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시티 드림 다음으로 재민이 좋아하는 것. 사진을 찍는 일이다.

 

베이지 점퍼와 화이트 셔츠 모두 프라다(Prada).

톱, 셔츠, 슬림핏 팬츠, 벨트, 목걸이, 더비 슈즈 모두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어떻게 지냈어요? 지난 엔시티 드림 화보 촬영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에요.
일단 새해가 되어 21살이 되었고요.(웃음) 지난 <얼루어> 화보를 찍고 나서는 계속 콘서트 연습을 했어요.

드림만의 첫 단독 콘서트였죠? 
완전히 처음이었어요. ‘드림쇼’를 해봤지만 콘서트라기보다는 팬미팅 느낌이어서 정식으로 하는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이름도 비슷하게 이번 콘서트는 ‘더 드림쇼’라고 했어요. 한국에서부터 시작해서 투어를 계속 돌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 첫 단독 콘서트이다 보니까 여러 피드백을 통해 경험을 많이 쌓고 있어요.

첫 콘서트라는 건 생애 두 번 오지 않을 특별한 경험인데 어떤 무대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정신이 없었어요. 그런 단독 콘서트를 해본 적이 없으니, 어떤 느낌인지 알 수도 없었어요. 런 스루 리허설도 해봤는데 실제로 관객이 있는 무대는 다르더라고요. 머리가 하얘진 적도 있었어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 전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몇 번 하면서 이제는 즐기자는 마인드가 됐어요. 저희가 안 즐기면 팬분들도 무대를 못 즐기니까요. 저희가 정말 신나서 하면 팬분들도 신나서 무대를 함께 즐겨주세요. 확실히 느낌이 달라요.

교감을 하는 거군요. 멤버들과도 더 돈독해졌나요? 
원래도 워낙 사이가 돈독해서요. 확실히 콘서트 회차가 지날수록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요. 여기서 애드리브를 하자, 이때 한번 같이 뛰어보자 이런 게 늘었어요. 그렇게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좋은 건 리허설 때 연습을 해보고, 바로 공연 때 적용하는 거예요.

그레이 티셔츠는 스톤 아일랜드 (Stone Island). 베스트는 C.P. 컴퍼니(C.P. Company).

앨범도 퍼포먼스도 팀의 성장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죠. 콘서트에서 그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었겠어요. 
드림이라는 팀 자체가 청소년 연합팀에서 시작됐어요. <Chewing Gum> 때는 정말 저희가 어렸어요. 성장해나갈수록 <Go>가 나오고, <We Go Up>이 나오고…연장선처럼요. 저희가 성장해나간다는 걸 쭉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Chewing Gum>은 확실히 그 나이 때에만 나오는 귀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확실히 저희는 밝고 행복한 노래가 많더라고요. 좀 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다크한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섞여 있으면 더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직접 팬들을 보니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와 정말 이럴 수가 있구나.’ 와이어를 타고 올라가면 팬분들이 정말 한눈에 다 보여요. 항상 리허설을 아무도 없는 무대에서만 하다가 첫 공연 때 팬분들이 가득 앉아 계시는 걸 보면서 울 뻔했어요. 선배들 콘서트를 볼 때 어떤 기분일지 늘 궁금했는데, 제가 올라가보니 팬분들이 저희를 보기 위해서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 너무 감동적이더라고요. 저희 컬러가 펄 네오 샴페인인데, 정말 환하고 예쁩니다. 하나만 켜 있어도 두 개처럼 밝아요.

실제로 눈물을 흘린 멤버들이 많았다던데…? 
장난 아니었죠.(웃음) 다들 울었지만 저는 안 울었습니다. 저까지 울면 큰일나요. 저는 웬만하면 안 울려고 해요. 저까지 울어버리면 다들 눈물바다가 될 테니까요.

레더 재킷은 김서룡 옴므 (Kimseoryoung Homme). 터틀넥은 코스(Cos). 팬츠, 첼시 부츠는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

다시 지난 <얼루어> 촬영으로 돌아가면, 그때 자신의 촬영이 아닌데도 멤버들의 촬영 모니터링을 꼼꼼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진을 좋아한다, 그런 말을 간단히 나누었죠. 언제부터 사진에 흥미를 가졌어요? 
예전부터 엔시티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영상을 찍다 보니 관심이 자연스럽게 사진으로 옮겨가게 됐어요. 팬분들에게 조금 더 빠르게 현장을 전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사진에 관심이 생겼어요. 영상은 찍는 장비가 많아야 되는데 사진은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되고 현장을 찍어서 바로 팬분들에게 보여주면 되니까 편집이 필요한 영상보다 훨씬 빠르게 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때부터 사진에 좀 더 관심이 생겼어요..

아티스트란 찍히는 게 찍는 일보다 더 흔하잖아요. 그게 일이 되면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을 텐데요. 
제가 기계를 좋아해요. 사진을 찍었을 때 제가 원하는 대로 안 나왔다고 하면 그걸 보정하기 위해 뭔가 프로그램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관련된 강의를 찾아 듣고 하다 보니 점점 깊게 들어가게 되고 애정이 생겨요. 아직까지는 찍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동안 여러 반응을 느껴봤을 텐데, 팬들은 무슨 사진을 좋아하던가요? 
주로 제가 사진을 찍기 때문에 제 사진은 없어요. 팬분들이 가장 좋아하시는 건 저희의 자연스러운 모습인 것 같아요. 팬분들은 보통 무대나 방송에서의 저희를 보지만 저희의 일상생활을 볼 수는 없잖아요. 평소 잘 볼 수 없는 일상적인 걸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건 당신이 가장 잘 찍을 수 있겠네요. 
네, 또 제가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톱은 크롬하츠(Chrome Hearts). 하프 집업 셔츠는 휴고 보스(Hugo Boss). 점프슈트는 코스. 부츠는 프라다.

사진은 장비가 중요하다고들 말해요. 지금은 어떤 장비를 쓰나요? 
S사의 A9바디에 G 마스터 85mm 단렌즈를 가지고 있어요. 아이맥프로와 옆에 LG디스플레이가 있고 와콤 태블릿을 사용해요. 하나 둘 사다 보니까 장비를 계속 사게 돼요. 욕심이 나더라고요. 더 좋아 보이는 게 있으면 또 사게 되고요. 고프로도 두 대 있고 포켓미니도 잘 쓰고 있고요. 그런데 요즘은 제가 쓰는 카메라들이 다 크고 무거워서 조그만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 가지고 싶어요.

어떻게 보관하고 있어요? 
장비관리를 잘 못해 속상한데요, 카메라도 기계기 때문에 잘 달래주면서 써야 해요. 카메라도 온도나 습도에 굉장히 예민해요. 그걸 관리해주는 기계가 있길래 사볼까 생각 중이에요. 렌즈는 습도 관리를 잘 안 해주면 곰팡이가 필 수 있고 고치려면 돈이 많이 들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책상에 올려놓고 필요할 때 들고 나가는 수준이에요.

사진은 독학하고 있는 건가요? 
그래서 맨날 한계가 와요.

궁금한 게 있으면요?
그럴 땐 그 부분을 검색해서 강의를 들어요. 유튜브도 보고요. 요즘에는 합성 같은 걸 배우고 싶어요. 제가 원하는 사진을 합성시키는 콜라주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아는 분 중에 사진가가 없어요. 그래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예를 들어 조명이 없으면 기본 툴로 조명 높이고 그런 식으로 하고 있어요.

후드 코트는 나이키 바이 웍스아웃(Nike by Worksout). 오버사이즈 셔츠, 팬츠, 목걸이는 모두 지방시(Givenchy).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떤 순간을 만났을 때 사진으로 담고 싶나요? 
빛 갈라짐이 잘 보일 때요. 너무 매력적이에요.

영상의 시대라고들 해요. 정지된 사진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영상은 찰나의 순간을 표현할 수 없어요. 만약에 큰 파도가 온다고 하면 영상은 파도가 쭉 왔다 없어지겠죠. 그런데 사진은 파도의 물결 하나까지 다 볼 수 있죠. 그게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순간의 것들. 물론 영상의 매력도 있죠. 영상과 사진 둘 다 좋아해요. 요즘은 8K영상을 찍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찍은 사진 중 가장 맘에 드는 사진은 무엇인가요?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가서 지성이를 찍은 사진이에요. 지성이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이 제가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밝았고 햇빛이 좋았어요. 지성이가 그렇게 웃는 모습을 담기 힘들거든요. 제가 그 정지된 순간을 포착한 거예요.

어떻게 찍은 사진인가요? 
촬영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차에서 내렸는데 빛이 좋아서 저기 서보라고 하고선, 갑자기 찍은 사진이에요. 지성이를 웃게 하려고 웃긴 말을 해줬어요. 그때 60장 정도 찍었고 그중 한 장이에요.

하드에 멤버들 사진이 많겠군요. 팬들이 ‘에디터의 하드를 털고 싶다’라고 댓글을 남기곤 하는데 사실 에디터들은 프린트를 가지고 있고 데이터는 사진가가 가지고 있죠. 
제 하드에 지금 500GB 정도의 사진이 있어요. 비밀번호를 싹 다 걸어놨어요.(웃음) 폴더별로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종종 멤버들의 사진을 찍곤 하는 것 같아요. 가장 촬영에 협조적인 멤버는 누구인가요? 
런쥔, 제노, 지성이, 천러….

비협조적인 한 명이 있군요. 
해찬이 말고는 다 잘 해줘요. 하하.

오늘은 초보 사진가 콘셉트로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장비를 소품처럼 활용해서 찍었어요. 조명이면 조명, 카메라면 카메라 정말 유심히 보고 만지더군요. 갖고 싶은 건 없었나요? 
거울 셀피를 찍을 때 사용한 DSLR 카메라요. 저는 미러리스를 쓰기 때문에 DSLR이 이렇게 찍는 맛이 있는 줄 몰랐어요. 너무 좋더라고요. 들고 다니기는 조금 무겁겠지만 미러리스는 기계식이라서 찰칵 소리도 안 나고 연사로 찍으면 아무 느낌 없이 화면에 사진만 뜨거든요. DSLR은 저와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었어요. 오늘 손맛을 본 것 같아요.

큰일이네요, 이제 DSLR까지. 이렇듯 좋아하는 장비가 가득하기 마련인 스튜디오에 오면 편한가요? 
정말 편해요. 만약 제가 촬영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하루 종일 있을 수 있어요. 스튜디오의 색감도 너무 편하고 사진가분들이 틀어주시는 노래도 항상 좋거든요.

라운드 티셔츠는 골든구스 (Golden Goose). 니트는 챈스챈스(Chance Chance). 버킷햇은 로클(Locle). 화이트 팬츠, 코듀로이 재킷, 하이톱 스니커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언젠가 혼자만의 스튜디오를 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이곳처럼 온통 하얀 스튜디오 밑에 지하벙커가 함께 있으면 좋겠어요. 하수도 파이프가 다 드러나 있는 그런 곳도 멋질 것 같아요. 그리고 엄청 편한 소파를 놓을 거고요. 아, 당연히 장비는 무조건 제일 좋은 걸로.

요즘 가장 흥미로운 피사체는 무엇인가요? 
저는 인물이에요, 뭐든. 식물도, 풍경도 딱히 끌리지 않는데 사람은 찍고 싶어요. 그리고 멤버들의 얼굴을 찍어서, 얼굴이 예쁠 때 희열을 느낍니다.(웃음) 보정이 잘 된 것을 멤버들에게 보여줘요.

찍혀도 보고, 찍어도 보니 좋은 사진이란 어떤 사진 같아요? 
좋은 사진은 곧 ‘진실’이에요. 사진에는 다 티가 나요. 가짜로 웃는 거, 화내는 거 다 티가 나더라고요. 사진을 계속 들여다보면 다 보이니까요. 그래서 찍을 때도 찍힐 때도 진심으로 해야 되는 게 사진인 것 같아요.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