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하면 서로 둘러앉아 자장면 그릇을 덮은 랩을 벗기는 장면부터 떠오르나? 하지만 오늘의 배달 음식은 맛있고 또한 멋스럽다. 장안의 화제인 네 곳의 배달 서비스로 차린 네 개의 식탁.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페이장 브레통의 포켓버터, 노아베이커리의 파리의 연인 빵, 조단스 크리스피 레이즌 그래놀라, 동물복지유정란과 존쿡 델리미트의 칠면조 햄, 카페진정성의 밀크티, 유애래의 그릭 요거트. 그릇과 에스프레소 잔은 모두 덴비.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페이장 브레통의 포켓버터, 노아베이커리의 파리의 연인 빵, 조단스 크리스피 레이즌 그래놀라, 동물복지유정란과 존쿡 델리미트의 칠면조 햄, 카페진정성의 밀크티, 유애래의 그릭 요거트. 그릇과 에스프레소 잔은 모두 덴비.

| 마켓컬리 |
마켓컬리(kurly.com)는 독립 서점처럼 까다로운 큐레이션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온라인 푸드마켓이다. 맛있는 음식이 삶의 행복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끼리 뜻을 합쳐 만든 팀으로, 깐깐한 소비자의 취향을 보여준다. 조리가 필요 없는 식품부터 반조리 식품, 달걀과 닭고기 같은 식재료와 각종 소스, 지역과 동네에서 사랑받는 작은 가게, 시골에서 자부심을 갖고 키워내는 산지 직송 식품 등으로 구성된다.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까지 모두 행복하고 맛있는 삶을 살자는 것이 마켓컬리의 모토다. 마켓컬리로 아침 식사를 준비해보기로 했다. 먼저 압구정동에 본점을 둔 노아베이커리의 파리의 연인 빵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바게트를 변형한 것으로 크랜베리와 카망베르 치즈, 마카다미아 너츠 등을 듬뿍 넣은 빵이다. 마켓컬리에서는 몽상클레르, 우드앤브릭, 비스떼카, 타르틴 등 유명 빵집의 빵과 디저트를 주문할 수 있는데, 주문 가능한 요일이 지정된 경우가 많고 품절되는 경우가 잦아 미리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어서 작게 포장된 버터, 조단스의 그래놀라와 동물복지유정란, 존쿡 델리미트의 칠면조 햄을 주문했다. 다음으로 고심한 것은 음료다. 커피와 우유, 주스, 요거트 등의 다양한 음료가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그중에서도 김포에서 밀크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는 카페진정성의 밀크티와 친환경 유제품 브랜드 유애래의 그릭 요거트를 주문했다. 바로 이런 게 마켓컬리의 강점이 아닐까 하면서. 마켓컬리는 저녁 6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에 배송하는 ‘새벽 배송’을 실시한다. 이 새벽 배송을 위해 주소를 넣을 때 공동현관 비밀번호 기입은 필수다. 아침, 현관문을 열었을 때 마켓컬리의 박스가 놓여 있었고, 나는 호텔 조식 부럽지 않은 아침 식사를 차릴 수 있었다.

 

우버이츠 앱으로 주문한 라망 드 셰프 레스토랑의 오징어 샐러드, 살치살 스테이크. 삐아프의 4구 초콜릿 봉봉, 10구 초콜릿 봉봉. 그릇은 모두 덴비.

우버이츠 앱으로 주문한 라망 드 셰프 레스토랑의 오징어 샐러드, 살치살 스테이크. 삐아프의 4구 초콜릿 봉봉, 10구 초콜릿 봉봉. 그릇은 모두 덴비.

| 우버이츠 |
낯선 도시에서 발 노릇을 톡톡히 해주는 우버. 취리히, 런던, 파리는 물론 방콕에서까지 우버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하지만 다들 아는 ‘어른들의 사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우버가 아닌 우버이츠(Ubereats)가 정식 출범했다. “글로벌 앱인 우버이츠는 2015년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 세계 28개국 100여 개 도시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특히 멜버른과 도쿄는 우버이츠가 가장 활성화된 도시로, 도쿄의 경우 몇 백엔짜리 간단한 음식부터 미슐렝 별점을 받은 수백 달러짜리 고급 음식까지 다양하게 엄선된 메뉴를 맛볼 수 있습니다.” 우버이츠 최유미 매니저의 말이다. 가장 솔깃한 지점은 최저 주문 금액이 없다는 것. 때문에 혼자서도 먹고 싶은 메뉴를 마음껏, 1인분만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험 삼아 머시 주스를 주문해보았는데, 주스 한 병도 배달되는 것을 확인! ‘우버이츠’라는 가능성에 주목한 레스토랑 파트너가 많은 것 또한 장점이다. 기존에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던 레스토랑 등이 우버이츠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시에 누구나 자유롭게 ‘배달 파트너’가 될 수 있는데 배달 차량이 없어도 모터바이크나 자전거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자유롭게 배달 아르바이트가 가능하다. “서울에서는 무려 60% 이상의 레스토랑 파트너들이 우버이츠로 배달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또 포인트-투-포인트 배달 서비스, 즉 1명의 배달 파트너가 다수의 배달을 처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1건의 주문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우버이츠의 앱을 열어보면, 한번쯤 들어본 레스토랑부터 인근 동네 주민들의 맛집까지 다양한 레스토랑이 줄지어 침샘을 자극한다. 지난 8월 서울에서 공식 출범한 우버이츠는 현재 강남구, 이태원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며 점차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당분간 출범을 기념해 배달료가 무료다.

 

플레이팅 앱으로 주문한 몽골리안 비프, 데리야키 치킨 벤토, 치미추리 부채살 스테이크.

플레이팅 앱으로 주문한 몽골리안 비프, 데리야키 치킨 벤토, 치미추리 부채살 스테이크.

| 플레이팅 |
연예인이 등장하는 화보 촬영장의 음식은 까다롭다. 햄버거와 피자면 다 좋은 한창때의 소년이 아니라면, 맛은 물론 칼로리, 음식의 담음새까지 꼼꼼하게 따진다. 음식은 그 촬영장의 분위기를 좌우하기도 하니까. 요즘 촬영장에서 애용하는 업체는 플레이팅(plating.co.kr)으로, ‘모바일 비스트로’를 표방한다. “일반적인 음식 배달 서비스는 선주문 후조리 형태로 주문과 동시에 조리하여 배달이 진행되는데, 사실 아무리 전문 셰프가 정성스럽게 좋은 재료로 요리를 했다 하여도 배달되는 과정에서 20~30분을 도로에서 소요하게 된다면 갓 조리한 요리의 제대로 된 맛을 고객님의 문 앞까지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모든 메뉴를 전자레인지 조리에 최적화된 레시피로 만들었죠.” 플레이팅 이원철 대표의 말이다. 도시락 형태로 당일 점심과 저녁 또는 새벽 배송으로 배달되고, 데워 먹기만 하면 된다. 도시락 배달 음식 서비스가 한둘은 아니지만, 플레이팅은 ‘셰프의 한 수’가 보인다. “플레이팅 메뉴 개발의 가장 큰 중심은 ‘메뉴가 가진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보완해줄 수 있는 좋은 식재료를 발견하여 레시피로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원철 대표의 말처럼 소스는 향신료를 아낌없이 사용해 맛과 향이 풍부하고, 곁들인 채소를 먹으면, 당근은 당근대로, 양파는 양파대로 딱 적당하게 조리되어 있다. 된장 제육의 경우에는 기름진 맛을 덜기 위해 케이퍼를 넣고, 일본식 덮밥에는 김퓨레 등으로 색다른 풍미를 더한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5천 개의 리뷰가 달린 ‘멕시칸 부리토 볼’, ‘치미추리 부채살 스테이크’. 멕시칸 치폴레 소스의 감칠맛과 직접 구운 부채살의 풍미, 그 위로 수북이 얹은 신선한 야채와 아보카도가 어우러진 메뉴다. 현재 강남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며, 9월 중순부터 마포구에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프렙으로 주문한 돼지 안심 스테이크 재료와 직접 조리해 완성한 앤초비 오일 파스타. 2인분 기준으로 배달된다. 그릇과 컵, 테이블 매트, 코스터는 모두 이딸라.

프렙으로 주문한 돼지 안심 스테이크 재료와 직접 조리해 완성한 앤초비 오일 파스타. 2인분 기준으로 배달된다. 그릇과 컵, 테이블 매트, 코스터는 모두 이딸라.

| 프렙 |
도산공원의 터줏대감인 그랑씨엘과 마이쏭의 이송희 셰프가 시작한 프렙(prepbox.co.kr)은 서비스 2년 차에 돌입했다. 프렙은 정량의 식재료를 직접 개발한 레시피와 함께 배송하는 서비스. 요리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한번에 오기 때문에, 다른 재료를 더할 필요 없이 즉시 조리만 완료하면 된다. 소금과 후추, 올리브 오일과 같은 기본 재료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기에 캠핑이나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펜션 등에서도 바로 요리할 수 있다. 이번에 주문한 메뉴는 그랑씨엘의 대표 메뉴이자 프렙의 대표 메뉴가 된 앤초비 오일 파스타와 돼지 안심 스테이크. 재료는 2인 기준으로, 큼지막하게 인쇄된 레시피 카드가 동봉되어 있다. 레시피 카드로 부족하다면 웹사이트에서 조리 과정 동영상을 확인할 수도 있다.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전기 플레이트, 냄비, 프라이팬, 도마와 칼을 준비했는데, 프렙을 요리하는 데 필요한 건 그것뿐이었다. 앤초비 오일 파스타의 경우 통마늘을 편으로 썰고, 이탤리언 파슬리를 적당히 써는 것만으로 조리 준비는 완료. 동봉된 올리브 오일에 마늘을 노릇해질 때까지 볶고, 삶은 파스타 면에 앤초비 오일 소스를 투하. 자글자글하게 볶는 동안 스튜디오에는 낯선 음식의 향기가 고소하게 피어났고, 마지막에 이탤리언 파슬리를 얹는 것으로 모든 요리가 끝났다. 촬영하는 동안 다소 식긴 했지만, 모두가 달라붙어 맛을 보았다. 레스토랑에서 먹은 바로 그 맛이었다. 프렙은 서울경기인천 대부분 지역에서 서비스되며, 자세한 서비스 지역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이탤리언 메뉴. 일본식 냉우동 등 아시안 메뉴, 소고기 콩나물밥, 차돌버섯찜 등 한식 메뉴, 맥앤치즈 등 아메리칸 메뉴처럼 다양한 음식을 배달하고 있으며, 요리에 필요한 소스와 냄비, 전기 토스터 등 이송희 셰프가 직접 고른 주방용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