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로 향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는 로컬이다”라고 한 말은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렇다고 <기생충>의 명예의 전당에 오스카 트로피가 추가되는 걸 반대할 사람이 있을 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받음으로써 열기는 더욱더 끓어올랐다.“자막의 장벽, 장벽도 아니다.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라는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은 최근 몇 년간 소감 중 가장 아름다운, 그야말로 시네필을 위한 소감이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전 <기생충>은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추가했다. <아이리시맨>으로 후보에 오른 마틴 스콜세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를 제친 것.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은 제92회인 이번부터 기존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Best Foreign Language Film)이라는 명칭을 최우수 국제 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으로 변경했고, 1월 13일 배우 존 조는 <기생충>이 기존 국제 영화상 외에 감독상, 각본상, 작품상 후보에 올랐음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편집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모든 것이 새로 쓰여졌고, 시상식은 2월 9일 미국 LA에서 열린다. TV 앞에서 시상식을 지켜볼 사람들이 더욱 늘었다.

 

<작은 아씨들>

전성기를 구가하던 위노라 라이더가 조, 앳된 얼굴의 커스틴 던스트가 에이미 역을 맡은 <작은 아씨들>이 벌써 1994년작이라니. 도합 일곱 번 영화화된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다시 여덟 번째 작품으로 돌아올 때가 된 것이다. 연출을 맡은 그레타 거윅은 이 이야기를 좀 더 주체적 여성들의 이야기로 만들었고, 7년의 거리를 두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들이 어떤 삶을 선택했는지를 보여준다. 원작자 올컷 여사가 <작은 아씨들>의 성공 이후 4부까지 속편을 집필했기에 작품은 원작과 의도에 모두 충실할 수 있었다. 엠마 왓슨이 메그를, 시얼샤 로넌이 조를, 에이미 역을 플로렌스 퓨가 맡았고, 티모시 샬라메가 로리를 맡았다.

 

그 영화제의 선택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작품도 국내 정식 개봉을 알린다. 칸 영화제 다큐멘터리상을 비롯 전 세계 60여 개 영화제에서 수상한 <사마에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신의 은총으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이 그것. 특히 <페인 앤 글로리>는 <기생충>에 막혀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다면 개봉 첫 주를 놓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