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싸맸다고 해서 방치는 금물이다. 두터운 양말과 꽉 막힌 부츠 사이로 스멀스멀 존재감을 드러내는 겨울철 발 냄새 퇴치법.

 

춥다고 저를 잊으셨나요?

춥고 건조할수록 한없이 외로워지는 부위가 있다. 바로 발이다. 찬 바람에 찢어질 듯 괴로운 얼굴 피부에 에센스, 보습크림, 오일까지 레이어링하기도 바쁜데 발끝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기 때문. 하지만 그렇게 관심받지 못하고 등한시되던 발은 결국 각종 냄새와 무좀으로 불만을 토로할지도 모른다.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으며 줄곧 맨발을 드러내야 했던 여름에는 귀찮을 만큼 갈고 닦아주더니, 정작 딱딱한 각질로 굳어가는 지금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으니! 사실 두꺼운 양말, 통풍이 되지 않는 부츠 등을 신는 이맘때쯤에 가장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부위는 발인데 말이다. 하루 종일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부츠를 벗자마자 스멀스멀 올라오는 시큼한 냄새에 주눅들었던 적, 잠이 들려는 찰나 쓱쓱 이불과 발바닥 각질이 맞닿는 소리에 뒤척였던 적, 새로 산 스타킹을 꺼내 한 발을 넣자마자 뒤꿈치에 올이 나가 신경질 났던 적이 있다면 공감할 것이다. 발은 우리 몸의 체중을 모조리 견디고 있는 고마운 존재인데 꽁꽁 싸매고 있다고 무조건 홀대할 순 없다. 발 피부도 관심이 필요하다.

부츠 속은 장마철

어깨가 턱끝까지 올라갈 만큼 추워서 벌벌 떨고 있는데도 유독 발바닥에서만 땀이 나거나, 한여름에도 아무 문제 없던 무좀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뭘까? “발바닥 한쪽에는 약 25만 개의 땀샘이 있어요. 발등과 비교한다면 3배 이상의 땀샘이 분포한 셈이고 신체 전체에서 발생하는 땀의 20% 정도가 발바닥에서 나오죠.” 와인피부과 김홍석 원장의 설명이다. 발에 이렇게나 많은 땀샘이 존재하는데 공기가 통하지 않는 부츠를 신고, 히터 바람으로 가득 찬 실내에서 생활하다 보면 땀이 훨씬 많이 날 수밖에. 심지어 발에는 미크코로쿠스 세덴타리우스, 코리네박테리움과 같은 세균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땀이 차면 각질층이 불게 되고 그 틈새로 또 다른 세균이 침투해 악취를 유발한다. 꽉 막힌 부츠 속은 발에게 장마철 못지않은 습한 환경이라 곰팡이에 의한 감염성 질환인 무좀에게도 최적의 번식 조건이 될 수 있다.

꼬릿함 극복하는 풋 케어법

지속된 발 냄새 때문에 고민이라면 우선 신발이 너무 작진 않은지 혹은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진 않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되도록 편한 신발을 신고 발에 통풍이 잘되도록 해야 한다. 땀에 의해 양말이 축축해지는 편이라면 여분의 양말을 휴대해 주기적으로 갈아신는 것도 방법이다. 니트나 울로 된 양말보다는 면 양말을 추천한다. 또 한 번 신은 신발은 이틀 연속 신지 않도록 하고, 신발 안에 파우더나 옥수수 전분을 뿌려두면 습기와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이 외에 매일 발을 깨끗이 씻어 청결하게 유지하는 건 기본이다. 항균 효과가 있는 풋 클렌저나 소금을 넣은 물로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까지 구석구석 닦는다. 발을 씻은 후에는 한 방울의 물기도 남지 않도록 수건으로 꼼꼼하게 제거하고, 일주일에 1~2번은 미온수에 소금이나 생강을 넣어 20분 정도 족욕할 것. 혈액 순환을 돕고 발 냄새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족욕 후에는 풋 전용 팩을 사용해 발에 즉각적으로 수분과 영양을 불어넣어 마무리한다. 한 달에 1~2번 스페셜 케어를 원할 땐 발에 쌓인 각질을 제거하는 것도 좋다. 굳은살을 말랑말랑하게 연화시켜주는 유레아 성분의 풋 연고는 각질층의 수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건조하고 딱딱한 각질세포를 부드럽게 만든다. 풋 파일이나 돌 등 자극적인 도구로 각질을 제거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고 오히려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기 쉽다. 각질을 제거한 다음에는 발에 풋 크림을 바르고 랩이나 뒤꿈치 보호 패드를 착용해 숙면을 취하자. 다음 날 한층 보드라운 아기 발로 태어나 각질 틈에 침투한 악취 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FOOT CARE ITEM

메이크온의 클렌징 인핸서 & 바디 브러시
1분에 1만5천 회 이상 진동하는 미세한 움직임으로 하얗게 일어난 발의 각질을 자극 없이 매끈하게 제거한다. 인핸서 19만원, 바디 브러시 2만원.

 

러쉬의 핑크 페퍼민트
신선한 페퍼민트를 가득 담아 지친 발의 혈액순환을 돕고, 풍부한 코코아 버터가 건조한 발에 깊은 보습감을 선사한다. 225g 4만3천원.

 

온더바디의 발 각질벗자 풋필링 스프레이
갈라진 뒤꿈치에 간편하게 뿌리는 스프레이 타입이다. 양발에 분사 후 서서히 문지르면 몽글몽글한 각질이 부드럽게 밀려나온다. 240ml 9천9백원.

 

닥터자르트의 세라마이딘 풋 마스크
세라마이드 성분과 히알루론산의 흡수율을 높인 2중 보습 원단으로 만들어졌다. 발에 15분 동안 착용한 뒤 벗으면 딱딱하게 굳은 뒤꿈치 각질이 유연해지고 끈적임 없이 마무리된다. 10ml 5천원.

 

페디베어의 프레쉬 핏 풋 마스크
보습 및 각질 관리를 한번에 책임지는 풋 마스크. 묵직한 아보카도 오일과 글리세린을 함유해 각질이 벗겨진 발의 피부 재생을 돕고 뒤꿈치를 집중 케어한다. 125ml 4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