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온갖 잡념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명상을 말이다. 심지어 앱을 사용하면 너무나 쉽고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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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명상한 시간. 오롯이 휴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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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았던 겨울날 제주에서. 벤치에 앉아 5분간 짧게 명상하며 경치를 구경했다.

우리에겐 휴식이 필요하다

얼마 전부터 두통이 끊이질 않는다. 어깨와 목 뒤가 굳은 것 같고, 머리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 느낌이다. 매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얽매여 지내는 직업 때문일까. 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머릿속엔 마감에 대한 스트레스와 걱정이 가득하다. 아, 잘 때도 촬영 당일 문제가 발생하는 악몽을 꾸기도 하니 자는 동안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처럼 일과 휴식을 분리하지 못하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닐 거다. 많은 현대인은 휴식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그럴 여유와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 ‘매일 야근하느라 집에선 잠만 겨우 자는데, 어떻게 휴식을 해?’ 이런 생각으로 괴롭게 보내던 나날들 속에서 나는 우연히 ‘명상’을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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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면 명상 앱을 켜고 기지개를 펴며 상쾌한 아침을 준비한다.

명상과의 만남

명상을 하게 된 것도 엄밀히 말하자면 일 때문이다. 기사를 위한 아이템을 찾다가 최근 해외에서 명상 앱이 인기이며 명상 앱을 사용한 뒤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두통이 사라졌다는 리뷰가 즐비했다. 해외에서는 ‘헤드스페이스(Headspace)’나 ‘10% 해피어(10% Happier)’라는 앱이 인기인데 우리나라에서도 ‘마보’, ‘마음챙김’ 등의 인기 앱이 있다. 먼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상 앱인 ‘헤드스페이스’를 이용해보았다. 이어폰을 통해 경쾌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물론 영어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영어를 잘해야만 이 앱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영어 공부를 수능에서 멈춘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문장을 천천히 말한다. ‘헤드스페이스’에서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베이식 섹션에서는 명상이 어렵지 않고 쉬운 것이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한다. 천천히 숨을 쉬고 내뱉을 것을 가이드하며,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을 한다. 신기하게도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엔 스트레스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기분이다. ‘헤드스페이스’의 무료 수강 프로그램을 며칠간 듣다가 한국인을 위한 ‘마보’ 앱도 다운받았다. ‘마보’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1개월 이용권(3천9백원)을 결제한 후 나에게 맞는 명상 프로그램을 찾아보았다. 현재 감정과 상황에 따른 명상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시 낭송이나 수필가의 글 낭독을 해주는 콘텐츠도 있다. 단순히 머릿속을 비우는 것뿐만 아니라 좋은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어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나 아침에 틀어두었다. 명상이라고만 하면 왠지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며칠간 앱으로 명상을 해본 결과 초보자인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명상을 시작한 이후 일상에 쉼표가 생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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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을 바르면서도 명상할 수 있다. 오늘 하루 고생했다고 얼굴을 쓰다듬고 토닥거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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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할 때 함께 사용하면 좋은 아로마 캔들. 아베다의 ‛캐리비안 테라피™ 소이 왁스 캔들’. 275g 5만2천원.

일상에 명상을 적용하다

명상 앱을 이용하게 된 후 나의 하루에 몇 가지 일상이 추가됐다. 아침에 일어나거나 샤워를 할 때 틀던 음악 대신 명상 앱을 켠다. 가장 좋아하는 명상은 ‘아침 명상.’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 5분, 10분을 미루곤 했는데 명상을 시작한 이후로 알람이 울리자마자 명상 앱을 실행한다. 온몸을 쭉 펴고 발끝과 손끝의 감각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해 오늘, 현재에 감사하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회사에서도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 명상 앱을 켠다. 굳이 눈을 감지 않아도 명상할 수 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 답답함이 누그러진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명상에 익숙해지고 있던 차에 남편과 연말 여행을 떠나게 됐다. 한적한 곳에 가고 싶어 웰니스 리조트로 유명한 정선의 ‘파크 로쉬’를 찾았다. 라운지에서 책을 읽고 리조트 내의 프로그램인 요가 클래스도 듣고, 명상 앱을 들으며 산책했다. 해가 진 후 리조트 옥상에 별을 보러 올라갔던 순간도 기억난다. 늘 소음 속에서 살다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곳에서 무수히 많은 별을 보고 있자니 이것이 명상인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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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으로 생긴 여유. 마음이 차분해져 주변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명상의 베네핏

명상을 시작한 후 개인적으로 얻은 몇 가지 소득이 있었다. 필라테스를 할 때마다 선생님에게 ‘운동할 때 숨을 거의 안 쉬는 것 같아요’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만큼 ‘들숨날숨’에 익숙하지 않았다. 호흡이 짧아 필요한 산소량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고 몸속 이산화탄소를 제대로 배출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명상을 시작하고부터 이러한 문제점이 조금씩 개선됐다. 늘 어깨가 굽어 있고 허리도 자주 아팠는데 명상 앱에서 말하는 바른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깨의 결림 현상도 전보다 줄었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차단하는 습관을 가지면서 일에 대해 좀 더 의연해졌으며, 불필요한 걱정을 하던 습관도 조금씩 고쳐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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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할 때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면 기분이 한결 상쾌해진다.

지금 바로 명상하세요

명상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잠시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곳에서 멍하니 무언가를 감상하는 것도, 눈을 감고 생각을 멈추는 것도 명상의 일종이다(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와인을 마시면서 명상하는 나마테이스팅이나 음식을 먹으면서 하는 푸드 명상도 존재할 만큼, 명상은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본인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기 힘든 환경 속에 있다. 그러니 명상 앱을 활용해 외부의 소음과 잡념들을 의식적으로 차단하길 추천하는 거다. 아침에 5분, 회사에서 10분, 택시에서 10분, 짬이 날 때마다 명상해보자. 물론 처음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 역시 아침에 명상 앱을 켜둔 채로 다시 잠든 적도 있고, 선생님의 말에 집중하지 못한 적도 있다. 하지만 명상으로부터 오는 온전한 휴식과 편안함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매일이 좀 더 행복해질 거다. 명상이야말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에디터가 추천하는 명상 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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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space 영국의 불교 승려 앤디 퍼디컴이 만든 앱으로 목소리가 편안해서 마니아가 많다. 명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귀여운 애니메이션도 슬라이드로 볼 수 있다.

 

0315-152-11마보 국내에서 유명한 명상 앱으로, 일상에서 쉽게 명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비하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가 자주 올라오는 편이라 지루하지 않게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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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x Meditation 명상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수면과 휴식을 유도하는 자연의 소리를 제공한다. 빗소리와 강과 바다의 소리처럼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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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동안에도 명상 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