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티스트와 기획자의 아이디어 조각들이 참신한 방식으로 집결되는 예술 공간을 찾았다. 소규모지만, 그렇기에 더 실험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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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귤러, 칼럼, 청페페, 리트, 유지, 하스토 등 20 여곳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한 팝업 전시 Spot in Spot이 12월 23일까지 열린다. 안젤로 만지아로티의 빈티지 램프, 찰스 앤 레이의 임스 셸 체어, 샬롯 페리앙의 워드롭 캐비닛 등 전시를 채운 빈티지 가구는 컬렉트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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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캐비닛

“인테리어는 매끈하게 잘해놨는데 거기에 배치한 집기들이 매력 없어 보이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보는 이가 그것을 실제로 소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어요” 위클리 캐비닛은 ‘컬렉트’라는 빈티지 가구 숍이 매번 콘셉트를 달리해 운영하는 전시 공간이다. 허수돌 컬렉트 대표는 빈티지 가구의 매력을 보여줄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전시를 택했다. 가구만 나열하는 안일한 생각 대신, 전시와 어우러지는 가구나 조명 등을 마치 하나의 풍경처럼 보여준다. 게다가 그냥 가구가 아니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 조지 넬슨의 버블 램프 등 세계적 디자이너의 ‘작품’들로 구성한다. 그렇게 완성된 공간은 그야말로 ‘인스타그래머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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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그림 작가의 실리콘 소재로 만든 오브제를 스탠드형 옷걸이로 활용했다. 블루 컬러 슈즈는 칼럼.

전시를 기획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눈에 예쁜 게 관객들 눈에도 예쁠 테니까.
이곳을 보다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전시와 함께 가구 연출법을 자세히 보길 바란다. 가구를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전시 톤이 달라지는데, 그걸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전시에 쓰인 가구는 구매할 수 있으니 편하게 문의해도 좋다.
어떤 사람들이 이곳을 찾길 바라나? 올 때마다 새로운 다른 느낌을 받고 싶은 사람. 매주 찾아와도 같은 곳으로 느껴지지 않을 거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10길 60 한강빌딩 102호 문의 @weeklycab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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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작가들의 작은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취미가의 1층은 수, 목, 금 오후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열려 있다.

취미가

취미가는 누구나 미술을 ‘자기 방’에서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작품과 전시를 접하며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준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재화로 돌아오는 뿌듯함을, 구매자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사적인 공간에 두고 감상하는 소장의 기쁨을 알게 된다. 이렇듯 취미가는 작가와 관객을 이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꼭 여기서 작품을 사라는 뜻은 아니에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의 작품을 구입해보면서, 만족과 실패의 경험을 쌓아보라는 거죠. 이런 문화가 자리 잡으면 누구나 집에서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취미가 권순우 대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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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나? 1층은 진열장에 있는 작가의 창작물을 부담 없는 가격에 판매한다. 2층은 작가의 작업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작업에 대한 맥락을 고민하는 전시 공간으로 사용한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무엇을 얻어가길 바라나? 다양한 취향의 작업을 접하며 나만의 취향을 찾아가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이 되었든 작품을 사보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앞으로의 전시는? 매해 진행하는 <취미관> 전시를 앞두고 있다. 작가 130여 명의 작품을 가지각색으로 진열장에 배치해 새롭고 다양한 취향의 관객을 만족시킬 예정이다. 12월 19일부터 4개월간 만나볼 수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길 96 101호 문의 @tastehouse_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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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작가들이 판화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줬던 Cross-Plane의 전시 전경.

의외의조합

갤러리스트 황은지와 디자이너 한효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 분야의 동시대 창작자들과 흥미로운 협업을 선보인다.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있는 또래 작가들과 함께하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 내 것을 찾고 싶고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들, 소박하게 취향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작품 판매도 겸한다. 젊은 컬렉터가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작품을 취향에 맞춰 고르고 구입할 줄 알아야 작가도 좋은 작업을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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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카페, 2층은 전시 공간, 3층은 루프톱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의외의조합.

어떤 공간을 추구하는가? ‘조합’은 영어로 콤비네이션(Combination) 혹은 유니언(Union)으로 쓸 수 있다. 작가와 우리, 서로 다른 영역에 있는 작가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예상치 못한 결과물, 이름 그대로 ‘의외의 조합’을 끌어내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무엇을 얻어가길 바라나? 문화, 예술 쪽에 관심 있는 젊은 소비자들이 전시 감상과 구매를 통해 취향을 키워나가면 좋겠다.
또 다른 즐길 거리가 있다면? 1층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작가가 작업 주제에 영감을 받은 음악이나 책을 감상할 수 있으니 여유롭게 전시를 음미하고 가길 바란다.
주소 서울시 중구 동호로17길 121 문의 @gallery_ooo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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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를 받아 작가와 함께 예술행위를 이어가는 손지훈의 개인전 예술 행위 이어가기_‛보통의 전시’가 12월 13일까지 열렸다.

킵인터치

킵인터치는 페인팅 작가인 이연경과 샘 로빈슨 부부의 작업실이면서 갤러리이자 프로젝트 스페이스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함께 공부한 둘은 한국에 돌아와 안국동에 킵인터치를 꾸렸다. 작업실을 새로 구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채광 좋은 이곳이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쓰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에 뜻을 모았다. 2030 신진 작가에게 장소를 대여해주며 작가와 관객이 어렵지 않게 ‘킵인터치’ 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든든한 증심이 되어주고 있다. 특히 젊은 페인터, 여성 아티스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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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왼편에 주얼리 스튜디오가 있다. 전시를 감상하러 온 관객들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전시의 특징은 무엇인가? 작품은 시각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작가의 작업이 사회에 관여하는 정도나 작가가 얼마나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소위 말하면 세상에 ‘화난’ 사람들,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이 작업으로 해소할 수 있는 전시가 반응이 좋았다.
앞으로의 전시는? 1월에 해외 작가의 전시를 진행할 것 같다. 맨체스터에 사는 작가가 서울까지 녹음기를 EMS로 보내 거기서 녹음되는 소리와 연관된 전시가 될 듯하다.
또 다른 즐길 거리가 있다면? 우리가 쓴 전시 기획 글을 찬찬히 읽어보면 전시에 관해서나 혹은 새로운 생각할 거리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길 13 문의 @keep_in_touch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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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문이 없는 허공의 문 역할을 하는 하이퍼링크가 어떻게 벽과 문에서 다른 개념으로 이동하는지 보여주는 황선정의 빛 파사드 작업.

라움트

마당이 딸린 평범한 2층 주택에서 예술가들의 실험적이고 열린 소통이 이뤄진다. 비주얼 코딩과 시각디자이너로 활동하는 황선정과 전자음악 프로듀싱과 사운드 아트를 겸하는 문규철이 이끄는 라움트 이야기다. 이들은 17~19세기 유럽의 살롱 문화를 표방한다. 일명 ‘포스트 하이퍼 살롱’을 지향하며 예술가들이 모여 놀면서 실험할 수 있는 판을 짰다. 공간 한편에서는 미디어 아트가 빛을 뿜어내고, 다른 한편에서는 디제잉 퍼포먼스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모습은 라움트의 실험적인 시도를 엿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한바탕 파티가 있던 다음 날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힙’한 문화예술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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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은 영상과 함께 색상, 움직임 등 을 물리적인 요소로 분석 및 재구성해 보여준 문규철의 작업.

기획하는 전시의 특징은 무엇인가? 규정된 전시 공간에서 하지 못했던 장르적 실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열려 있고, 유동적이다. 아티스트의 자율도를 보장한다.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포스트 하이퍼 살롱’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국가의 작가들과 해외에서 교류해보고 싶다. 또 우리의 아카이브를 출판물로 내도 재밌을 것 같다.
누가 이곳을 찾길 바라나?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세상에 단 하나뿐인 포스트 하이퍼 살롱 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누구든 환영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93 문의 @laumt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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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Nodal Point 교점이 12월 7일까지 열렸다. 김민지, 김유경, 안민환, 최강희가 작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과거 매설되었던 백운장에 남은 자취들을 더듬어 장소의 의미를 재탄생 시켰다.

탈영역 우정국

옛 창전동 우체국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은 리니어 콜렉티브의 김선형 대표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언제가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창전동 우체국이 이전하게 되면서 오랫동안 그려왔던 생각을 곧장 실행에 옮겼다. 탈영역 우정국은 영상, 회화, 설치, 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 영역의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선보이며 지속적이고 자생적 문화예술을 생산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신진 아티스트의 대관 전시뿐 아니라, 창작가의 영역을 공유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워크숍 형식의 <포스트 사이드>, 배울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탈영역 코스> 등 매년 고정적으로 선보이는 탈영역 우정국만의 흥미로운 기획전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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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기획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름 그대로 ‘탈영역’을 지향한다. 장르 규정이 없다. 제도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제들에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
어떤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은가? 청년공간, 대안공간을 지향하는 건 아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문화공간으로 불렸으면 한다. 젊은 작가들의 발 받침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20길 42 문의 @ujeong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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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이었던 건물 외관을 그대로 살렸다. 건물 내에도 금고방, 편지 소각장 등 우체국의 흔적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