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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을 보면 시를 사랑한 소설이 이럴까 싶다. 본문 어디에도 마침표가 없다.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이 맞다면 쉴 새 없이 쉼표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마침표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마치 독백하듯 노래하는데, 다른 인물들은 그저 짧은 답변만 할 뿐이다. 특별한 사건도 등장하지 않지만 책장을 열었다면 다만 이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마침표가 없으니까 중간에 중단할 수도 없이, 그렇게 쉼표만 끊어 읽으며 후르륵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그러고 나면 마치 늙은 어부가 살고 있는 바로 그, 피오르 해안의 바람이 질문을 건넬지 모른다. 좋은가, 그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