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두나가 <얼루어> 그린 이슈의 커버걸로 돌아왔다. 지구 생태계 구성원의 공생을 독려하는 코오롱스포츠의 환경 캠페인 ‘노아 프로젝트’의 뮤즈로서 <얼루어>와 두 번째 만남. 스스로 더 자유롭고 견고해진 그녀는 오늘도 자유로운 날갯짓으로 세상을 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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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프로젝트의 시그니처 패턴 포레스트 카무 라운드넥 티셔츠는 코오롱스포츠. 재킷과 팬츠, 웨스턴 부츠,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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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노아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나비 프린트 경량 재킷은 코오롱스포츠(Kolon Sport). 드레스와 이어커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는 배우 배두나는 마치 자유롭게 떠돌다 잠시 세상에 내려앉은 나비 같았다(모델 데뷔는 21주년). 세상에 대한 열정이 뜨거우리만큼 강하면서도 때때로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모습을 내비치던 그녀. 그녀는 요즘 어떤 생각을 할까.

2017년 4월호에도 <얼루어> 그린 이슈의 커버 모델이었어요. 
맞아요. 화려한 세트장이 생생히 기억나요. 그때 이후로 코오롱스포츠와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요.

당시 환경에 늘 관심은 있지만 앞장서서 말할 만큼 친환경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고 했어요. 그 뒤로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일상에서 조금 더 노력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비닐봉지 대신 차에 에코백을 여러 개 두고 사용하고,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이용하고, 최근에는 빨대 사용을 줄이면서 스태프들에게 대나무 빨대를 선물한 적도 있어요. 그러나 여전히 ‘앞장선다’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죠.

최근 웰니스가 화두예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얼루어>는 어느 때보다 더 웰니스적인 삶을 독려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웰니스를 위해 실천하는 게 있나요?
이런 것도 해당이 될까요? 저는 언젠가부터 제 자신에게 덜 엄격하려고 해요. 누구나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받는 스트레스가 있잖아요. 특히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회를 위해 나를 희생하려는 면이 있어요. 그런데 나의 안전과 나의 행복, 나의 생이 있어야 사회도 있는 거예요. 어떤 형태로든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요. 스트레스 해소법 또는 마인드컨트롤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어요?
저는 화가 나면 화를 내요. 20대, 30대 때는 쌓아놨다가 울면서 폭발했어요. 지금도 그럴 때가 있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화가 난 대상에게 직접 설명을 한다는 거예요. 말하지 않으면 그 사람도 모를 수 있거든요. 저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그게 좀 더 어른이 되는 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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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레인코트는 코오롱스포츠. 드레스, 샌들,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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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 비치는 하얀색 경량 재킷은 코오롱스포츠. 톱, 팬츠, 브레이슬릿,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배우를 하며 받는 스트레스도 많죠?
물론이죠. 그런데 그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배우는 마음에 딱딱한 갑옷을 입으면 안 되거든요. 마음을 쓰는 직업인데 내가 상처받지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마음의 장벽을 쌓으면 연기를 할 수가 없어요.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한 과정인가요?
네. 그래서 저는 항상 다칠 준비를 하고 연기를 해요. 글자 그대로 욀 수만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트라우마나 피해의식 등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럼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에도 시간이 좀 걸리겠어요.
아니요. 그건 금방 돼요. 그래서 경력이라는 건 무시 못하나 봐요.(웃음)

요즘 관심사는 뭐예요?
고양이 두 마리와 많은 반려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일 때문에 집 비우는 경우가 많으니 그럴 때 걱정이 돼요. 특히 사람의 손길이 중요한 식물들 때문에 짧게 집을 비우는 날에도 잘 봐달라고 가족들에게 신신당부를 하죠.

평소 여행을 좋아하잖아요. 최근 다녀온 곳 중에 기억에 남는 곳이 있어요?
단연 멕시코예요. 비행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기는 하지만, 너무 사랑하는 나라예요.

멕시코의 어떤 점이 좋아요?
<센스8>을 찍으며 멕시코를 알게 됐어요. 특히 시즌 2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찍어서 열다섯 개 도시에서 찍었는데 그중 멕시코에서 3주 정도 머물렀어요. 그때 아름다운 도시는 물론 흥 많고 정도 많은 멕시코 사람들에게 푹 빠졌어요. 최근 멕시코 관련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며 더 애정을 갖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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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명인 노아와 나비를 영문으로 프린트한 긴 재킷은 코오롱스포츠. 스커트, 부츠, 이어링,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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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팩라이트 소재의 톱과 스커트는 모두 코오롱스포츠+세이신(Kolon Sport+Seishin). 부츠, 네크리스, 브레이슬릿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대중과 많은 패션 브랜드가 사랑하는 뮤즈이기에 패셔니스타 이미지가 있어요. 요즘은 어떤 스타일을 즐겨 입어요?
기분에 따라 많이 달라요. 어떤 날은 아무 날도 아닌데 드레스에 높은 굽을 신고 치장하고, 어떤 날은 멕시칸 드레스를 입고 가볍게 나가기도 해요. 집에 있는 날도 마찬가지고요. 저에게 옷은 남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충족시켜주는 도구거든요. 어느 날 화려하게 차려입은 저를 본다면 그날은 제 기분이 안 좋은 날일 거예요.(웃음)

<비밀의 숲>부터 <최고의 이혼>, <마약왕>, <킹덤>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잖아요(해외 활동까지 더하면 더욱!). 계기가 있었어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싶어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최근 과부하가 걸린 듯해서 조금 줄이려고 해요. 저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이러다 또 하고 싶은 역할이 들어오면 바로 예스! 그래서 쉬지 못하게 돼요.

넷플릭스에서 오픈한 <킹덤>은 한국판 좀비물로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어요. 좋은 반응을 예상했어요?
어느 정도는 예상했어요. 함께한 감독과 배우들, 스태프도 훌륭했지만 넷플릭스의 홍보와 마케팅이 좀 대단해야죠. 어디서나 <킹덤> 홍보물을 볼 수 있었으니 더 많이 관심 가져주신 것 같아요.

<킹덤2>에서는 역할이 커진다고요?
실마리를 푸는 데 일조를 하겠죠?

<킹덤2>에서 기대할 만한 포인트를 살짝 알려줄 수 있어요?
<킹덤>에서 이야기의 판을 펼쳤다면 <킹덤2>는 펼친 것들을 거둬들이는 시즌이 될 거예요. 사건이 하나씩 해결되는 재미. 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죽을 거고요.(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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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자무늬 트렌치코트는 코오롱스포츠. 이어링,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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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웨더코트는 코오롱스포츠. 드레스, 웨스턴 부츠. 이어커프와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근 들어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데, 캐릭터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게 있어요?
저는 우선 캐릭터보다 감독을 봐요. 좋은 감독이 좋은 캐릭터를 만든다는 확신이 있어요. 그리고 배두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단 한 장면만 나와도 저는 좋아요. 다만 배역 때문에 선택했는데 주연이 아님에도 주연으로 소개될 때는 살짝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요. 관객에게 오해를 사고 싶지는 않거든요.

스스로 자신의 연기를 어떻게 생각해요?
저는 단 한 번도 제 연기가 마음에 든 적이 없어요.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셨던 <최고의 이혼> 때도 제가 마음에 든 장면은 딱 한 장면. 배우 위하준이 저에게 고백한 뒤 제가 고백을 거절하는 장면이었어요. 완벽하게 몰입이 되지 않으면 연기를 못하는데, 제가 객관적으로 연기를 다시 볼 때 제 몰입도를 확인할 수 있어요. 그날은 적당했구나! 생각했죠.

새해에 다짐한 게 있어요? 
아니요, 작심3일이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아예 결심을 안 해요.

배두나는 본인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평을 한 만큼 완벽주의자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으로 배우 배두나 말고,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루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 그녀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 어느 대답보다 진실된 눈빛은 간절함보다 몰입에 가까웠다. 그 꿈을 꼭 이루길 바라며, 나비 같은 그녀가 더 멀리 더 높게 훨훨 날기를 팬의 한 사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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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소재를 프린팅한 긴 로브와 넘버 레터링 장식 원피스는 모두 코오롱스포츠+세이신. 부츠,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