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도 패션에 대한 영감과 그에 대한 탐구는 계속된다. 세계 곳곳에서 쭉.

 

<ABOUT TIME: FASHION AND DURATION>

해마다 11월이 되면 메트로폴리탄 내 커스텀 인스티튜트에서는 다음 해 봄에 열리는 멧 갈라에 대한 전시 주제와 호스트들을 발표한다. 그리하여 2020년 5월 7일부터 4개월간 펼쳐질 전시의 주제는 바로 <About Time: Fashion and Duration>. 제목에서 느껴지듯, 전시는 옷이 어떻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시간적 연관성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메트로폴리탄의 150주년을 기념해 1870년부터 현재까지 패션의 150년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서다. 특이한 것은 버지니아 울프가 그녀가 집필한 <댈러웨이 부인>에서 영감받은 소설 <The Hours>를 쓴 마이클 커닝햄을 통해 특별 내레이터로 참가할 예정이라는 것. 그는 전시 카탈로그를 통해 짧은 소설을 쓸 계획이기도 한데, 버지니아 울프의 내레이션을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 전시에 흥미가 더해지는 대목이다.
기간 2020년 5월 7일 ~ 9월 7일
장소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ropolitan Museum of Art)

 

<BAGS: INSIDE OUT>

여성과 가방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기본적으로 물건을 담아 이동하기 위한 기능적인 이유는 물론, 스타일을 완성하는 포인트 아이템이며 또 나의 지위나 캐릭터를 표현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가방은 작지만 때때로 전부가 되기도 한다. 같은 맥락으로 런던의 V&A 뮤지엄에서 궁극의 액세서리인 가방만 위한 전시회를 준비했다. 16세기부터 오늘까지 300개 가방을 전시하며 각 가방에 담긴 이야기들을 이끌어낼 요량이다. 이 컬렉션에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아이콘이 선택한 가방(실제로 디올의 레이디 디올 백은 다이애나 왕세자비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매스컴을 통해 이른바 잇 백이라 불렸던 가방 등 다양한 가방이 전시된다. 특별히 전시회를 후원하는 멀버리에서는 핸드백을 만드는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2020년부터 지속 가능한 패션을 화두로 들고 나온 멀버리가 어떤 혁신적인 프로세스와 스토리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기간 2020년 4월 25일 ~ 2021년 1월 31일
장소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 V&A)

 

<CHRISTIAN LOUBOUTIN>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구두장이(?) 중 하나인 크리스찬 루부탱의 전시가 열린다. 장소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탐닉해 마지않은 뮤지엄 파리 팔레 드 라 포르테 도레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파리 12지구에서 태어난 크리스찬 루부탱은 어린 시절 집 근처에 있었던 파리 팔레 드 라 포르테 도레를 자주 드나들며 일찍이 뮤지엄의 소장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진다. 그가 그린 드로잉 중 많은 부분이 이곳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한다고. 그런 그가 전시를 연다고 했을 때 이 장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 전시에서는 그의 다양한 구두 디자인을 비롯해 그가 상상하고 영감을 받은 것을 비주얼로 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다. 데이비드 린치나 리사 리한나 등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유니크 프로젝트도 준비되어 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다.
기간 2020년 2월 25일 ~ 7월 28일
장소 파리 팔레 드 라 포르테 도레(Paris Palais de la Porte Dore)

 

<SNEAKERS UNBOXED, STUDIO TO STREET>

스트리트 컬처가 확장되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아마 운동화일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운동화로부터 시작됐다는 말이 맞다. 운동화 디자인은 그것 자체로 하위문화를 장악했고, 스니커헤드(Sneakerheads)라는 마니아층을 형성했으며, 패션 하우스와 아티스트 등을 잇는 컬래버레이션 매개체로 훌륭한 역할을 해왔다. 런던의 디자인 박물관은 이 같은 운동화 디자인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운동화를 다각도에서 바라보는 전시의 장을 계획 중이다. 퍼포먼스, 스트리트 문화, 패션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전시는 3D 프린팅, 업사이클링 등 제작 과정부터 스타일 아이콘과의 협업, 스트리트 신과 패션 하우스의 관계, 그리고 실제 시장에서 평가되고 있는 수익성까지 운동화의 다양한 면면을 조명할 예정이다. 그뿐 아니라 운동화 제작 속도보다 빠른 트렌드 사이클이 제조 기술과 디자이너들, 제작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화두를 던진다. 이 전시에서는 평소 보기 힘들었던 레어템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운동화로 촉발된 스트리트 패션의 영향력 전반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운동화만 충분히 구경해도 그만이다.
기간 2020년 10월 7일 ~ 2021년 2월 21일
장소 디자인 뮤지엄(The Design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