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켤레의 신발 속에서도 늘 손이, 아니 발이 가는 스니커즈가 있다. 10명의 사람이 자신이 아끼는 스니커즈를 말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우린 스니커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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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NS }
곽기곤 | 사진가 

스니커즈의 매력은? 편안함. 너무 익숙하고 또 익숙하다. 구두의 매력을 아직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여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여름엔 반스만 한 스니커즈가 없다. 지금까지 구입한 반스가 스무 켤레도 넘는다. 신을수록 때가 타고 물이 빠진 반스는 더 멋스럽다고 생각한다. 특히 물 빠진 반스는 구입했을 때 새것의 새빨간색이 마음에 들지 않아 표백제로 빨고 옥상에 며칠 놔두었더니 고무가 변색되고 색이 바랬는데 그게 아주 마음에 들어 가장 좋아하는 신발이 되었다.
이 스니커즈를 신고 하고 싶은 일은? 스니커즈를 여행가방에 넣고 여름나라로 떠나고 싶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충분히 많다. 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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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3 }
이승민 | 어뮤즈 마케팅 이사

스니커즈의 매력은? 스니커즈를 신으면 인위적으로 꾸며낸 불편함이 아닌 정말 나 그대로의 모습이 된다. 스니커즈를 신는 순간 편안하고 가장 나답다.
스니커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와이드 팬츠를 즐겨 입으면서 자연스럽게 힐을 신지 않게 되었다. 와이드 팬츠에 낙낙한 티셔츠나 셔츠가 있는 무드를 제일 돋보이게 해주는 게 스니커즈다. 하늘 아래 같은 컬러 없듯이 마니아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디테일의 미묘한 차이도 매력적이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도쿄의 한 편집숍에서 구입한 Y-3 카이와 스니커즈는 특히나 어떠한 옷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요즘 말로 ‘꾸안꾸 스타일’에 정점을 찍어주는 아이템이다. 보는 순간 크림 화이트의 바디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화이트 스니커즈는 정말 많아도 빈티지스러운 색감을 제대로 잘 뽑은 크림 화이트 스니커즈는 드문데, 이 크림 화이트 컬러는 정말 최고다. 모든 옷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신발장 안 수십 켤레의 스니커즈 중에서 나도 모르게 손이 많이 가는 스니커즈다.
스니커즈와 관련된 추억은? 각자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을 텐데, 나는 회사 앞에 위치한 아트모스에 자주 방문하여 새로 업데이트된 스니커즈들을 쇼핑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어느새 힐을 안 신은 지 10년은 넘은 것 같다.
이 스니커즈를 신고 하고 싶은 일은? 스니커즈와 어울리는 블루 컬러의 프라이탁 가방을 사려고 한다. 혹은 캐시미어 소재의 블랙 터틀넥은 어떨까. 아마도 곧 해야 할 일은 나의 스니커즈들과 어울리는 가을 쇼핑이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나이키 언더커버 옐로우 앤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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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VERSE }
이종현 | 스타일리스트

스니커즈의 매력은? 언제든 편안하게 신을 수 있다. 가격대가 다양하긴 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스니커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오랫동안 부츠와 클리퍼만 신었는데, 어글리 슈즈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발렌시아가의 트리플S가 나오면서 스니커즈를 신게 됐다. 특유의 투박함이 좋았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1년 반 전쯤 친구가 선물해준 것으로 J.W. 앤더슨과 컨버스의 첫 번째 협업 제품이다. 가지고 있는 컨버스 중 가장 자주 손이 가는 제품이다. 그 둘의 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첫 번째 컬렉션이라는 의미 때문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릭 오웬스와 아디다스가 함께한 슈퍼스타 시리즈가 있다. 그 모델의 초창기 보전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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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MA×RIHANNA }
전수빈 | 젠틀몬스터의 비디오그래퍼

스니커즈의 매력은? 아무 옷에 아무렇게나 신어도 망할 확률이 낮다는 점. 꼭 동네에서 맥주 한잔하자고 부르면 그냥 나오는 친구 같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푸마와 리한나가 협업한 제품이다. 리한나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끝이다. 그건 무조건 사야 하는 거다.
스니커즈와 관련된 추억은? 대학교 1학년 때 엄마가 운전면허 따라고 준 돈으로 샀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미친 것 같기도 하다. 이 신발을 신었을 때 나는 항상 예뻤다. 그것만 기억에 남았다.
이 스니커즈를 신고 하고 싶은 일은? 쇼핑. 웬만한 옷에 다 잘 어울려서 쇼핑 성공률이 높다. 훌륭한 쇼핑 메이트라 할 수 있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돈을 많이 벌어서 보테가 베네타의 흰색 스니커즈를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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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LDEN GOOSE }
김가빈 | 골든구스 마케팅 차장

스니커즈의 매력은? 메이크업 혹은 옷에 과하게 공들인 듯한 상황에서도 스니커즈를 매치함에 따라 무심하게 세팅한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
스니커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릎 통증으로 갑작스럽게 힐과 당분간 이별하게 되었는데, 스니커즈를 신다 보니 당분간이라고 생각했던 이별이 더 긴 이별이 되었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척 테일러의 광팬이지만 유일하게 척의 아쉬운 점이 때로는 너무 캐주얼해 보일 때가 있다는 점인데, 그런 점을 보완해준 것이 바로 골든구스의 브이스타2이다. 브이스타2는 모든 디자인의 하의와 찰떡 궁합을 이룰 뿐만 아니라 캐주얼부터 드레시한 착장까지 모두 완벽하게 매치가 가능하다. 사실 트레이닝 팬츠에서부터 벨벳 드레스까지 어울릴 만한 스니커즈를 찾기란 쉽지 않으니까.
스니커즈와 관련된 추억은? 스니커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지면서 스니커즈, 혹은 스트리트 컬처에 기반한 패션이나 매체에 대한 관심이 더 생기기도 했고 연쇄적으로 그 전에는 알지 못했던 다양한 새로운 브랜드를 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과감한 컬러의 스니커즈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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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KE×MATTHEW WILLIAMSON, NIKE×OFF-WHITE }
박안나 | 스타일리스트

스니커즈의 매력은? T.P.O(시간, 장소, 상황)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는 점.
스니커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시간이 흘러도 손이 가거나 곁에 남아 있는 건 편안함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매력이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최근 스포츠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의 협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 나이키가 매튜 윌리엄스, 오프화이트와 협업한 제품을 골랐다. 매튜 윌리엄스는 솔과 어퍼가 분리되는 독특하고, 구조적인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오프화이트는 특유의 컬러 조합이 마음에 들었다.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 때문에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인데 각각 도쿄와 런던에서 구입했다.
스니커즈와 관련된 추억은? 추억을 말하기보다는, 자랑을 하고 싶다. 두 신발 모두 발매 당시 전 세계 매장 곳곳에 긴 구매 행렬을 세울 만큼 화제가 됐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아직 같은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을 본 적도 없다. 희소성이라는 매력이 크게 다가온다. 내가 신기도 하지만 최근에 밴드 새소년의 보컬 황소윤과, 래퍼 김하온의 화보 촬영 스타일링에도 활용했으니, 여러모로 유용하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요즘 빠져 있는 브랜드는 프라다다. 프라다의 스니커즈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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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IDAS }
전효진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니커즈의 매력은? 한껏 멋부려도 드레스 다운시켜주는 쿨함.
스니커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트렌드니까(사실 키가 커서 힐을 신고 싶어도 신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올해 여름 남편에게 선물받은 스니커즈다. 클래식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한 ‘홈 오브 클래식’ 라인 중에 이게 젤 예쁘다고 무심코 말한 적이 있는데 딱 사 온 것. 내가 고른 것은 SC 프리미어다. 스커트에도 팬츠에도 잘 어울리고, 디자인이 뭔가 롤러장 오락실과 어울리는 듯 재미나다. 살짝 키 높이도 된다.
스니커즈와 관련된 추억은? 해외에 가면 각 나라의 아디다스 매장을 돌아보는 게 여행의 루틴이 되었다. 국내에 없는 디자인 같은 걸 꼭 사게 된다. 주변에 워낙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내가 신은 걸 보고 함께 구매할 때 가장 뿌듯하다.
이 스니커즈를 신고 하고 싶은 일은? 어서 더 지저분해졌으면 좋겠다. 좀 더 닳고. 오래 오래 신어 찌든 느낌으로. 스니커즈는 그래야 예쁘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로저 비비에와 보테가 베네타의 스니커즈. 안본 눈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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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FFALO }
리비자 | DJ

스니커즈의 매력은? 24시간 내내 걷고, 뛰고, 춤을 춰도 불편하지 않다는 점.
스니커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버펄로 스니커즈를 신으면 키가 커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굽이 높은 스니커즈를 신고 나서부터 스니커즈에 빠지게 되었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본격적으로 음악적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했기 때문에. 2~3년 전쯤 서울의 편집숍 에딕티드에서 샀다.
스니커즈와 관련된 추억이 있나? 올해 초, 런던과 베를린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이 스니커즈를 신었다. 많은 친구를 알게 됐고, 모든 클럽에 드나들었다. 공항의 보안 검사를 통과할 때마다 유독 나만 신발을 벗고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이 스니커즈를 신고 하고 싶은 일은? 글쎄, 이제는 이 신발과 헤어지는 일. 작별을 고할 때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미우미우의 메리 제인 웨지 스니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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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LOMON }
정기욱 | DJ, 스타일리스트

스니커즈의 매력은? 평소 미래 지향적인 패션 스타일을 즐기는데, 살로몬의 스니커즈와 매치가 잘돼서 좋아한다. 일반적인 신발의 아웃솔과 달리, 굽 사이사이에 공간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는 신발들은 대체로 비슷하게 생겼지만, 미세한 디테일이나 특징이 전부 다르다. 그중 가장 자주 신는 신발이 뭔가 생각했더니, 이거였다. 작년에 중고로 샀다. 새것이 아니어도 좋았다.
스니커즈와 관련된 추억은? 어른이 되고 난 뒤 부모님과 처음으로 등산하러 갈 때 이 신발을 신었다. 어릴 때는 산에 오르는 일이 힘들기만 했는데 가뿐하게 올라갔다. 기분 탓일 수도 있고, 이 신발 덕을 본 것 같기도 하다.(웃음)
이 스니커즈를 신고 하고 싶은 일은? 평발인 나는 원래 스니커즈보다 부츠를 좋아했다. 걷는 걸 좋아하는데 평발인 사람이 부츠 신고 오래 걸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경험해본 사람만 안다. 좋아하는 이 신발을 신고 편안하게 오래 걷고 싶다.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살로몬의 다양한 제품을 수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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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KE }
김정현 | BMW 코리아 매니저

스니커즈의 매력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같다.
이 스니커즈를 선택한 이유는? 다양한 색상과 소재 덕에 매번 새로운 디자인을 맞이하는 게 나이키 코르테즈의 장점이다. 다른 나이키들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라 부담도 적은 편.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코르테즈가 나를 거쳐갔는데, 지금은 모두 처분하고 딱 한 켤레만 가지고 있다.
스니커즈와 관련된 추억은? 대학생 때 백두산을 다녀왔던 것. 등산화 신고 오랬는데 어찌하다 코르테즈를 신고 갔다. 코르테즈를 신고 국토순례도 다녀왔고, 많은 곳을 함께했다.
이 스니커즈를 신고 하고 싶은 일은? 좋은 신발 신으면 좋은 곳으로 데려가준다는 말을 믿는다.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로 코르테즈는 험한 길 걸을 일 없이 호강 중이다. 자꾸 맛집이랑 드라이빙 센터만 가고 있다. 좋은 거겠지.
요즘 사고 싶은 스니커즈는? 역시 코르테즈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