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가족과 사는 것도 아닌 그 애매한 어딘가에서 동거인들이 말한다. 함께 살아서 좋은 점과 불편한 점에 대해, 그리고 갈등을 마주하는 법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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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두 명과 플랫메이트

김보나(동거 10년 차) 함께 살게 된 이유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들이 대학을 서울로 오면서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다. 19살의 나이에 서울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들이 모여 결국에는 한 지붕 아래 살게 되었고, 어느덧 올해로 동거 10년째를 맞았다.

함께 살아서 좋은 점 제일 큰 장점은 경제적인 부분이다. 한두 평 남짓의 고시원에서도 지내봤지만, 그보다 훨씬 더 저렴한 금액으로 방 2개, 3개가 있는 넓은 공간의 쾌적한 환경에서 산다는 것이 가장 좋다. (자취를 하는 사람을 수없이 만나봤지만 내 월세가 가장 저렴하다고 자부한다.) 또 한 가지는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일로 지쳐 술 한잔하고 싶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집에 가면 나와 함께할 동거인들이 있다는 것이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함께 살아서 불편한 점 주변 사람에게 여럿이 한집에 산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듣는 말이 “화장실은 어떻게 사용해?”다. 다행스럽게도 같이 사는 동거인들의 출근 시간이 조금씩 달라 서로 10~15분의 시간 차를 두고 기상하다 보면 화장실 문제로 다툴 일이 전혀 없다. 처음 동거를 시작했을 때는 다 같이 잠자는 방과 옷방으로 나눠 생활하다 보니 개인 공간이 전혀 없다는 점이 조금은 불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모두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더 큰 집으로 이사하게 되었고, 각자 방을 가지면서 개인 공간에 대한 열망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갈등이 생기는 상황 정리를 하지 않았을 때가 갈등이 가장 잦게 일어난다. 집이 더러울 때는 누군가가 모두에게 톡을 보내 다 같이 청소를 하자고 권하거나 특정 누군가에게 청소를 해주길 부탁한다.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법 나 같은 경우는 둘이서 같이 산 게 아니라 셋, 넷이서 같이 살게 된, 조금 특이한 동거였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이 다퉜을 때 불편해할 다른 동거인을 생각하면 저절로 갈등을 만들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생긴다면 최대한 언성을 높이지 않고 대화로 풀어나가려고 노력한다. 단둘이 조용한 술집에서 술을 한잔한다거나, 다 같이 나가서 거하게 술을 마시며 훌훌 털어버린다. 지금 다퉜다고 다시 안 볼 건 아니니까.

이상적인 동거인의 조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과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것. 동거인의 사생활에 대해 지나치게 관심을 갖거나 귀가 시간에 대해 간섭하다 보면 결국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거나 다툼이 발생한다. 그리고 나와 맞지 않는 취향일지라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불필요한 다툼을 줄일 수 있다. 무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가끔은 무관심이 약이 될 때가 있다.

좋은 룸메이트를 구하는 법 너무 친한 사람과 편하다는 이유로 덜컥 동거를 하게 되면, 두 번 다시 안 보는 사이가 될 수 있다. 상대방의 성격은 기본이고 라이프스타일과 직업, 성향 등을 꼼꼼히 파악해서 룸메이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 한 명과 플랫메이트

황혜진(동거 2년 차) 함께 살게 된 이유 회사와 가깝다는 이유 하나로 월세가 어마어마한 강남에서 첫 자취를 시작했다. 혼자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집값 때문에 회사 동료와 함께 살았다. 계약 1년 후 룸메이트의 예정된 해외 출국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길 건너편에 함께 살고 있던 중학교 동창들 중 한 명이 갑작스레 결혼하게 되면서 방 하나가 비워졌다. 이때다 싶어 고민도 없이 빈 방을 잡아 함께 살게 됐다.

함께 살아서 좋은 점 배달음식 금액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음식을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웃음) 요즘처럼 개인 간의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대단한 게 아니더라도 앞뒤 재지 않고 시시콜콜하게 즐거운 일이나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이 좋다. 특히,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또 다른 나의 가족, 나의 편이 생긴 느낌이라 든든하다.

함께 살아서 불편한 점 서로 빨래해야 할 시점이 맞물릴 때 불편하다. 각자 빨래를 따로 하는데 빨래건조대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이어서 한 번에 한 사람만 빨래를 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있다. 그리고 나는 회사원이고 친구는 스타일리스트이기 때문에 라이프 사이클이 맞지 않아서 발생하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미안하게도 주로 아침에 잠이 드는 친구에게 출근 준비를 하면서 샤워 소리, 드라이 소리, 노래 소리 등 각양각색의 소음을 제공한다. 아마 친구가 이 점을 불편해할 것 같다.

갈등이 생기는 상황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라이프 사이클이 맞지 않을 때 갈등이 생긴다. 나는 놀고 싶지만 친구는 쉬고 싶을 때 혹은 그 반대일 때 약간의 갈등이 생긴다.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법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도 함께 사는 친구와 개인적인 견해로 여러 번 싸웠다. 투표를 비롯한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안 맞고, 워낙 어릴 때부터 알던 친구라 서로 자존심을 건드린 적이 몇 번 있다.

이상적인 동거인의 조건 깔끔함이다. 요즘 들어 집에서의 휴식, 행복을 중요시하게 됐는데 일단 집이 쾌적해야 위 두 가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좋은 룸메이트를 구하는 법 사람마다 너무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룸메이트 구하는 법을 하나로 정의할 순 없겠지만, 꼭 체크해야 할 소양으로는 이해심과 배려심을 꼽겠다. 두 가지만 가지고 있다면 문제없는 동거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셰어하우스에 사는 중

정영신(셰어하우스 거주 5개월 차) 셰어하우스에 살게 된 이유 지인이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어 고려해보게 되었다. 방은 따로 있고 공용 공간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 한 방에서 다른 사람과 사는 것이 처음엔 낯설었다. 그리고 이전에는 고시원에서 살거나 하숙을 해서 보증금과 공과금이 없었고 월세도 훨씬 저렴했는데 셰어하우스는 보증금과 공과금을 내야 했다. 그런 점에서 고민이 되었지만 연남동이라는 위치와 셰어하우스의 시설을 따져봤을 때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라고 생각해 입주를 결정하게 되었다.

함께 살아서 좋은 점 외롭거나 무섭지 않다는 것.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 혼자인 게 외롭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여러 사람과 부대끼고 사는 게 위로가 된다. 그리고 혼자 살면 마주할 수 있는 무서운 상황들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와 가까운 좋은 위치와 훌륭한 시설을 고려해봤을 때, 가격이 마음에 든다.

함께 살아서 불편한 점 생활 패턴이 다르면 불을 켜고 끄는 거나 방을 왔다 갔다 하는 사소한 문제도 조심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부분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상대방이 불편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또 물품을 같이 사용할 경우, 빨리 닳거나 고장이 잘 나서 불편하다.

갈등이 생기는 상황 냉장고를 쓰다가 실수로 다른 사람 것을 내 것인 줄 착각했을 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꽤 예민한 문제다. 내가 먹으려고 남겨놓은 것을 가족이 먹었을 때의 그 허탈한 기분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밤 늦게 세탁기 돌리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방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 갈등이 생긴다.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법 룸메이트끼리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누거나 집주인이 나서서 중재를 한다. 오히려 제 삼자를 끼는 게 합리적인 해결에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서로 감정을 다치지 않고도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상대가 불편해하는 것 같으면 진지하게 물어보고, 혹시 불편한 게 있으면 편하게 말하라고 이야기한다.

이상적인 동거인의 조건 소리나 정리정돈에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은 사람. 공과금을 과하게 아끼지 않는 사람. 룸메이트와의 대화에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쨌든 같은 지붕 아래서 사니까 오며 가며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고, 공용 공간을 잘 치울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좋은 셰어하우스를 구하는 법 컴앤스테이 같은 셰어하우스 검색 포털을 이용해볼 것. 그리고 집주인에게 집에서 지켜야 할 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듣고, 나와 라이프스타일이 맞을지 확인할 것. 마지막으로 입주 전에 꼭 한 번은 대낮에 방을 보러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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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입주 체크리스트

셰어하우스 전문 포털 컴앤스테이에서 입주 전 꼭 확인해야 할 유의사항에 대해 확인해봤다.

1 내가 원하는 서비스와 시설 체크하기 셰어하우스는 침대, 책상 등의 가구와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 제품은 물론이고 주방용 조리도구와 침구류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대부분 제공하고 있지만 모든 셰어하우스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휴지나 세제 등 소모성 생필품까지 모두 제공하는 셰어하우스도 있고, TV나 정수기가 없는 셰어하우스도 있다. 운영사에 따라 하우스 시설 및 서비스, 관리 방식 등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

2 운영자 스타일 파악하기 하우스 운영 및 관리를 책임지는 운영사 및 담당자의 스타일을 알아볼 것. 여러 명이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운영자의 시설 및 입주자 관리가 중요하다. 셰어하우스의 관리자가 하우스에서 일어나는 전반적인 일들을 제때 파악하고 공식적인 조치를 취해주어야 입주자 간의 갈등이나 불만 없이 하우스 내의 질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하우스 내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 어떠한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지, 또 하우스는 한 달에 몇 회 정도 방문해 관리하는지 확인할 것. 또 하우스 입주자들 간 지켜야 할 규칙이나 생활하는 데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체크해야 한다.

3 입주 계약서 확인하기 셰어하우스는 타인과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공동 주거 형태지만, 원룸이나 오피스텔과 마찬가지로 운영자와 입주자 간에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입주비용은 보증금과 선월세 정도이며 매월 월세와 관리비를 지불하게 된다. 다만 운영사에 따라 입주 수수료를 청구하는 곳도 있고 관리비로 고정 금액을 청구하거나 월간 사용료를 입주자 수에 맞춰 1/n하는 곳도 있으니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 또 기본 계약기간을 3~6개월로 정해놓고 있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중간에 퇴실할 경우, 거주할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거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등 셰어하우스마다 다양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으니 이 부분도 체크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