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묻어 있지 않은‘ 드라이 마스크’를 15분간 얼굴에 붙이고 있었더니 피부에 윤기가 돌고 피부결도 쫀쫀해졌다는 신기하고 놀라운 소식. 1일 1팩 마니아이자 궁금한 건 못 참는 에디터가 직구를 통해 바다 건너에 있던 드라이 마스크를 사용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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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THE DRY MASK?

‘드라이 마스크가 뭔데?’ 이름도 생소한 이 제품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꽤 많을 거다. 에디터 역시 얼마 전까진 그들 중 한 명이었으니까. 드라이 마스크란 말 그대로 워터나 에센스를 머금지 않은 건조된 상태의 시트 마스크를 말한다. 시트 주변으로 흥건한 에센스 액이 뚝뚝 흐르는 일반 마스크와 달리, 드라이 마스크는 봉투를 탈탈 털어도 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머금고 있지 않은 이 마스크가 대체 어떤 원리로 피부를 촉촉하고 윤기 나게 가꿔주는 걸까? 바로 드라이 마스크만의 특별한 시트 덕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생체 모방 지질과 각종 오일, 비타민, 펩타이드 등 다양한 활성 성분의 혼합물을 드라이 마스크의 시트 섬유에 건식 인쇄하듯 찍어낸다. 마스크 시트에 새겨진 활성 성분은 피부에 닿는 즉시 온도에 반응해 모공 속까지 스며든다. 이때 손으로 시트 위를 가볍게 누르며 마사지하면 이 성분들이 피부에 더 깊숙이 침투한다. 마치 니코틴 패치처럼 피부에 부착해 유효 성분을 전달하는 경피 패치와 유사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아무것도 묻어 있지 않은 ‘무쓸모’ 마스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복잡하고 기술적인 요소들이 접목된 ‘하이테크 마스크’인 셈. 드라이 마스크는 언제부터 이슈가 된 걸까? 놀랍게도 2016년 9월, 나네트 드 가스페(Nannette de Gaspé)라는 브랜드가 최초로 드라이 시트 마스크를 출시했다. 당시 셀프리지스 백화점에서도 물량이 전량 매진됐을 만큼 성공적인 론칭이었다. 2017년 3월엔 영국 브랜드 샬럿 틸버리에서 드라이 마스크를 대대적으로 선보였고 2018년 초엔 나네트 드 가스페가 좀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 미스 드 가스페(Miss de Gaspé)를 론칭하며 드라이 마스크를 다시 만들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트리시 맥에보이(Trish McEvoy)의 드라이 마스크 또한 절찬리 판매 중! 이렇듯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유튜버와 블로거들 사이에서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이 줄을 이었고 마스크 팩 하나에 30달러를 웃도는 고가임에도 반응이 뜨거웠다.

BENEFITS OF DRY MASK

1 사용이 편리하다 과도한 양의 에센스 때문에 얼굴이 끈적이거나 손목과 목에 에센스 액이 흘러내리던 불쾌한 경험은 이제 그만. 드라이 마스크는 손에 내용물이 묻을 걱정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양쪽 귀에 거는 훅이 내장돼 얼굴에 밀착과 고정이 잘되고, 마스크 시트가 미끌어지거나 얼굴에서 떨어질 일도 없다.

2 보습 지속력이 뛰어나다 “일반 시트 마스크는 주로 정제수와 글리세린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떼어내고 45분만 지나도 피부의 수분이 금세 증발하죠. 하지만 드라이 마스크는 워터 대신 활성 성분으로 마스크를 채워 사용 후 피부가 8시간 동안 촉촉합니다.” 드라이 마스크를 선보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샬럿 틸버리의 설명을 뒷받침하듯 실제로 드라이 마스크를 사용한 후 피부가 오랫동안 매끈하고 촉촉했다는 리뷰들이 줄을 잇는다.

3 안전하게 재사용이 가능하다 워터나 에센스를 함유한 시트 마스크는 한번 개봉하면 습한 환경으로 인해 박테리아가 생길 위험이 있지만, 드라이 마스크는 그런 걱정 없이 최소 3회에서 5회까지도 재사용할 수 있다. 사용 후 원래의 패키지에 밀봉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INSIDE OUT: DRY MASK
드라이 마스크의 기이한 모양과 독특한 안쪽 시트 면을 공개한다. 다소 우스운 형상이긴 하지만 효과만큼은 얕보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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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틸버리의 레볼루셔너리 인스턴트 매직 페이셜 드라이 시트 마스크. 2.3g 22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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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드 가스페의 안티폴루션 디톡싱 드라이 마스크. 1.34g 32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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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시 맥에보이의 인스턴트 솔루션스 드라이 마스크. 2.42g 29달러.

 

EDITOR’S COMMENT
이토록 충분히 매력적인 드라이 마스크를 실제로 사용해보면 어떨지 궁금하지 않나? 그래서 에디터가 나섰다. 피부 컨디션이 떨어질 때마다 습관적으로 마스크 팩을 찾는 에디터가 해외 직구를 통해 생애 최초 드라이 마스크를 사용해본 것.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는 없었다. ‘고농축 에센스나 앰플이 들어 있는 것도 아닌데 피부가 촉촉해질까?’ 하는 의심 반, ‘그래도 다들 좋다고 하니 궁금하네!’라는 호기심 반의 마음이었다. 퇴근 후 깨끗하게 세안한 얼굴에 마스크를 붙였다. 양쪽 귀에 마스크를 걸고 얼굴에 시트를 꼼꼼히 부착했다. 마스크 시트를 얼굴에 붙이면서 느낀 건 일반 마스크보다 시트가 훨씬 도톰하다는 것. 유효 성분이 날아갈 틈 없이 단단히 밀폐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마스크를 붙인 상태에서 손바닥으로 시트 위를 부드럽게 누르거나 손가락 끝으로 롤링하며 유효 성분이 흡수될 수 있게 마사지했다. 마사지하는 동안 특별한 느낌이 들진 않는다. 활성 성분이 피부에 침투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아니다. 15분이 지난 후 반신반의하며 마스크를 떼어냈다. 그리고 거울을 봤더니, 어라? 피부에 은은한 윤기가 돈다. 심지어 피부를 만졌을 때 마치 오일과 크림을 바른 듯 매끈하고 쫀쫀한 느낌인 데다 영양 성분이 모공 속까지 침투한 느낌이었다. 확실한 건 마감에 찌들어 있던 근래 나의 피부에서 느껴졌던 감촉과는 달랐다는 것. 집에 쌓여 있는 수많은 시트 마스크를 제치고 ‘계속 직구해서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러웠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도 아니고 자주 사용하기엔 가격대도 살짝 부담스럽지만, 에센스가 뚝뚝 떨어지던 기존의 마스크 팩이 불편했던 사람 혹은 새로운 마스크 팩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직구를 통해서라도 써볼 만하다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