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번 휘저어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가 된다는 전설의 달고나 커피. 왜 이렇게 핫할까? 직접 만들어봤다.

 

달고나 커피가 뭐예요?

차가운 우유 위에 에스프레소 샷 대신 커피와 설탕 따뜻한 물을 1:1:1로 섞은 크림을 얹어 먹는 커피. 실제 달고나가 들어가진 않지만 완성된 크림의 색깔과 제형이 달고나와 비슷해 붙여진 명칭이다.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에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준비물은 매우 간단하지만 노동 시간이 다소 많이 드는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타고 점점 유행처럼 번졌다.

 

레시피는 매우 간단!

준비물 인스턴트 커피 1봉지, 커피와 동일한 양의 설탕, 뜨거운 물 1 티스푼, 거품기(핸드 믹서를 적극 추천), 우유

1 그릇이나 머그컵에 커피와 설탕을 1:1 비율로 넣는다

2 뜨거운 물 1 티스푼 정도를 넣는다

3 거품기로 진한 갈색이 연갈색이 될 때까지 휘저어 머랭처럼 되도록 만든다 (약 400번)

4 흰 우유 위에 3번을 얹는다

5 잘 저어 먹는다

 

솔직한 후기

Photo by Anshu A on Unsplash

400번을 입으로 세며 열심히 휘저었지만 그 정도로는 택도 없었다. 400번 + 약 1000번을 더 휘저었던 듯. 예쁘게 뿔이 생기도록 머랭과 같은 제형이 완성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강렬한 현타를 맞았다. 장바구니에 담기만 하고 구매는 하지 않은 핸드 믹서가 뒤늦게 떠올랐다(진작 살 걸…). 기존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살짝 변형된 레시피로 만들었는데, 흰 우유를 소화시키기 힘든 예민한 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유는 아몬드 밀크로 대체하고 커피는 약간의 단맛이 가미된 헤이즐넛 인스턴트 커피를 사용했다. 결과는 충격적. 헤이즐넛 커피 특유의 시큼 털털한 맛이 놀라울 정도로 별로였으며 아몬드 밀크는 고소한 맛보다는 상큼한 맛이 강해 헤이즐넛과 전혀 맞지 않는 최악의 조합을 이뤘다. 후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 우유맛’은 인스턴트 아메리카노 커피와 황설탕으로 만든 결과물이니 참고하자.

 

+꿀팁

1 조그마한 에스프레소 잔에 담고 싶어도 일단 만들 때는 커다란 보울에 많은 양의 커피와 설탕을 넣어야 좀 더 풍성한 크림을 만들 수 있다. 섞기도 더 쉽다.

2 물의 양이 너무 적거나 많으면 휘저어야 하는 횟수가 +500번씩 늘어날 수 있다. 처음에는 조금씩, 중간에 휘저으며 물 양을 추가로 맞추는 것을 추천한다.

3 400번이라는 말에 속지 말자. 숫자를 세지 않고 근성있게 진한 갈색빛이 연한 크림빛으로 바뀔 때까지 휘저어야 한다.

4 나만의 조합을 멋대로 시도하지 말 것. 인스턴트 커피 혹은 믹스 커피와 설탕, 그리고 흰 우유 조합이 가장 무난하다.

5 양손잡이가 아니라면 핸드 믹서를 사용하자

6 그게 없다면 전동 우유 거품기

7 마실 때 첫 스푼만 거품을 떠서 마시고 입으로 마실 땐 꼭 섞어 마시자. 거품의 밀도가 생각보다 쫀쫀해 우유가 거품을 통과하지 못한다. 억지로 먹으려고 하다가 여러 번 쏟았다.

8 거품을 예쁜 모양으로 듬뿍 얹고 싶다면 아이스크림 스쿱을 사용!

 

왜 만들어요?

직접 만들어보기 전에는 ‘사람들이 하다하다 못해 이런 걸 하네’라는 감상 뿐이었지만 만들어보니 그 심정을 100% 이해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점점 길어지는 재택 근무에 누구를 만날 수도 바깥에 나갈 수도 없어 쌓여만 가는 답답한 느낌. 이 심정을 아주 잠시나마 해소할 수 있는 오락(?)이랄까. 특별한 스킬이나 준비물 없이 팔의 근육을 이용해 휘젓기만 나도 그럴싸한 모양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주는 위안이 생각보다 컸다.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 조각 조각 맞춘 5000피스 짜리 퍼즐을 끝낸 성취감과도 비슷하다.

 

 

여기까지 읽고 ‘달고나 커피’에 정말로 도전해보고 싶다면 아래의 영상을 참고! 요리 금손들의 변형된 레시피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장 현실적인 후기 + 꿀팁

 

국내에 가장 처음 소개된 달고나 커피

 

가장 정석 레시피를 볼 수 있는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