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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

<얼루어 코리아>의 친환경 특집호인 4월호는 만든 지 어언 10년째. 웬만한 지식과 상식은 한번쯤 스쳐갔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주위를 환기시키는 책은 있다. 녹색생활문화운동과 녹색출판운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펴낸 <녹색상담소>는 환경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법한 질문에 답한다. 휴지를 변기에 넣어도 될까? 합성세제 대신 무엇을 쓸 수 있을까? 환경에 해롭지 않은 제설법 인쇄법은 없을까? 아파트에서도 에너지 자립이 가능할까? 머그잔이 종이컵보다 친환경일까? 등등 한번쯤 고민해봤을 일에 분야별 전문가들과 관련 자료의 도움을 받아 답변했다. 일상에서 환경을 고민한다면 이보다 더 실용적인 책은 없을 것이다. 한 물건을 오래 쓰는 것 또한 환경에 기여하는 것. 혹시 ‘헤비듀티’라는 말을 들어봤는지. 패션 용어 사전은 심한 노동에도 견딜 수 있는, 아주 튼튼한, 실용적인 의류, 기능성 의류를 말한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삶에서 꼭 필요한,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의류를 말한다. 책 <헤비듀티>는 일본의 패션 칼럼니스트 고바야시 야스히코의 칼럼을 엮은 것으로, 패스트 패션이 지구를 지배하는 현재를 환기시킨다. 야스히코의 표현에 따르면 헤비듀티야말로 ‘진짜’다. 전 세계를 취재하면서 고르고 고른 재킷, 셔츠, 바지, 신발, 백팩, 모자처럼 튼튼하고 잘 만들어진 물건을 고르고, 오래 쓰자고 한다. 덕분에 나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왠지 마음에 들어 구입하려던 실크 재킷을 살포시 내려놓았다. 마음속에 질문 하나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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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박완서의 모든 작품을 읽었다. 나의 어머니가 좋아했기 때문에. 1931년생인 고 박완서는 이렇듯 어머니와 딸, 손녀가 함께 읽는 작가였다.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8년이 되었다. 장편의 명성에 가려졌지만 작가는 ‘콩트’ 쓰기를 좋아했다. ‘방 안에 들어앉아 창호지에 바늘 구멍을 내고 바깥세상을 엿보는 재미’라는 거였다. <나의 아름다운 이웃>은 작가의 콩트를 모은 짧은 소설집이다. 여기에 한국 소설가 29인이 박완서를 오마주하는 짧은 소설을 엮은 <멜랑콜리 해피엔딩>이 더해졌다. 그녀는 지금도 구름에 바늘 구멍을 내고 흥미로운 요즘 세상을 구경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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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더블유 코리아>의 관록의 피처 디렉터였던 황선우가 카피라이터로 유명한 김하나와 함께 집을 구해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 책의 탄생을 예감했다. 기다림 끝에 출간된 책은 그야말로 화제! 절찬리 판매 중! 비혼의 두 여성이 – 그리고 고양이 네 마리가 – ‘분자 가족’을 이루며 함께 사는 이야기지만 미혼, 기혼, 비혼 어느 사람들에게도 생각할 거리와 즐거움을 준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삶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사실은 모두가 기다려왔던 이야기다.

 


NEW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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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카멜레온>
서스펜스 스릴러로 유명한 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작가 데뷔 10주년을 기념한 작품이다. 좀 더 대중성을 강화했다는 평. 라디오 디제이인 기리하타가 온갖 소동에 휘말리며 유쾌하게 진행된다. 그럼에도 작가만의 한 끗을 마지막 20페이지에 보여준다. 저자 미치오 슈스케 출판 한스미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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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나날>
2015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세희의 첫 소설집이다. 학생에서 직장인으로, 연인에서 부부로. 8편의 소설은 결혼, 취업, 연애 등 각기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를 맞은 인물의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공감대를 얻는다. 저자 김세희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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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연습>
삶은 고통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다. 개인의 고통을 다룬 레슬리 제이미슨의 11편의 에세이가 말하는 건 결국 이것이다. 고통은 우리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과 함께 잘 살아가야 한다는 것. 저자 레슬리 제이미슨 출판사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