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극도로 민감한 사람들이 눈을 번쩍 뜰 만한 저자극 ‘안심 파운데이션’이 등장했다. 그런데 정말 안심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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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파운데이션의 등장

“피부가 민감해서 아무거나 못 써요.” 우리나라 여자들 중 대부분이 본인의 피부가 민감하다고 말하는 시대. 그만큼 뷰티 업계에서 ‘민감성 피부’라는 키워드는 마케팅에 활용하기 딱 좋은 이야깃거리이기도, 화장품 브랜드를 좀 더 고민하고 공부하게 만드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스킨케어 제품에서 불던 ‘더마’, ‘시카’ 열풍이 최근 메이크업 제품에까지 번지며, 하루 종일 피부를 덮고 있는 파운데이션에 대해서도 착한 성분을 사용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급증했다. 브랜드들은 기존 파운데이션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고 민감성 피부도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새로운 파운데이션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안심 파운데이션’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파라벤과 같은 유해 논란이 있는 성분을 배제한 것은 기본이고 진정 케어 제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성분인 마데카소사이드, 판테놀, 칼라민 등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피부에 자극이 없고 피부를 진정하고 보호하는 효과가 탁월하며 홍조나 트러블 자국을 말끔하게 커버한다고 강조한다. 과연 사실일까? 정말 이 파운데이션들은 안심하고 사용해도 되는 걸까? 단순히 브랜드들의 마케팅에 지나지 않으면 어쩌나? 다양한 궁금증이 에디터를 며칠간 괴롭혔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에디터는 제품의 전성분표와 브랜드와의 문답 자료, 실제 제품을 가지고 세 사람을 만나러 갔다. 성분 전문가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리고 이 제품들을 실제로 사용해봐줄 민감성 피부를 가진 여성을 말이다.


뷰티 삼자 대면 : 안심 파운데이션을 분석하다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두 명의 전문가와 민감성 피부를 가진 여성이 안심 파운데이션을 직접 사용해봤다. 그들의 솔직하고 가감 없는 리뷰를 공개한다.

CREW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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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연성대 스킨케어 전공 교수.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의 저자이자 ‘화해’ 앱 자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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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제이 유튜브 구독자수 25만의 뷰티 크리에이터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도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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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정 잦은 홍조와 뾰루지, 트러블 흔적으로 고민하는 대한민국 수많은 민감 피부녀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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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자르트의 더메이크업 픽시온 파운데이션 30ml 3만9천원.

이은주 ★★★☆☆
민감하고 건조한 피부에 도움이 되는 스쿠알란, 토코페롤을 함유했어요. 베르가모트 오일, 멕시칸 주니퍼 오일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시금치이자 비타민B1, 비타민B2를 다량 함유한 모로헤이야잎 추출물도 들어 있네요. 세계 3대 항생물질이며 위가 안 좋을 때 먹는 천연 소화제 성분인 매스틱검을 담았다는 점도 흥미로워요. 다만 페녹시에탄올을 함유한 게 아쉽네요.

레오제이 ★★★★☆
평소 애용하는 파운데이션인 만큼 이 제품의 발림성과 피부 표현력이 마음에 들어요. 민감한 피부는 좁쌀 여드름이 자주 올라오는 만큼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하기 마련이거든요. 이 제품은 쫀득한 제형 덕분에 피부에 ‘착’ 달라붙어요. 요철 커버력도 훌륭하고요. 지나치게 끈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매트하지도 않은 적당히 촉촉한 제형이라 피부가 답답하지 않아요. 컬러 역시 잿빛이 돌지 않는 베이지로 자연스럽고 예쁜 피부톤을 만들어줍니다.

강윤정 ★★★☆☆
이 제품의 밀착력과 커버력은 만족스러워요. 피부에 착 달라붙어 홍조와 실핏줄을 잘 커버하더라고요. 소량만으로도 피부결과 톤을 고르게 연출해주고요. 적당히 매트한데 피부가 땅기거나 건조해지진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분이 올라오더라고요. 뾰루지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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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큐브의 레드 파운데이션 40g 3만2천원.

이은주 ★★★☆☆
제품명 그대로 피부의 붉은 기를 커버하기에 좋은 성분들을 담았네요. 대표적으로 어릴 적 발랐던 분홍색 연고 속 칼라민 성분이 들어 있지요. 소염 작용을 해서 민감한 피부에게 추천하는 성분이에요. 스쿠알란과 쇠비름 추출물도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요. 재미있게도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가진 토마토 추출물이 들어 있네요. 민감한 피부는 자외선에도 예민한 편이니 이 성분이 자극을 줄여줄 수 있죠. 아쉬운 점이라면 피이지(PEG) 성분을 담았다는 것.

레오제이 ★★★☆☆
처음 발랐을 땐 피부에 잘 밀착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소 매트해져요. 너무 건조해서 주름에 끼기도 하고 살짝 갈라지더라고요. 초창기 비비크림처럼 살짝 회색톤을 띠고 있어 홍조 커버에는 효과적일 것 같아요. 건조하고 민감한 피부보다는 여드름이나 요철이 많은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 추천해요.

강윤정 ★★★☆☆
커버력이 훌륭해 따로 컨실러를 사용하지 않아도 홍조를 가려준 파운데이션이에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나 오늘 화장했어!’라는 느낌을 줄 만큼 피부가 답답하기도 했어요. 커버력과 지속력이 탁월한 만큼 두껍게 발리는 느낌이었죠. 건조한 피부가 사용하기엔 살짝 매트하고, 피부가 빠르게 마르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해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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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지의 레드 블레미쉬 리;커버 쿠션 1step 6g, 2step 7g 3만3천원.

이은주 ★★★★☆
초기 비비크림인 블레미쉬 밤 성향의 쿠션이에요. 재생에 좋은 마데카소사이드를 함유했죠. 밀배아 오일 불검화물, 돌콩 오일 불검화물 등 각종 오일의 ‘불검화물’이 들어 있어요. 이는 한번 더 정제했다는 뜻으로, 민감한 피부를 위해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특별하게 주의해야 하는 성분은 없지만 너무 커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실리콘 계열의 성분으로 피부가 매끄러워 보일 수 있겠지만 사용감이 답답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네요.

레오제이 ★★☆☆☆
커버를 담당하는 컨실러 밤과 쿠션이 함께 내장된 이중 쿠션입니다. ‘컨실 밤’ 부분은 회색빛이라 홍조를 커버하기엔 좋지만 자칫 두껍게 바를 경우 피부톤이 칙칙해 보일 수 있어요. 쫀쫀한 제형이라 지속력과 고정력은 훌륭합니다. 컨실 밤을 먼저 사용한 다음 쿠션으로 피부결과 톤을 자연스럽게 마무리해주는 것을 추천해요. 커버력은 좋지만 다소 두꺼워 보이는 피부 표현, 부자연스러운 색감이 조금 아쉬워요.

강윤정 ★★★★★
평소 사용하던 컨실러보다 컨실 밤이 훨씬 촉촉해서 만족스러웠어요. 제 피부의 붉은 기, 여드름 자국까지 다 커버됐죠. 굳이 컨실 밤을 사용하지 않고 쿠션만 사용해도 웬만한 홍조는 다 커버돼요. 피부에 자극도 없었고, 바른 후 5시간이 지나도 건조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 피부가 가장 예뻐 보인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칭찬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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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의 에센스 센서티브 팩트 12.5g 3만3천원(정품+리필 포함).

이은주 ★★☆☆☆
성분만 봤을 땐 민감성 피부를 위한 쿠션이라기보다 보습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요. 히알루론산과 스쿠알란, 판테놀 성분이 들어 있어요. 트러블이 잦은 민감성 피부보다는 건성 피부에게 적합하겠네요. 20가지 유해 논란 성분을 넣지 않았다는 것에서 성분에 신경을 썼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지만 민감성 피부를 위한 제품으로는 살짝 아쉬워요.

레오제이 ★★★☆☆
쿠션이 아니라 밤 제형의 팩트예요. 생각보다 훨씬 가볍게 발리고 피부 표현이 자연스럽고 투명해지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분이 많이 올라와서 피부가 번들거려 보이네요. 촉촉하긴 하지만 트러블 피부의 요철까진 커버하지 못해요. 얼굴에 발랐을 때 경계가 지거나 부자연스럽게 발색되지 않아 가볍게 사용하기 좋은 팩트예요.

강윤정 ★★★☆☆
가장 마음에 든 점은 얇게 발린다는 것. 여러 번 덧발라도 두꺼워지지 않았어요. 화장을 연하게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발색되죠. 촉촉한 만큼 커버력은 아쉬워요. 저의 홍조와 핏줄을 커버하진 못하더라고요. 집 앞에 급하게 나갈 때 빠르게 사용하기엔 괜찮은 제품이에요. 내추럴한 톤 보정을 원할 때 적합하겠네요.

 

ALLURE’S COMMENT
세 명의 크루가 네 가지 제품에 대한 촌철살인 리뷰를 남긴 뒤, 성분 전문가 이은주 교수는 이와 같은 말을 덧붙였다. “저희가 좀 까다롭게 평가하긴 했지만, 일반 메이크업 브랜드의 파운데이션 전성분과 비교하면 이 제품들이 민감성 피부에 훨씬 적합한 것은 사실이에요.” 즉,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민감한 피부에는 안심 파운데이션이 썩 괜찮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 매년 증가하는 민감성 피부를 위해 해결사처럼 등장한 파운데이션인 만큼 기대가 컸고 그만큼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좀 더 안전한 성분과 사용감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무궁무진하다. 매년 민감성 피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피부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안심 파운데이션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