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데 못한 일, 하기 싫어 안 한 일의 목록은 누구나 가슴속에 있을 것. 그중에서도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그 일은? 25명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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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립 짙게 바르고

이십대의 마지막 날은 좀 화려하고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맘! 31일 밤이 되면 진한 화장과 힐을 장착하고 나가서 근사한 파티를 즐기고 싶다. 남자친구도 없는 연말은 그야말로 미친 듯 파티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이 아닐까? 아직 어떤 초대장도 받지 못했지만, 내가 초대하면 그만! – 송명경(<얼루어> 뷰티 에디터)

 

순례자의 길

2018년 꼭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있었다. 이십대의 마지막, 삼십대의 시작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보내는 것.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십대를 마무리하고 나를 찾는 여정에 오르길 꿈꿔왔지만, 현실은 결국 강의실에서 보내게 될 것 같다. 쓸쓸히 마음속에 묻어야 할 버킷 리스트. -한지숙(필라테스 강사)

 

개미지옥 탈출

올해가 가기 전 개미지옥 같은 나의 옷방을 정리하고 싶다. 천 벌의 옷이 산처럼 쌓여 있어 ‘천 벌 동굴’이라고 불리는 내 옷방 속 수많은 옷을 이제는 조금 줄여볼까 한다. 한때는 버릴 게 하나 없었던, 나의 역사가 담긴 이 동굴을 비우는 건 아쉽지만, 한 번은 해야 할 일. 깔끔하게 정리하고 앞으로는 미니멀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 -한혜연(패션 스타일리스트)

 

애인 있어요

한 번도 애인과 크리스마스를 보낸 적이 없는 게 서러웠는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좀 다를 것 같다. 크리스마스라고 특별한 이벤트나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그날만의 분위기를 내가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느끼고 싶다. -레오제이(뷰티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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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정리

사진이 디지털로 바뀌고 사진을 찍는 것이 무엇보다 간편해졌지만 막상 그 방대한 양의 사진을 정리하지 못해서 어느새 내 추억은 뒤죽박죽이다. 이때 이런 사진을 찍었었나? 저때 저런 사진을 찍었었나? 이제는 쉽게 기억하고 싶다. 예쁘게 찍은 사진, 이벤트별로, 시간 순서대로 깔끔하고 보기 쉽게 정리하는 것이 올해의 마지막 목표다. -이현이(모델)

 

내일로 미루지 말기

매년 1월 1일이 되면 비장한 각오로 세우는 계획이 바로 다이어트다. 하지만 1월 1일이라는 특별한 날짜에 시작했기 때문에, 매번 실패했던 게 아닐까? 이젠 새해의 마법에 기대지 않기로 했다. 당장 내일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할 테다! 딱 오늘 저녁까지만 배부르고 맛있게 먹고. -박주현(외국계 화장품 홍보담당)

 

영국에서 공연 보기

안타깝게도 올해 아직 휴가를 못 갔다. 기적이 일어난다면 12월 30일 영국에서 열리는 한스 짐머 vs 존 윌리엄스, 두 영화음악 거장의 콘서트에 가고 싶다. 비록 티켓은 오픈하자마자 매진되었지만. -남혜진(라 부티크 PR어소시에이트 대표)

 

옷장 정리

올해가 가기 전, 꼭 옷장 정리를 해야겠다. 버려야 하지만 버리지 못하고 이고지고 살던 것들을 정리하고 산뜻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수많은 옷과 신발에 치여 편하게 팔다리도 제대로 뻗지 못하고 구겨져 있던 내 귀한 옷들에게 좀 더 넉넉하게 숨 쉴  수 있는 자리를 내주어야겠다. -김나영(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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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생활

사기만 하고 안 읽은 책. 선물받은 후 쌓아두기만 한 책. 그 책을 모두 읽는 것이 목표다. 그 목록을 읊어보자면 <백래시>, <딸에 대하여>, <달콤한 노래>, <유럽 낙태 여행>, <쇼코의 미소>… 서둘러야 할 듯하다. -맷(팟캐스트 진행자)

 

제주의 등대

다시 한번 세나(푸시버튼 헤드 디자이너), 두영(푸시버튼 대표이사), 푸시(반려견)랑 서귀포의 썬 빌리지에 가고 싶다. 바다가 보이는 올레길을 따라 자전거(꼭 전기여야 함)를 빌려 타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시티 팝도 듣고 싶다. 그리고 조용한 마을 어귀에 있는 등대에 가는 것이다. 그곳에서 다음 시즌의 시작을 정리하는 게 올해의 마지막 버킷 리스트다. -박승건(푸시버튼 디자이너)

 

내 차 돌보기

내가 타는 차가 리콜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은 지가 한참이다. 에어백에 결함이 있다나. 그런데 차일피일 미루다 벌써 올해가 끝나고 있다. 꼭 올해가 가기 전에 해결해야지. 에어백은 소중하니까. – 김인선(에델만 홍보 컨설턴트)

 

가족과 함께

연말까지도 바쁠 예정이지만, 단 며칠만이라도 시간을 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 촬영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한 여행지, 이제는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 겨울에도 따뜻한 남해? 겨울 바다가 매력적인 동해? 평소 가보지 않은 국내 여행지도 함께라면 어디든 좋겠다. -임블리 임지현(블리블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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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는 싫어

6개월마다 치과에 간다. 결과적으로 그게 덜 고통스럽고 돈도 덜 든다. 그런데 올해는 너무 바빠 치과에 간 지 10개월째다. 그러고 보니 건강 검진도 못했다. 날짜가 멀어질수록 왜 더 가기 싫어질까. 오래 못 본 선배, 후배들과 만나 추억의 고스톱도 쳐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 고도리는 내 거야. – 허윤선(<얼루어> 피처 디렉터)

 

마지막 콘서트

워너원의 여정이 끝을 고하게 되었다. 지난 1년 반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바쳐온 나의 덕질을 슬프게 기억하지 않도록 워너원 마지막 콘서트의 티케팅에 성공하는 것. 내 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 벌써 눈물은 나지만. – 박현주(소설가 겸 워너블)

 

겨울엔 워터파크

뜨거웠던 올여름을 앞두고 홈쇼핑 호스트에 홀려서 산 전국 8대 워터파크 이용권을 올해 사용해야 한다. 온천이 딸린 워터파크에 가서 아이들 튜브나 빵빵하게 불어줘야지. 연말 워크숍에서 프레젠테이션도 그럴싸하게 하고 싶다. 약속만 해놓고 보내지 못한 글들도 마무리하면 좋겠지. 그럼에도 일단은 워터파크다. 놀면서 궁리해보겠다. -서효인(시인)

 

체중 늘리기

운동을 열심히 하자. 열심히 해서 체중을 좀 늘리고 싶다. 연말까지라도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고 싶다. 책도 좀 읽고 싶다. 이것들을 다 못하더라도 마음에 여유가 좀 생긴다면 좋겠다.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인 사고와 생활을 목표로 한다는 거다. -김참(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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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의 시간

1년 이상 준비해왔던 프로젝트를 거의 마무리했다. 덕분에 내년에는 더 국제적으로 바쁘게 활동하게 될 것 같다. 남은 올해는 스스로를 정리하고, 다듬는 시간으로 보낼 예정이다. 충분한 재충전과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정샘물(메이크업 아티스트)

 

따뜻한 말 한마디

오랜 투병 생활을 하고 계신 아버지와 함께 고생하신 어머니께, 올 한 해가 가기 전에 마음에 있지만 자주 못하는 말과 행동을 하고 싶다. 바로, ‟사랑해요, 감사해요”라는 말이다. 또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못 찾아뵌 것도 죄송하다. 더 자주 전화드리고, 찾아뵙고 따스한 겨울을 만들고 싶다. -조애경(WE 클리닉 원장)

 

엄마와 여행

올해는 망했으니 내년에 순백의 두부처럼 다시 태어나자. 그럼에도 할 수 있다면 엄마와 여행을 떠날 거다. 낯선 말이 들려오는 도시에서 낮에는 각자의 구경을 하다가 어둑해진 저녁 즈음 다시 만나 차가운 맥주 한 잔을 나눠 마시고 싶다. 묵묵히 낯선 밤을 걷고 싶다. 세상은 다 아는데 엄마만 모르는 비밀 하나를 기침하듯 툭 뱉어보고도 싶다. 엄마는 이미 다 알고 있겠지, 꼭 그런 얼굴로 나를 올려다볼 거야. 그때 나는 울어야 하나, 아니면 웃어야 하나. -최지웅(<데이즈드 코리아> 피처 에디터)

 

나마스테

절대 안 될 것 같았던 자세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신비로운 순간을 한번 경험하면 요가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올해에도 그런 순간이 몇 번 찾아왔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만나고 싶다. 요즘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간다 베룬다사나(Ganda Bherundasana)를 완성하는 바로 그 순간! – 이윤주(플라워 플리즈 플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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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폰

술을 마시고 폰을 분실했다. 습득한 사람은 나의 폰을 장물로 팔아넘겼다. 홍콩에서 구입한 후 늘 나의 동반자였던 그 폰은 인천항에서 잡힌 신호를 마지막으로 멀리멀리 떠나버렸다. 고향이 그리웠던 걸까. 잘 사니…? 올해가 가기 전에 새 폰을 사야지. -무늬(북 에디터)

 

바닷속 여행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을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 해였지만, 오랜만에 다녀온 휴가 때문에 휴식의 중요성을 깨달은 해이기도 했다. 그중 물속에서 여유롭게 지낸 스노클링이 꽤 매력적이었는데, 덕분에 바쁠수록 휴가는 꼭 챙기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올해 안에 다시 휴가 갈 기회가 생긴다면 더욱 깊은 바닷속을 볼 수 있는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해보고 싶다. -리아 킴(원 밀리언댄스 안무가)

 

눈썹의 완성

20여 년간 매일 아침 눈썹을 그리고 있으니, 이제 눈 감고 그릴 법도 하다. 그렇지만 눈썹 모양도 유행을 타다 보니 아직도 매일 눈썹을 그리는 것이 너무 어렵다. 올해가 가기 전 내 얼굴형과 지금 나이에 어울리는 멋진 눈썹 그리기를 마스터하고 싶다. 2019년 운수 대통하는 관상을 만들어줄 눈썹이라면 더욱 좋을 듯. -김효선(컨텐츠 컨설턴트)

 

겨울 바다로 가자

옷장에 곤히 잠들어 있는 오래된 겨울옷도 버려야 하고, 크리스마스를 이성과 단둘이 보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우리 집 멍멍이(시바견, 4세)에게 겨울 바다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름이 멍멍이다. – 민명기(더컴퍼니 이사)

 

오래된 호텔에 머물다

오래된 호텔에 가고 싶다. 50년은 넘은 곳. 그 정도로 낡으면 그 호텔 근처만 가도 뭔가 다른 시공간으로 가는 기분이 든다. 요즘 인기라는 곳은 젊은이들의 자리로 남겨두고 나는 낡은 곳으로 가겠다. 지금 유력한 후보는 하노이의 소피텔 메트로폴, 미얀마 양곤 스트랜드, 나머지 한 군데는 비밀이다. -박찬용(매거진 B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