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와 마마무 활동을 분주히 오가는 문별. 그녀가 마침내 말하고 싶은 것.

 

당신을 웃게 하는 방법을 오늘 알았어요. 칭찬을 들으면 웃더군요. 도저히 못 견디겠다는 듯이.
하하. 평소에 칭찬을 듣지 않으니까요. 원래 저희 촬영은 항상 조용한 분위기인데 오늘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라 낯설었어요.

조용하다고요? 마마무 하면 에너제틱한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막상 보면 그렇지 않아요. 멤버들이 낯을 심하게 가리거든요. 그게 한번 트여야 활발해져요. 또 다들 피곤하니까 조용할 때가 많아요.

마마무에서 낯가리기 등수를 매기면 문별은 몇 등인가요?
제가 꼴등일 것 같아요. 그나마 제가 제일 안 가려요.

혼란한 시국에 만나게 됐어요. 예정된 솔로 콘서트도 취소했다면서요? 
앨범 활동 끝나고 본격적으로 콘서트를 준비하려던 시점이었는데 연기했어요. 언제 나아질지 알 수 없으니까요.

두 번째 솔로 활동을 막 마쳤는데, 만족스러운 활동이었어요?
너무 너무 좋았어요. 처음에는 성적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대중성 있는 노래도 아니고요. 이런 장르도 할 수 있다, 이걸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앨범도 생각보다 많이 사 주셔서 너무 뿌듯한 활동이었어요.

톱은 히든 포레스트 마켓(Hidden Forest Market). 니트 톱은 시스템(System). 청바지는 스튜디오 톰보이(Studio Tomboy). 목걸이는 거스큐(Gus.Q).

첫 솔로와 비교하면 뭐가 달랐나요?
첫 솔로는 방송 활동을 안 했어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살자’, ‘나를 좀 더 사랑하자’는 얘기를 전했던 거라면 이번 앨범은 ‘내가 사랑하는 것을 해보자’였어요. ‘자신을 사랑하니까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였던 것 같아요.

마마무의 문별과 솔로 아티스트 문별 음악은 달라요. 스스로는 가장 다른 점을 뭐라고 생각해요? 
춤과 음악 장르이지 않을까 싶어요. 솔로인 저는 여러 장르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게 제일 다른 점인 것 같아요. 춤의 경우엔, 저는 걸스힙합은 잘 못 추고 어반을 좋아해요. 마마무에 이런 춤을 추는 애가 있고, 여자인데 이런 춤을 추는구나 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반의 간결함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형상이 좋아요. 느긋함과 파워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춤이죠.

일식에 빗대어 앨범 이름을 ‘Dark Side of the Moon’이라고 지었죠. 사람들에게 잘 보여지지 않은 면이라는 의미도 있을 거예요. 
내면. 그런 의미가 좋았던 것 같아요. 제 이름이 문별이잖아요. 성이 문 씨고 이름이 별인데. 제 이름으로도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항상 했었어요. 제 내면에 있는 음악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달이 어두워지면 별이 되어 널 비춰줄게’라는 가사도 있는데, 저는 저 자신을 사랑한다. 자기애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타이틀은 아니지만 ‘ILJIDO’의 가사가 참 좋더라고요
제 이야기를 풀어낸 곡이에요. 걱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걱정이 많았나 봐요. 일이 잘 풀리고 있는데도 잠을 못 자던 그런 시기를 풀어낸 곡이에요. 지금의 제 모습이 예전 연습생일 때는 간절히 꿈꿔왔던 모습일 텐데, 지금 내가 하는 고민들이 배부른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일상의 모습들이 가사로 묘사돼요. 연애는 드라마에서나, 불만이 백 개인 매일매일처럼요. 
드라마에서 사랑을 배우죠.(웃음) 데뷔 후에는 항상 일이 먼저였던 것 같아요. 회사도 연애 금지라기보다 각자 알아서 잘하면 된다라는 주의예요. 그런데 저라는 사람은 외롭지만 그걸 연애로 풀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늘 꿈이 있으니까요. 옛날부터 과거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졸업사진 빼고는 사진을 안 찍었어요. 그때부터 미래에 대한 꿈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슬립 원피스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체크 트렌치코트는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Michael Michael Kors). 웨스턴 부츠는 레이첼 콕스(Rachel Cox). 귀고리는 앵브록스(Engbrox).

돌아보니 아쉽나요? 
그런데 그게 나쁘지 않았어요. 앞으로 그려가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저는 이 직업을 가진 게 저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의 터닝 포인트였던 거죠, 데뷔가.

누구나 그런 절제력을 갖는 건 아닐 거예요. 
대신 도전을 두려워해요. 이 일을 하면서 조금씩 도전하는 법을 배워가는 것 같아요. 오늘 화보 촬영도 저는 새로웠어요. 저는 제 모습을 보는 게 낯설거든요. 사진을 찍을 때 오늘처럼 피부를 많이 드러낸 적이 없어요. 항상 저만의 틀이 있었는데 저도 그걸 싫어하면서 다른 사람이 깨주길 바랐던 것 같아요. 7년 동안 메이크업이나 스타일링 다 익숙한 것들을 하려고 했었는데, 오늘도 제 자신을 조금 깼어요.

마마무는 화보를 잘 안 찍는 그룹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이번 화보는 먼저 하고 싶다고 회사에 이야기를 했었다면서요? 
맞아요. 이번 솔로를 하면서 다양한 걸 해보고 싶다고 얘기했었어요.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화보의 매력을 알 것 같은 기분. 데뷔 초에 마마무 멤버들과 화보를 하나 찍었는데 진짜 난해했어요. 지금도 팬분들이 그 화보 얘기를 많이 하세요.(웃음)

조금 지났지만, <퀸덤>에서 마마무가 최종 우승을 했어요. 어떤 프로그램으로 남았나요?
할 때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시 없을 추억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그룹들은 이렇게 준비하는구나, 이렇게 풀어내는구나 많이 배웠고요. 힘들지만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파이널 때 그게 너무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서 많이 울었어요. 여러 감정이 그때 터졌던 것 같아요.

서로를 리스펙트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남았어요. 함께 출연한 다른 그룹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나요? 
사실 다들 너무 잘해서 왜 경연을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퀸덤>을 하면서 ‘인싸’가 된 것 같아요. 멤버들은 못했지만.(웃음) <퀸덤>을 통해 남은 건 저의 인싸력 상승이에요. 미션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고. 친해진 걸 계기로 서로 만나자고 약속 잡고 그랬어요. 멤버들 데리고 나와!

애드리브에 능해요. 평소에 다양한 콘텐츠를 보는 편인가요? 
그냥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아이디어 회의할 때 던져지는 걸 캐치해서 발전시키는 것 같아요. 내가 시청자 입장이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하다 보면 걸려들기도 해요.

체크 슈트는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이너는 토템 바이 톰그레이하운드(Toteme by Tom Greyhound). 신발은 레이첼 콕스.

영화제 시상식 무대는 시상식의 레전드죠. 모범답안 같기도 했고요. 
배우님들이 진짜 리액션을 너무 잘해주셨어요. 사실 그런 분위기는 서로 만드는 것 같아요. 저희가 그렇게 다가가니까 반응을 좋게 해주셔서 너무 뿌듯했어요. 그 무대를 하면서 정말 많이 떨었거든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때예요.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저는 활동적인 사람이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운동도 못 하고, 누구에게 만나자고도 못 하고요. 그래서 멤버들 집에 놀러 가죠.(웃음)

각자 따로 사는군요? 문별의 집은 어때요?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어요.(웃음) 맨 처음 자취 시작했을 때 엄마가 사 주신 가구 그대로예요. 그래도 침대랑 이불은 중요하게 생각해요. 침구류랑 잠옷을 좋아해요. 자주 바꾸기도 하고, 이번에도 잠옷을 많이 구입했어요. 잠옷 모으는 게 취미인 것 같기도 해요.

앞으로 한 달 동안 집밖에 나올 수 없다면 뭘 할 건가요?
거의 매일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테고…게임을 할 것 같아요. 유튜브도 많이 봐요. 솔라 언니가 하는 유튜브에 제가 많이 나와요. 제가 나오는 장면만 찾아보는데 광고가 너무 많이 나오길래 유료 결제를 했죠.(웃음) 최근에 어떤 곡을 듣고 귀가 정화된 느낌을 받았어요. 듣고 노래 되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에이프릴의 ‘봄의 나라 이야기’라고 어쩌다 듣게 됐는데 귀가 마치 산에 온 것처럼 청량한 느낌이 들었어요. 오마이걸의 ‘비밀정원’처럼요.

다음엔 누구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저는 태연 선배님! 연습생 시절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를 무척 좋아했어요. 태연 선배님이 제 배경화면인 적도 있어요. 태연 선배님이랑 함께 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 같아요.(웃음)

다음은 뭘 생각하고 있어요? 
마마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쉬는 타이밍이 있으면 그땐 솔로를 준비하려고요. 저는 쉬는 걸 싫어해요. 휴가를 주셔도 그걸 이용해서 솔로 작업을 해요. 쉬면 생각이 많아져서 잠도 못 자거든요.

점프수트는 포츠1961(Ports 1961). 레이어드 목걸이는 아가타(Agatha Paris). 반지는 해수엘(Haesoo.L), 폴브리알(Paul Brial). 컨버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