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을 알리는 방법도 참 다양하다. 이번에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 디자인을 통해서다.

 

A.T.CORNER × SAKI

| 해피 클럽 |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 협업은 ‘당신의 일상 속 뜻밖의 행운’이라는 소녀적 취향을 지닌 브랜드 앳코너와 감각적인 핸드드로잉과 콜라주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사키가 함께한 결과물이다. ‘해피 클럽’이라는 이름 아래 생기 가득한 봄 가든 파티를 테마로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과 식물의 에너지를 표현했다. 복고적인 매력에 더해 자신만의 확고한 예술 세계를 지닌 아티스트 사키는 이미 다수의 패션 브랜드와 매체에서 그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손으로 그린 듯한 꽃무늬, 여러 사진을 종이로 잘라 붙인 듯한 콜라주는 귀여운 손글씨와 어우러져 봄의 낭만을 극대화한다. 마치 오래전 다이어리에 끼워넣고 싶은 이미지랄까. 요즘이라면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에 저장하고 싶은 그런 것이겠다. 올 봄/여름 화사한 캐주얼 룩을 생각하고 있다면 꼭 앳코너 매장에 들러볼 것.

 

 

SLOW STEADY CLUB × ARTIST PROOF 

| 도시시 프로젝트 | 

슬로우스테디클럽의 행보를 단단히 마음먹고 살펴보고 있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간과되는 가치를 붙잡고자 한다는 그들의 소개가 퍽 마음에 들기도 했다. 아티스트 프루프의 판화가 최경주와 함께한 협업물, 도시시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도시시 프로젝트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다양성과 이중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원덕현 디렉터가 설명했다. 신도시가 들어서며 잃어가는 옛 도시의 정취를 붙잡고도 싶었겠다. 결국 두 도시가 어우러진 자연적인 모습을 옷 위에 표현했다. 선과 면, 조명과 컬러를 제각각 다르게 표현해 상품이라기보다 하나하나가 작품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모두에게 통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주는 이들이 선택해주길 바라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STUDIO OHYUKYOUNG × ARTIST LEE JUNG EUN

| 파인딩 파라다이스 인 파라다이스 파운드 | 

내가 아는 한 디자이너 오유경은 정제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데 일가견이 있다. 이번 시즌 그녀는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장식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물론 그 장식조차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이라야 했다. 2017년부터 패션쇼에서 보여줄 수 없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브랜드의 방향성과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과 컬래버레이션을 벌여온 그녀다. 이번에는 패브릭 아티스트인 이정은과 함께했다. 그간 이정은이 보여준 작업에 대한 이해와 동경이 있었고, 직조와 염색, 프린팅 등 여러 기법을 시도하며 패브릭을 만들고 있기에 진한 믿음이 있었다. 오유경과 이정은은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직물에 집중했다. 그리고 두 가지 색의 물감을 묽게 떨어뜨려 생기는 자연스러운 번짐을 이용해 만든 것을 ‘Drop of Dots’, 물방울을 원형으로 도형화하고 중첩된 이미지를 표현한 것을 ‘New Dots’라 이름 짓고 이를 직물 위에 장식했다. 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 염색과 혼용률부터 짜임의 방식까지 아주 작은 부분을 스터디하며 만든 결과물은 꼭 따스한 봄을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