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눈에 들어오는 영화 속 촬영지. 영화는 끝났지만 장소는 그대로인 특별한 촬영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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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캐슬 건물과 주차장.

<플로리다 프로젝트> 미국 플로리다 매직 캐슬 인&스위트

생계를 이을 수단이 없는 미혼모 ‘핼리’와 그녀의 딸 ‘무니’는 디즈니랜드 건너편에 위치한 모텔 ‘매직 캐슬’에 장기 투숙 중이다. 매직 캐슬 안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매니저 ‘바비’는 영화 속에서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을 보호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이 매직 캐슬에서의 일상과 삶의 희망을 아름답게 담아낸다. 낡은 내부와 보라색 외벽으로 이뤄진 이 모텔은 플로리다 키시미에서 실제로 운영 중인 곳이다. 무니와 또래 친구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던 파스텔톤 건물의 입구, 주차장 등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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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군 우보면에 위치한 혜원의 집.

<리틀 포레스트> 경북 군위군 우보면

농촌에서 자급자족하는 모습을 계절의 변화와 함께 담은 동명의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에 순응하며 공존하는 방식을 전하는 영화이기에 촬영지에 관심이 높았다. 극 중 ‘혜원’의 집은 경북 군위군 우보면의 한 마을회관 근처에 자리한 평화로운 시골집이다. 촬영지에 들어서면 담장 너머로 보이는 풍경, 앞뜰과 뒤뜰, 혜원의 요리에 쓰인 양념을 담은 병들, 곶감이 달렸던 처마 밑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혜원이 집으로 가기 위해 도착한 화본역, 읍내의 역전상회를 둘러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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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의 서막을 알리는 쿠바 아바나 센트럴 파크.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쿠바 아바나

<분노의 질주> 시리즈 제8편 역시 화려한 레이싱이 볼거리를 전하는데, 이번 배경은 쿠바다. 수도 아바나의 센트럴 파크에서 출발해 카피톨리오(국회의사당) 등 구시가지 곳곳을 보여주는데, 쿠바 특유의 형형색색 건물과 수십 년 된 클래식 카, 그리고 흥이 넘치는 분위기가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레이싱의 도착점 말레콘은 방파제라는 뜻으로, 카리브해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시간당 30달러를 지불하면 올드카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랑한 칵테일 모히토도 꼭 맛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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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얌부나트 사원의 스투파.

<닥터 스트레인지> 네팔 카트만두

신경외과 전문의 닥터 스트레인지는 교통사고로 손을 크게 다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치료를 목적으로 네팔로 향한다. 런던, 홍콩, 뉴욕 등 다른 차원의 공간을 여럿 보여주지만, 그중 배경으로 등장하는 카트만두의 파탄 두르바르 광장이 가장 이국적이다. 네팔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건물들로 가득하며,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평화로움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종교적인 도시답게 파슈파티나트 사원, 스와얌부나트 사원 등 여러 유적지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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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 성당 옆 카페에 앉아 있는 올리버와 엘리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탈리아 크레마

이탈리아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킨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어느 여름,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부임한 올리버와 사랑에 빠진 열일곱 소년 엘리오의 감정을 담아냈다. 소설을 각색했지만 영화는 원작 속 해안가 마을 리구리아가 아닌 평야의 크레마 지방을 배경으로 했다. 밀라노에서 기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크레마는 한두 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소년과 청년의 추억이 곳곳에 서려 있는데, 그들이 앉아 이야기하던 크레마 성당 근처 카페, 카페 옆 신문 가게, 자전거를 타던 길목 등이 있다. 조금 더 근교로 나가면 그들이 수영을 한 리첸고, 피아베 동상이 있는 판디노에도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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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보드를 타고 아이슬란드의 93번 국도를 달리고 있는 월터 미티.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아이슬란드 93번 국도

세상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포토에디터 월터는 잡지사 <라이프>에서 16년째 근무 중이다. 잡지의 폐간이 결정되면서 그는 마지막 호 표지 사진을 위해 사진작가 숀의 행방을 찾아 떠난다. 특히, 월터가 아이들로부터 얻은 롱보드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아이슬란드 여행을 꿈꾸게 했다. 에이일스타디르에서 세이디스피오르로 가는 93번 국도를 달리며 구푸포스 폭포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 요소다. 영화 속 호텔 알단도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다. 영화에 등장한 그린란드, 히말라야 또한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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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라가이케 역.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일본 교토 다카라가이케 역

영화 속에서 스무 살의 타카토시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에미에게 한눈에 반해 고백을 하는데, 그 장소가 바로 다카라가이케 역이다. 마음이 통한 둘은 데이트를 시작하지만, 에미는 종종 알 수 없는 눈물을 보인다. 이들의 시간이 역방향으로 흐른다는 영화 속 장치 때문이다. 첫 만남이 에미에겐 마지막 날인 셈이었던 것. 이 영화를 보고 다카라가이케 역을 방문한다면 그 역에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시작과 끝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근처에 다카라가이케 공원,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사라사 니시진 카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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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도쿄 신주쿠 교엔의 풍경.

<언어의 정원> 도쿄 신주쿠 교엔

<초속 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의 또 다른 작품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구두 디자인을 꿈꾸는 학생 타카오와 선생님 유키노는 정원으로 향한다. 현실로부터의 도피처라는 의미를 지닌 정원은 이들에게 만남과 치유의 장소가 된다. 선생과 학생이라는 신분을 사이에 두고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 영화 속에서 유키노는 초콜릿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데, 실제로는 주류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기 때문에 소지할 수 없다. 신주쿠 교엔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정자뿐만 아니라 실제 자연을 그대로 담아 애니메이션 속에서 완벽히 재현해놓은 것이 놀랍다. 공원은 JR신주쿠 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다. 일본식, 프랑스식, 영국식 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