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징 메이크업을 한여름에만 하라는 법, 어디에도 없다. 구릿빛 태닝 피부의 동의어였던 브론징 메이크업이 쌀쌀한 계절, 얼굴에 온기를 더해줄 조력자로 거듭나고 있다. 가을 브론징 블러셔 레슨.

 

골드 체인 이어링은 앤아더스토리즈(&Other Stories), 블랙 초커는 에디터 소장품.

골드 체인 이어링은 앤아더스토리즈(&Other Stories), 블랙 초커는 에디터 소장품.

 

“틀에 박힌 공식만을 따를 필요는 없어요. 반전의 묘미를 터득하면 훨씬 더 풍성하고 세련된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죠”. 메이크업 고수들이 인터뷰 말미에 입을 모아 강조하는 메이크업 팁은 ‘반전의 묘미’다. 특히 사계절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요즘, 계절에 얽매인 시즌 메이크업을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얘기. 브론징 메이크업이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반짝이는 구릿빛 피부와 짝꿍을 이루던 브론징 메이크업이 코끝이 차가워지는 계절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줄 반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가을에 어울리는 브론징 컬러가 따로 있냐고? 천만의 말씀! 지난여름 화장대 위에 놓여 있던 브론징 블러셔나 하이라이터 하나면 충분하다“.똑같은 브론징 블러셔라도 베이스 톤만 살짝 바꿔주면 전혀 다른 셰이드로 변신하죠. 가지고 있는 블러셔를 그대로 활용해주세요.” 나스 교육팀 임소연 차장은 현재 화장대 위에 놓인 제품만으로도 여름 브론징 메이크업과 180도 다른 가을용 브론징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내 피부톤보다 2톤 정도 어두운 스틱 파운데이션이나 여름에 사용했던 브론저 제품으로 옆 광대뼈에 음영을 넣고, 그 위에 즐겨 사용하는 피치나 핑크 톤의 블러셔를 덧발라주세요. 자연스럽게 두 컬러가 겹쳐지면서 여름의 브론징 메이크업과는 사뭇 다른 자연스러우면서도 그윽한 음영을 줄 수 있죠. 이렇게 하면 얼굴의 붉은 기를 커버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자원은 베이스 메이크업과의 매치를 확인해보라고 당부한다. “광택이 지나친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그야말로 한여름의 글래머러스한 브론징 메이크업으로 흘러가게 되죠. 세미 매트 정도의 베이스 메이크업이 가을 브론징 룩에는 더 어울립니다. 매트한 피부와 광택 있는 브론징 블러셔의 대비가 짜릿하면서도 로맨틱한 무드를 만들어줄 거예요.” 브론징 블러셔는 앞 광대뼈를 기준으로 깊은 사선을 그려 넣듯 터치해주고, 브러시에 묻은 남은 양으로는 눈두덩을 가볍게 쓸어주도록. 메이크업 마지막에 루스 파우더로 콧방울이나 턱, 이마 등 번들거리기 쉬운 곳을 한 번씩 눌러주는 것도 잊지 말자. 얼굴 곳곳에 따뜻한 브론징 음영을 채우는 가을 브론징 메이크업을 쉽고, 빠르게 완성할 수 있다.

가을 브론징 블러셔의 마지막 팁은 최대한 ‘멀리, 크게 보라!’는 것이다. 메이크업포에버 교육팀 김현경 대리는 거울에 빠져들 것처럼 코앞에서 메이크업을 하다가는 한여름에 보던 구릿빛 태닝 피부를 피하기 힘들다고 경고한다. “거울을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브론징 컬러가 강해져도 눈치 채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얼굴 전체가 다 보일 만큼 거울과 멀리 떨어져서 서서히 터치해줘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성급함과 욕심은 금물. 바르기 전 브러시를 가볍게 털어 소량씩만 발라도 브론징 컬러의 강력한 임팩트는 충분히 표현된다. 두 뺨에 물들이듯 천천히, 반복해서 레이어링하도록. 올가을, 브론징 블러셔가 지닌 반전의 묘미를 한껏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