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스마트폰이 내뿜는 파란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대체 블루라이트는 무엇이고 어떤 문제를 일으키며, 어떻게 해야 차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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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이트가 뭐길래

스스로에게 한번 질문해보자. ‘스마트폰과 컴퓨터, TV 없이 살 수 있는가?’ 아마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답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TV없이 사느니 차라리 식사를 거르겠다고 하는 사람까지 있을지 모른다. 문제는 매일 달고 사는 이러한 영상 기기가 하나같이 LED 디스플레이 장치와 LED 조명을 통해 ‘빛을 내뿜는다’는 데 있다. 매일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는 동안 우리 눈은 지속적으로 청색빛에 노출되고 있다.

블루라이트란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 TV 등의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380~550nm의 가시광선을 말한다. 블루라이트는 가시광선 중에서도 가장 파장이 짧고, 강한 에너지를 지녔다. 동물 실험 결과 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눈이 노출되면 망막과 수정체의 활성산소가 증가해 시세포가 파괴되고 망막변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블루라이트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 연구는 아직 없다. 이 때문에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의 이인식 원장은 블루라이트가 사람의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앞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전한다. “정확히 연구된 바가 없기 때문에 청색광이 반드시 사람 눈에 질환을 유발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워요. 다만 블루라이트는 각막과 수정체에 흡수되지 않고 눈 속 깊이까지 침투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망막기관이 산화되고 노안이 앞당겨질 수 있죠. 또한 청색광을 비롯한 단파장은 먼지 같은 대기 중의 입자와 부딪혀 빛을 산란시키곤 해요. 블루라이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눈 속의 초점 조절을 담당하는 모양체근이 초점을 맞추려고 계속 움직이면서 눈의 피로도가 증가하죠. 눈부심, 어른거림, 근시, 사시, 안구건조증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블루라이트는 모두 나쁜 것일까? 물론 아니다. 햇빛으로부터 나오는 이로운 파장의 블루라이트는 낮과 밤의 생체리듬을 유지시켜 숙면을 취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하지만 영상 기기와 형광등, LED 조명 등에서 나오는 유해파장의 블루라이트는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수면의 질과 생체리듬까지 흐트러트린다. 책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호르몬이 만든다>의 저자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안철우 교수는 ‘현대인들이 다양한 수면장애를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불빛, 그중에서도 블루라이트 때문’이라고 전한다. 블루라이트가 생체시계를 교란시키고 수면을 관장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정상적인 분비를 방해해 수면 장애를 겪게 한다는 것이다. 망막이 블루라이트에 자극받으면 우리 뇌는 밤을 낮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멜라토닌의 분비를 줄이고 몸을 각성시킨다. 잠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본다면? 당연히 잠이 잘 오지 않을 뿐 아니라 체내 시계가 뒤처져 바이오리듬이 어긋나게 된다.

굿바이 블루라이트!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과 생체리듬, 수면의 질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면서도,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멀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눈의 피로와 안구건조 증세를 줄이기 위해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이나 블루라이트 차단 앱을 사용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필름이나 앱을 사용하면 모니터로 색을 구별하는 데 지장이 있을 것 같아 금세 포기했다. 그러던 중 미용만화 작가 ‘된다’의 웹툰 <편안함의 신세계!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통해 청색광 차단 안경을 알게 되었다.

청색광 차단 안경은 빛을 비추면 약간의 푸른빛을 띠는 렌즈를 사용한 안경이다. 대부분이 안경 렌즈 내면에 코팅을 입혀 블루라이트의 반사광으로 인해 발생하는 눈부심 현상과 빛이 눈으로 입사되는 현상을 줄여준다. 웹툰 작가 된다 역시 한때 에디터와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고 전한다. “평소 컴퓨터 작업과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탓에 눈이 너무 피로해 마치 눈알이 빠질 것 같았어요. 안약도, 눈 세척액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아 눈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 싶어 안과에도 가봤는데 늘 별 이상이 없다는 말뿐이었죠. 청색광 차단 필름을 사용해볼까도 생각했지만, 모니터의 정확한 색 구현이 힘들 것 같아 망설여졌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결국 청색광 차단 안경을 맞추게 되었죠. 처음 착용했을 땐 효과가 있는지 긴가민가했지만, 사용할수록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해도 눈이 정말 편안하더라고요.” 된다 작가의 말을 듣자 당장 청색광 차단 안경을 맞추러 가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안경 색이 선글라스처럼 보이진 않을까? 안경을 쓰면 색 구별이 힘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생겨났다. “많은 분들이 안경 렌즈가 너무 샛노랗지 않을까 걱정하시더라고요. 물론 묘한 노란빛을 띠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만화 <짱구는 못말려> 속 원장 선생님의 안경처럼 샛노란색은 아니에요. 꾸준히 사용했더니 아주 중요하게 색을 감별해야 하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그림 그리는 직업을 가진 저 같은 사람도 색을 구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고요.” 결국 그 길로 바로 안경을 맞추러 갔다.

색을 정확히 구별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렌즈는 청색광 차단 렌즈 중에서도 누런 기가 가장 적은 반사형을 선택했다. 약 2주간 컴퓨터와 TV, 스마트폰을 할 때마다 꾸준히 착용해본 결과는? 한마디로 확실히 눈이 편안했다. 이전에는 컴퓨터로 원고를 쓸 때마다 늘 눈이 너무 뻑뻑해 일부러 눈을 꿈뻑거리곤 했는데, 청색광 차단 안경을 쓰고부터는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해도 눈이 뻑뻑하거나 건조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 안경을 착용한 후론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며 건조한 눈을 비비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일상생활에서 색 구별을 할 때도 별 지장이 없었다. 함께 안경을 맞춘 동료 역시 만족하는 눈치였다.

“모두가 청색광 차단 안경이 필요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평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 정확한 색 구별이 중요하지 않아서 스마트폰용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으로도 충분한 사람은 굳이 청색광 차단 안경을 맞출 필요는 없죠. 하지만 저처럼 빛에 취약하거나 눈이 아파 인공눈물과 안약을 달고 사는 사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청색광 차단 안경을 적극 추천해요.” 된다 작가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청색광 차단 안경은 실제로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걸까? 이인석 원장은 차단 안경을 사용하면 스마트폰 사용 시 눈의 피로가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과 안경은 청색광으로부터 눈을 보호해 눈과 몸에 전해지는 부담을 줄여줘요. 특히 황반변성이나 백내장 등의 노인성 안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차단 안경을 쓰면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되죠.” 하지만 청색광 차단 안경을 사용한다고 해서 전자 기기로부터 나오는 모든 유해 인자를 차단할 수는 없다. 특히 심한 난시나 눈 내부 시신경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청색광 차단 안경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이인석 원장의 조언이다.

만약 내일 당장 산속에 들어가 현대문물과 단절하고 살 예정이라면? 블루라이트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가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인들은 일상 속에서 블루라이트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블루라이트로부터 소중한 눈과 몸을 지키길 원한다면, 매일의 사소한 습관부터 개선해보자.

 


블루라이트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생활 습관

1 디지털 기기 사용 줄이기
블루라이트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첫걸음은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것과 평소 모니터, TV 등의 전자기기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너무 가까이에서 보는 습관도 좋지 않다. 부득이 근거리에서 오랜 시간 블루라이트에 노출되었다면, 창밖의 산이나 원거리의 건물 등을 바라보며 눈을 쉬게 한다.

2 컴퓨터 사용 시 50분 일한 뒤 10분씩 휴식하는 습관 갖기
컴퓨터에 집중하다 보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평소보다 30% 이하로 줄어 눈물 증발량이 증가하고, 눈이 뻑뻑해지는 안구건조 증세가 나타난다. 전자 기기를 사용할 때는 50분 사용 후 10분 정도 먼 곳을 보면서 눈을 쉬게 한다. 오랜 시간 모니터를 봐야 할 경우엔 눈을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여 건조증상을 완화한다.

3 어두운 곳에서 영상 기기 사용하지 않기 
어두운 곳에서 TV나 컴퓨터를 사용하면 평소보다 많은 양의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활성산소는 눈의 정상세포를 파괴하고 노안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평소 어두운 곳에서의 영상 기기 사용을 삼가고 TV나 컴퓨터 모니터는 밝은 곳에 둔다.

4 적정 조명 유지하기 
전체 조명은 간접 조명을, 부분 조명은 직접 조명을 설치한다. 눈이 편안함을 느끼는 간접 조명의 조도는 100~200룩스, 직접 조명의 조도는 400~700룩스 정도이다. 스탠드 같은 직접 조명은 눈이 빛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갓을 씌워 사용한다.

5 활성산소 억제를 돕는 영양소 섭취하기 
눈을 구성하는 영양소를 꾸준히 섭취하면 블루라이트로 인해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항산화 기능이 탁월한 아스타잔틴이나 활성산소를 흡수하고 황반색소의 밀도를 유지시키는 루테인 등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