해 빨리 인정한 편이거든요. 5명이 다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점도 많아요. 그중 하나가 자기 의견을 무조건 주장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두루두루 잘 맞춰갈 수 있어요. 그것도 참 고맙죠.

재킷은 프라다 바이 육스(Prada by Yoox), 네크리스는 포트레이트 리포트(Portrait Report),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동현 씨는 대체로 조용한 사람 같은데 그 옆의 대휘 씨는 아주 활기차요. 서로 다른 에너지에 영향을 받아요?
동현 그게 되게 큰 것 같아요. 가수는 본무대에 서기 전까지 대기 시간이 긴 직업이거든요. 대기하다 보면 좀 지치고 처지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에요. 그게 무대까지 이어질 때도 있어요. 근데 멤버들끼리 노래도 하고 장난도 치고 하면서 대기하는 동안에도 계속 텐션을 유지할 수 있어요. 뭐 한 번씩 피곤할 때도 있지만요.(웃음) 그래도 그게 좋아요.
대휘 제 주변에 너무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이 있으면 막 망가트리고 싶어요.(웃음) 무슨 의미냐면 어떻게든 그 사람을 웃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뜻이에요. 저는 에이비식스가 어딜 가든, 누구에게든 밝고 힘찬 에너지를 가진 그룹이라는 말을 듣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영민 근데 웃긴 건 대휘는 초반에만 막 그렇게 활기차고 금방 지쳐버려요.(웃음) 어느 순간 보면 혼자 조용히 있더라고요.

우진 씨는 낯을 좀 가리는 편인 것 같고요.
우진 기본적으로 그런 편이죠. 근데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거 같아요. 본능적으로 그래요. 처음 만나도 편한 사람이 있어요.

에이비식스는 앨범 전반에 의견을 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룹이잖아요. 그만큼 자유롭나요?
대휘 저는 에이비식스가 날것 그대로인 아이돌 그룹이길 바라요. 요즘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까 우리가 그 사이에서 빛나려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브랜뉴 뮤직 대표님과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죠. 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예요. 그분들이 맨 처음 프로듀서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주셨거든요. 덕분에 저희도 용기 낼 수 있었어요. 에이비식스만큼 우리를 잘 아는 사람도 없고요.

재킷과 팬츠는 김서룡(Kimseoryong), 네크리스는 포트레이트 리포트.

모든 자유에는 책임과 부담이 따르죠. 그건 어때요?
동현 맞는 말 같아요. 차트 성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는 말 못 하죠. 그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세상에 내놓는 노래가 정말 좋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끼리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팬들을 비롯한 대중들에게도 좋게 들렸으면 좋겠어요. 그런 걱정과 부담이 가장 큰 거 같아요.
대휘 사실 제 감성은 굉장히 매니악한 편이거든요. 좋아하는 장르나 스타일도 확실하고요. 근데 저희는 대중성을 맨 앞에 둬야 하는 팀이에요. 대중음악을 하는 아이돌이니까요. 한 곡, 한 앨범 안에 음악성과 독창성, 대중성을 조화롭게 녹여내야 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긴 해요. 일단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해봐야죠.
영민 아직 저희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훨씬 더 뚜렷하고 선명해져야만 해요. 브랜뉴 뮤직이나 에이비식스 모두 획일화된 시스템 안에 있지 않다 보니까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게 좋고요.
처음에는 프로듀서돌이라는 이미지가 부담스러웠어요. 특히 저는 아직 완벽한 곡 작업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 더 그런 거 같아요. 근데 그 이미지에 걸맞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안무나 퍼포먼스도 중요하잖아요.
우진 그렇죠. 팀 색깔에 가장 잘 맞는 안무를 짜야 해요. 그러면서 그 곡의 무드도 생각해야 하고 각각 멤버의 장점을 부각할 방법도 생각해야 해요. 그걸 전부 조화롭게 뭉쳐내는 게 가장 중요하죠.

무대든 음악이든 기준이 계속 올라가요?
우진 아무래도요. 잘하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잖아요.
영민 제 꿈은 슈퍼스타가 아니었어요. 그냥 데뷔하는 거, 가수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얼마 전에 대표님에게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생각이 변하더라고요. 더 많은 사람이 우리를 알았으면 좋겠고 더 큰 무대에 서고 싶어요.

재킷은 메종 마르지엘라, 톱은 코스, 팬츠는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네크리스는 포트레이트 리포트.

슈퍼스타라는 말이 새삼 재미있게 들리네요. 나머지 멤버들은 어때요? 슈퍼스타가 되고 싶어요?
당연하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끝이 없는 법이니까요. 저는 꼭 슈퍼스타가 되고 싶네요.(웃음)
동현 근데 그 기준이 모호하지 않아요? 진짜 슈퍼스타가 뭔진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지금보다 훨씬 잘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대휘 슈퍼스타? 일단 연예인으로 갈 수 있는 그 끝까지는 한번 가보고 싶긴 하네요.
우진 제가 빅뱅 선배님들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빅뱅을 보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어요. 에이비식스도 빅뱅 같은 그룹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기왕 시작한 거 끝을 봐야죠.

요즘 꽂혀 있는 건 뭐예요?
영민 컬러에 꽂혀 있어요. 음악도 음악이지만 전체적인 콘셉트와 스타일링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그런 걸 열심히 찾아보고 있어요.
전 유튜브에서 노래 잘하는 사람을 계속 찾아보고 있어요. 제가 듣기 좋은 음색이요. 거기 딱 꽂혀 있어요. 그걸 보고 듣는 것만으로 엄청난 자극과 공부가 되거든요.
우진 원래 그런 편은 아닌데 지난 1년간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어요. 좋은 감정이든 그렇지 않은 감정이든 이것저것이요. 그런 마음과 기분을 글로 써버릇하고 있어요.

주로 어떤 마음이죠?
우진 누구나 다 좀 처질 때가 있잖아요. 갑자기 고독해질 때도 있고요. 그런 마음이 들 때 주로 끼적이는 것 같아요. 이제 와서 다시 읽어보니까 곡 쓰는 데도 좋은 영감이 되더라고요.
대휘 저는 요즘 건강에 꽂혀 있어요. 면역력이 중요한 시대잖아요. 우선 공복에 유산균인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를 먹어요. 밥을 먹고 종합비타민과 홍삼을 아주 열심히 챙겨 먹고 있답니다.

셔츠는 산드로 옴므, 팬츠는 51퍼센트, 네크리스는 존 하디(John Hardy), 브레이슬릿은 포트레이트 리포트.

꼭 무슨 건강 전도사처럼 말하네요. 팀에서는 막내죠?
대휘 어릴 때일수록 잘 지켜야죠. 박진영 PD님이 <힐링캠프>에 나간 거 보셨어요? 지금부터 건강을 잘 지킨다면 노인이 돼서도 무대 위에서 춤을 출 수 있겠더라고요. 그거보다 멋있는 일도 없다고 생각해요. 건강에 한번 눈뜨면 그거밖에 안 보여요. 그래서 유튜브도 건강을 다루는 채널 위주로 보고, 드럭스토어에 가잖아요? 제 눈엔 약통밖에 안 보여요.(웃음)
영민 대휘가 건강에 신경 쓰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에요.(웃음) 아까도 피자를 권했더니 굳이 밥을 먹어야 한다고 거절하더라고요.
대휘 밀가루랑 비타민이 만나면 흡수가 잘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탄수화물과 함께 먹어야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자, 동현 씨는 요즘 뭐에 꽂혔나요?
동현 저는 질 좋은 수면에 꽂혀 있어요. 어릴 땐 어디든 기대면 바로 잠드는 타입이었는데 요즘은 푹 자는 게 소원이거든요. 잠을 잘 못 자니까 집중력도 흐트러지고 저 자신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다양한 종류의 베개를 사서 사용해보기도 해요. 방에 암막 커튼도 달고요.
동현이는 자기 전에 방에다 피톤치드를 그렇게 뿌리더라고요.(웃음)

요즘 제일 듣고 싶은 말은 뭐예요? 기분 좋아지는 말. 
영민 처음 보는 사람이 인상 좋다고 말해주면 좋아요. 카메라에 비친 모습 말고 진짜 제 얼굴을 보고 그 말을 해줄 때요.
우진 저는 확실히 화면보다 실물이 낫거든요. 화면이나 사진이 잘 받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 말을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몸 좋아졌다는 말도 듣고 싶고요.
대휘 이건 <밥블레스유>에서 최화정 선배님이 한 말인데요. 듣고 펑펑 울었어요. 그게 뭔지 궁금하시죠?(웃음) 뭐냐 하면 “방향이 틀리면 속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였어요. 방송을 통해서 들었는데 뭔가 뜨끔했죠. 제가 성격이 워낙 급해서 무조건 빨리빨리 가는 걸 좋아하거든요. 다행히 우리 에이비식스가 방향은 잘 잡은 것 같으니 이제 속도 낼 일만 남았어요.

톱은 포츠 브이(Ports V), 팬츠는 오프화이트, 네크리스는 포트레이트 리포트.

속도가 안 중요하다면서요?
대휘 하하. 방향을 잘못 잡았으면 큰 문제였을 텐데, 제가 볼 땐 방향은 맞게 잘 잡았다고 확신하거든요. 길을 알았다면 빨리 가는 것도 좋죠, 뭐.

1년 전 인터뷰에서 대휘 씨에게 지금 가장 기다리고 있는 순간이 뭐냐고 물었더니 ‘브랜뉴 보이즈’가 데뷔하는 순간이라고 했어요. 에이비식스로 어엿하게 데뷔한 지금, 가장 기다리는 순간이 뭐예요?
영민 얼른 무대에 서고 싶어요. 저희가 앨범을 준비 중인데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앨범을 내도 설 무대가 없더라고요. 요즘 음악 방송은 무관중으로 진행되니까요. 그게 서로 참 힘들고 어색한 일이거든요. 상황이 좋게 잘 변해서 빨리 팬들 앞에서 무대 하고 싶어요.
동현 저도 그 마음은 늘 같아요. 거기에 더해 인간 김동현은 지금 큰 한 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웃음) 한 방이라는 게 여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여러 의미에서 한 방을 기다리고 있어요.
대휘 코로나19 백신이 빨리 개발됐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 엄마와 할머니가 미국에 계셔서 요즘 뉴스 보기가 무서울 정도거든요. 마스크가 답답해요.
우진 그냥 사소해요. 사소한데 어쩌면 사소하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빨리 큰 무대에 서서 땀 흘리면서 춤을 추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춤을 춘 지 좀 됐거든요.
우진이가 비슷한 말을 라디오에서 한 적이 있어요. 지금 가장 그리운 건 무대라고요. 제 마음도 똑같아요. 모두 다 건강한 얼굴로 빨리 무대에서 만나길 바라요.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우진이 입은 니트 톱은 오프화이트. 이대휘가 입은 재킷은 산드로 옴므, 톱은 찬스찬스. 김동현이 입은 재킷과 팬츠는 모두 우영미. 임영민이 입은 톱은 51퍼센트. 전웅이 입은 셔츠는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