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스마트폰 앱.

 

| 후시 |

아무리 좋은 행동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법, 후시(Hooxi)는 개인 온실가스 감축 미션 수행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사용자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행동을 유도한다. 후시는 거창한 실천을 강요하지 않는다. 사용자의 프로필을 분석해 생활방식, 나이, 성별, 직업에 따라 일상생활을 하면서 실천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맞춤형 미션으로 제공한다. 분리배출이 미션으로 정해지면 분리배출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미션 성공. 배달 음식 대신 직접 식당에 가서 먹기, 튀김요리 대신 굽거나 찌는 요리를 하기, 절수기 설치하기, 비행기 탈 때 짐을 최대한 가볍게 싸기 등 사소하지만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 미션에 성공하면 WGP(W Green Pay)가 쌓인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는 후시 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데 플라스틱병 대신 종이팩을 이용한 후시 워터가 특히 인기다. 원래 게임도 ‘솔플’보다는 ‘팀플’이 즐거운 법이다. 후시앱에서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그룹을 만들어 소통하며 서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나서겠다는 아름다운 경쟁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 네이처링 |

앙상하게 서 있던 나무에 꽃이 필락 말락 솜털 가득한 알맹이가 자리를 잡는다. 꽃은 예쁘고 나무는 싱그럽다. 막상 ‘저 꽃의 이름은 뭐지? 저 나무는?’이라는 질문에 척척 대답할 수 있는 능력자는 많지 않다. 네이처링(Naturing)은 오늘 만나는 자연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체계의 관찰일지이자 생태 빅 데이터다. 도산공원 앞에 진달래가 곱게도 폈다. 네이처링 앱을 열어 사진을 찍으면 날짜, 시간, 위치, 기온 등의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된다. 전국 팔도에 흩어진 자연 관찰자의 기록은 그 자체로 한반도 생태 빅 데이터가 된다. 아스팔트 사이에서 연한 잎 한 줄기가 올라왔다. 척박한 땅을 뚫고 고개를 내민 게 귀하고 애틋한데 도무지 그 이름을 알 수 없다. ‘이름을 알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앱에 업로드하면 그만이다. 자연 안내자라는 이름의 생태, 생물에 관한 각 분야 전문가가 이름 모를 풀의 원래 이름을 불러준다. 우산이끼, 소리쟁이, 애기괭이눈, 수리딸기, 동고비, 그 이름도 곱고 순하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살아 움직이는 관찰 기록은 점점 더 풍부하고 정교한 한반도 생태지도를 완성해갈 것이다. 3월 12일 현재, 부산 사하구 괴정동 어느 아파트 단지에는 벌써 백목련이 꽃봉오리를 활짝 터트렸구나. 가보지 않아도 네이처링을 열면 알 수 있다.

 

| 필라로이드 |

매년 국내에서만 257억 개의 종이컵이 버려지고, 이걸 폐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무려 16만 톤에 이른다. 사진 인화 서비스 앱 필라로이드(Filaroid)는 종이컵의 고급 섬유가 사진 인화지의 구조와 비슷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기존 인화지 사용을 중단하고 종이컵을 재활용한 환경친화적인 인화지에 사진을 인화한다. 재생 인화지는 수거된 종이컵을 분류 및 압축하고 섬유를 추출하는 과정을 거쳐 다시 태어난다.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컵에는 최고급 펄프를 사용하는데, 필라로이드의 ‘컵사이클링’은 종이컵의 천연 펄프에서 고급 섬유를 추출한다. 100% 천연 펄프를 재활용한 종이컵 인화지는 사람과 자연에 무해한 것은 물론 FSC 산림 인증, ECF 무염소 표백펄프 인증, 재활용 소재, 재활용 에너지 등 다양한 환경인증을 가뿐히 통과했다. 재활용에 따른 가치와 이익은 소비자와 나누기로 한다. 필라로이드 앱을 통해 인화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월 최대 15장의 무료 인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매달 1일 15장 무료 인화 서비스는 자동충전된다. 앱에 입장하면 눈에 띄는 지표가 이목을 끈다. 3월 12일 현재 필라로이드의 재생 인화지를 통해 인화된 사진은 19만5402장이고 여기에 쓰인 재활용 종이컵은 3만3218개다. No Plastic, Yes Recycling!.

 

| 다모고 |

‘Fight Food Waste’라는 슬로건을 내건 다모고(Damogo)는 우리 곁에서 매일 버려지는, 완벽하게 손대지 않은 새 음식을 구원하기 위해 등장한 스타트업이다. 다모고는 음식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당일 소진되지 못한 이유로 폐기될 운명에 처한 식품과 불황의 시대,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음식을 사길 바라는 소비자를 연결해준다. 매장에서 당일 소진이 어려울 것 같은 멀쩡한 음식을 다모고 앱에 최소 50%에서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업로드하면 고객은 앱을 통해 마음에 드는 식당의 메뉴를 반 토막 이상 깎은 가격으로 결제한다. 그러곤 집에 가는 길에 픽업해 가면 끝이다. 백화점 식품 매장 마감 세일의 디지털화이자 윈윈 시추에이션이다. 소비자는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매장은 원래라면 버려질 음식을 그만큼의 추가 매출로 전환함과 동시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데 드는 비용마저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음식 폐기물이 썩을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착한 순환으로 이어진다. 동네에 썩 괜찮은 비프 샌드위치를 파는 식당이 있다. 맛은 훌륭한데 샌드위치 한 쪽에 1만3천원이라는 가격이 늘 부담스러웠는데 오늘 다모고 앱을 통해 6천원을 내고 사 먹었다. 버려질 뻔한 음식을 구출했고 지갑도 지켜냈다. 스마트 쇼퍼의 삶.

 

| 내 손안의 분리배출 |

쓰레기도 잘 버려야 하는 세상, 다부지게 마음먹고 철저한 분리배출을 다짐했지만, 각양각색 쓰레기 앞에서 심사숙고하다 보면 모든 걸 다 포기한 채 아무렇게나 대충 살고 싶어진다. 환경부의 주도로 만들어진 앱 내 손안의 분리배출은 분리배출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 뭔가 애매하거나 헷갈릴 땐 일단 앱을 열자. 정확한 분리배출의 핵심은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 이 원칙만 알면 반은 성공이다. 각종 용기 안에 담겨 있는 내용물은 깨끗이 비워야 한다, 특히 음식물이나 이물질은 물로 헹군 상태여야 하고, 병뚜껑과 포장 라벨 등 하나의 쓰레기 안에 여러 소재가 존재한다면 이 또한 종류별로 세심히 분류해야 한다. 분류한 쓰레기는 섞이지 않도록 소재별로 수거함에 넣는다. 소재별 분리배출 요령과 자주 묻는 질문 코너가 있고 여기서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은 담당자에게 직접 묻고 답할 수도 있다. 특히 ‘품목 검색’ 코너는 모든 우주 만물의 분리배출에 대한 정의를 내린 것처럼 디테일하다. 올봄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쓰레기인 마스크는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로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