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조리로 식탁을 차릴 수 있는 HMR이 대세다. 짧은 시간에 데우거나 볶고 튀기기만 하면 요리가 완성되는 가정식 대체식품을 모았다. 이제 배달음식은 질렸으니까.

 

슈퍼집 | 즉석떡볶이 키트

트리플 치즈떡볶이와 마늘떡볶이로 유명한 슈퍼집의 맛을 이제 어디서든 맛볼 수 있다. 2인분용으로 구성된 즉석떡볶이 키트가 출시된 것. 지금까지 HMR 제품으로 떡볶이 제품은 많이 출시되었지만 슈퍼집의 키트가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신선함이다. 냉동이 아닌 쫄깃쫄깃한 생밀떡을 넣고 분말이 아닌 진한 액상 소스를 사용해 매장에서의 맛을 그대로 담는 데 집중했다. 양배추, 대파, 깻잎 등의 채소가 많이 포함된 것도 장점. 재료를 한번에 넣은 뒤 센불로 7분가량 끓이면 달착지근하면서도 약간 매콤한, 자극적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빨간 맛이 완성된다. 별도로 모차렐라와 체다 치즈 토핑을 선택할 수 있다. 조금 더 고소한 떡볶이를 원한다면 추가할 것. 1만2천원

 

채선당 | 월남쌈

누군가를 초대해 대접해야 할 때 추천 메뉴로 올라오는 것이 월남쌈이다. 하지만 막상 준비하면 한 끼를 위해 생각보다 많은 재료를 사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푸드어셈블이 채선당과 손잡고 출시한 월남쌈 밀키트는 그런 수고를 간단히 줄여준다. 파프리카, 당근, 비트, 새싹 등 필요한 채소가 손질까지 끝난 상태로 포장되어 도마를 꺼낼 일조차 없다. 소고기를 달콤한 불고기 양념에 볶아내면 끝이니 준비 시간이 10분인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고기 양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채소의 신선함이 아쉬움을 씻어준다. 아삭아삭한 파프리카와 당근의 싱싱한 단맛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단기간 내에 먹어야 한다. 땅콩소스와 칠리소스 모두 들어 있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1만5천9백원

 

명월관 | 갈비탕

워커힐 호텔의 숯불구이로 유명한 한정식 명월관의 전통 갈비탕이 HMR 제품으로 재탄생했다. 매장에서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조리장이 직접 생산에 참여했다. 재료도 엄선했는데, 다른 부위보다 근막이 적어 근섬유가 단단한 척갈비만 골라 해동 후에도 고기의 결이 살아 있고 풍부한 육즙과 진한 육향을 느낄 수 있다. 갈비 3대와 두툼하게 썰어낸 갈빗살과 양지까지, 1인이 넉넉하게 즐기기에 좋은 양이다. 무엇보다 기름기가 적은 담백한 육수가 일품이다. 1인 식사라 생각했을 때 낮은 가격이 아니지만 대체 불가능한 매력에 이미 냉동실에 쟁여놓은 사람도 여러 명이다. 1만5천원

 

이치에 | 닭고기 고로케

압구정의 유명 이자카야 이치에의 웨이팅 리스트는 여전하다. 미식가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만큼 수준급의 요리를 선보이는 이치에의 인기 메뉴를 팬과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해 조리할 수 있다. 청주로 밑간을 해 감칠맛을 끌어올린 닭고기에 채소를 다져 넣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건더기가 꽤 크고 식감이 살아 있다 보니 실한 만두소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든다. 마요네즈와 발효식초를 배합한 특제 소스도 별미. 자칫 간이 세고 느끼할 수 있는 고로케와 상큼하게 어우러진다. 잘못 조리하면 눅눅한 동그랑땡이 될 수 있으니 기름을 넉넉하게 둘러야 한다. 5천9백원

 

용두동 할매 | 주꾸미 볶음

GS리테일이 지금까지 선보인 양념 수산가공식품 시리즈 중 출시 13일 만에 3만 팩이 팔린, 역대 최단기간 최다판매기록을 세운 제품이다. 주꾸미를 직접 손질하기 번거롭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꾸미 맛집으로 유명한 용두동 ‘나정순 할매 주꾸미’집과의 단독 제휴로 나온 제품이기에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집에서 조리 시 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꾸미를 1차적으로 자숙하는 과정을 거쳐 50%가량의 수분을 감량했다. 덕분에 물이 나와 요리가 싱거워지는 일 없이, 조리 후에도 통통하고 쫄깃한 주꾸미를 맛볼 수 있다. 양념은 달지 않고 매운맛이 강하다. 양념이 부족한 편은 아니니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한다면 콩나물이나 소면 등을 넣어 함께 먹길 추천하며 마요네즈 또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전자레인지로도 조리 가능하지만 역시 팬에 직접 볶는 맛만 못하다. 1만2천원

 

한일관 | 꿀불고기

1939년 서울에서 문을 연 전통 한식당의 80년 전통을 담았다. 한일관의 서울식 불고기는 ‘불고기의 살아 있는 역사’로 여겨질 만큼의 대표 메뉴다. 야들야들한 소고기에 감칠맛 도는 양념을 더했는데, 이름이 꿀불고기인 것에서 알 수 있듯 꿀의 풍미가 두드러진다. 사람에 따라 꽤 단맛이 강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인위적이지 않은 단맛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양념의 존재감이 강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빵 사이에 넣어 불고기 버거로 먹거나 샐러드에 곁들여도 좋다. 양파를 조금 더해 바싹 볶아 먹어도 좋고, 국물을 자작자작하게 끓여 당면을 넣어 먹어도 잘 어울린다. 1만3천원

 

쿠치나 톰볼라 | 시금치 라자냐

서래마을에서 이탤리언 가정식을 선보이는 톰볼라의 인기 메뉴를 그대로 냉동시켰다. 얇은 빵 사이사이 곱게 간 시금치와 수제 리코타 치즈가 듬뿍 들어가 있다. 양쪽으로 가르면 쭉 늘어지는 치즈가 먹음직스러운데 에멘탈을 비롯한 각종 치즈를 더한 것으로 맛도 아주 녹진하고 진하다. 혼자서 먹기에는 양이 많고 소스가 꾸덕해 조금 느끼할 수 있지만 두세 명이 나눠 먹는 저녁 테이블이라면 멋진 메인 메뉴가 될 것이다. 다만 해동을 잘못하게 되면 전자레인지에 꽤 오랜 시간 돌려야 하고 근사한 라자냐의 형태를 잃게 된다. 자칫 시금치 냄새가 과하게 올라올 수도 있으니 상온에서 최소 3시간은 해동해야 한다. 2만4천원

 

프렙 | 앤초비 오일 파스타

도산공원의 터줏대감 이탤리언 레스토랑인 그랑씨엘의 시그니처 메뉴다. 이송희 오너 셰프의 노하우를 담은 특제 앤초비 페스토와 육수, 숙면을 1인 분량으로 급랭 포장해 면을 따로 삶을 필요 없이 그대로 볶아내듯 조리하면 완성이다. 대부분의 간이 페스토와 함께 포장된 편마늘에 집중되어 있어 꼭 면과 마늘을 함께 먹어야 한다. 간이 세지 않지만 일반 오일 파스타와는 다른 앤초비의 감칠맛이 확실하게 남아 있다. 마늘을 조금 더 넣고 소금, 후추 간을 더하면 훨씬 풍부한 맛이 느껴진다. 9천8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