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이 가을 컬러라는 편견은 버리도록. 찻잎이 물든 것처럼 좀 더 투명하고 반짝이는 브라운 컬러는 베어 스킨 트렌드가 중심을 이루는 이번 봄/여름 시즌 룩을 더욱 생기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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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과 같은 말간 얼굴을 연출하기 위해 모두가 공을 들이고 있는 요즘. 여기에 화려한 컬러 조합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컬러를 배제하기엔 너무 날것의 느낌이 든다면? 그 어떤 색상보다 브라운이 좋은 해결책이 되어줄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햇살 아래 찬란하게 빛나는 브론즈 메이크업 대신, 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소녀들을 떠올리게 하는 어쩐지 부유하고 고급스러운 브라운 메이크업. 하지만 따뜻한 계절에 브라운은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가을철 브라운이 부드럽고 깊이감 있는 커피와 같다면, 봄여름의 브라운은 좀 더 가볍고 시어한 홍차 같은 느낌이 어울린다. 투명하고 반짝이는 브라운 색상이 바로 그것! 2019 봄여름 컬렉션을 위한 파코라반 쇼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래스가 선보인 룩을 보면 단번 이해될 것이다. 투명한 피부에 시어하게 빛나는 브라운 색상을 톤온톤으로 연출했는데, 마치 햇볕에 살짝 그을린 듯 상기된 피부는 특별히 무언가를 애써 연출한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게 잘 정돈된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이때 눈에서부터 입술까지 다 같은 브라운 컬러로 연출하면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다. 눈가는 토프 컬러로 그윽함을 줬다면 여기에 뺨은 살짝 코랄이 가미된 진저를 선택해보자. 반면 립은 생기 있는 브라운 코랄로 마무리하면 톤온톤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느낌으로 완성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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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한 느낌을 위해서는 완벽하기보다 의도적으로 살짝 허점을 남기는 것이 세련된 방법이에요. 블러셔를 생략하고 시크하게 셰이딩만으로 윤곽을 정리한다든지, 한두 군데만 포인트를 주도록 하세요.” 브라운 컬러는 덧바를수록 텁텁하게 질감이 올라가기 쉬우므로 에스쁘아의 메이크업 프로팀 김유미 아티스트의 조언처럼 최대한 힘을 빼야 맑은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임아실 실장 역시 이에 동조한다. “물들 듯 자연스럽게 발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통하고 큰 브러시를 살살 굴리며 블렌딩하면 경계가 지지 않게 연출할 수 있어요.” 브라운 메이크업을 보다 모던한 느낌으로 연출하고 싶다면, 버버리 쇼를 참고해보자. 브라운 아이라이너를 구조적으로 길게 빼서 연출해 블렌딩한 음영 메이크업보다 도시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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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도 다 같은 브라운이 아니다. “이번 시즌 브라운 컬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느낌이에요. 버건디톤으로 이어지며 약간의 펄감이 느껴지는 피니시가 특징이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지 알렉산더의 말처럼 흙과 모래, 나무를 연상시키는 어스 컬러 계열에 메탈릭한 질감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다소 화려해 보이지만 동시에 스킨 컬러에 잘 어우러져 얼굴에 신비로운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톰 포드 쇼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다이앤 켄달은 이번 시즌을 위한 브라운 메이크업 컬러의 정석을 보여줬다. 부드러운 회색빛이 감도는 토프 색상에서부터 붉은 기가 더해진 갈색까지 다양하게 사용했는데, 여기에 눈 앞머리나 눈두덩 중앙 부분에 메탈릭한 펄 입자의 섀도를 톡톡 더해 입체적인 느낌을 극대화했다. 이렇게 다채로운 브라운 계열의 색상이 칙칙하지 않게 발색되기 위해서는 일단 밑바탕을 깨끗하게 닦아놓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다크 서클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꼼꼼하게 아이 베이스를 사용해 눈가 피부를 정돈하도록. 그런 다음 눈두덩에서부터 눈썹뼈까지 연결되도록 전체를 감싸듯 바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섀도 브러시를 눈의 끝 부분이 아닌, 눈동자 중앙에서 시작해 앞뒤로 블렌딩하는 것! 그래야 경계가 생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