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라고’, ‘잡지 않았어’ 등 담담한 화법의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어쿠루브’가 ‘마인드유’로 이름을 바꾸고 새 앨범을 낸다. 보컬 재희와 프로듀서 고닥을 만났다.

 

마인드유의 재희와 고닥

마인드유의 재희와 고닥.

‘마인드유’라고 이름을 바꿨는데, 새로운 이름의 의미가 궁금하다.
재희 우리 노래에는 언제나 대상이 있다. 마인드유는 그런 의미를 내포한 이름으로 ‘너를 생각하다’라는 뜻을 담아 지었다. 또 사전을 찾아보면 ‘뭐랄까’라는 의미도 있다. 우리의 음악과 감성적으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가사를 쓰는 과정은?
고닥 큰 테마를 생각하고, 그것에 관련해서 일기나 편지를 쓰듯이 가사를 쓴다. ‘어떤 주제로 써야겠다’고 생각한 후에 내용을 구체화한다.

아무래도 자주 쓰는 주제가 있을 것 같다.
고닥 우리 노래는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가 많다. 주로 이별과 관련해 솔직하게 가사를 쓴다.

13일에 발매되는 앨범의 콘셉트를 설명한다면?
고닥 ‘사랑해줘요’라는 타이틀곡과 어쿠루브로 발표했던 기존의 곡으로 채웠다. ‘잡지 않았어’, ‘그게 뭐라고’, ‘사랑 노래 같은 이별 노래’까지 총 세 곡이다. ‘사랑 노래 같은 이별 노래’는 원곡에서 좀 더 힘을 빼고 재즈풍으로 편곡했고 레이디스코드의 소정이 보컬에 참여했다. 타이틀곡 ‘사랑해줘요’는 솔로인 화자가 ‘나를 사랑해줘요’, ‘이런 사랑이 언제쯤 나에게 올까요’ 라고 말하는 가사를 담았다.

새 앨범에 기존 곡을 싣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재희 마인드유가 어쿠루브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인드유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은?
고닥 요즘에는 차트에 진입했다가 금방 사라지는 소모적인 음악이 많다. 50년 뒤에 들어도 질리지 않을 노래, 가사에 메시지가 있고 진정성이 담긴 노래를 만들고 싶다.

프로듀서와 보컬로 둘의 역할이 명확히 나뉘는데 의견 조율은 어떻게 하나?
고닥 서로가 추구하는 음악은 다르지만 음악에서 지향하는 바는 같다. 그래서 세부적인 걸 조율하면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곡을 만든다.

그 방향이라는 건 오래갈 수 있는음악을 의미하는 건가?
재희 거기에 마인드유만의 색깔을 담는게 가장 중요하다.
고닥 그 색깔이라는 건 나의 감성과 재희의 보컬 톤이 어우러져서 만들어지는 것 같다. 서로 가지고 있는 감성이 특이해서 그걸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다.

노래를 부를 때나 프로듀스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재희 고닥이 밑그림을 그려주면 나는 거기에 색칠을 한다. 색칠은 누가 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나만의 색깔을 입혀야 된다고 생각한다. 튀진 않지만 듣는 사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써서 부른다.
고닥 이 곡을 언제 들어야 좋을지를 많이 생각한다. 예를 들어 비가 올 때, 연인과 헤어졌을 때, 그리고 이번 신곡에 대해 얘기하자면 시골로 여름휴가를 가서 밤에 별이 쏟아질 때 들으면 좋을 곡이다. 이런 식으로 특정 장소와 구체적인 상황을 이미지화해서 거기에 어울리는 배경 음악을 쓰는 기분으로 곡을 만든다.

각자가 좋아하는 노래 스타일은?
고닥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멤버인 얼렌드 오여의 음악.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음악과 비슷하다. 마인드유 앨범을 만들면서 음악을 공부하다가 얼렌드 오여의 노래를 많이 들었고, 우리의 음악도 그쪽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재희 노래를 시작하면서 R&B만 불러와서 친구들조차 내가 어쿠스틱 장르를 할 줄 몰랐다고 한다. 처음에 할 때는 고민이 많았는데 그룹의 색깔에 점점 맞춰가는 것 같다.
고닥 둘이 너무 다르다. 재희가 A라고 생각하면 ‘왜 그렇게 생각하지?’ 하면서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애초에 다르니까. 이 친구가 검은색이면 나는 흰색이다. 이 친구 고유의 색이 있으니 내가 억지로 구겨 넣지 않고 그냥 검은색이라는 걸 인정하는 편이다.

최근에 버스킹을 자주 하는데, 버스킹만의 매력은?
재희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고, 현장 분위기가 훈훈하다. 토크 콘서트처럼 바로 앞에서 음악에 대해 잡다한 얘기도 나눌 수 있다. 비 올 때도 하고, 백화점 안에서도 하고, 다양하게 해봤는데 그 현장감이 좋다. 대중들이 새 앨범의 어떤 점에 집중해서 들어주었으면 하나?
고닥 여름밤을 모티프로 해서 간주 시작할 때와 끝날 때 멜로디가 일렉트로닉 기타로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밤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지는 그림을 상상했다. 그래서 휴가 갔을 때나, 휴가를 못 가더라도 베란다에서 여름밤 하늘을 바라보면서 들으면 우리의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다.

발표한 곡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고닥 전체적으로 다 애착이 가는데, 상황에 많이 영향을 받는다. 요즘은 장마철이다 보니까 ‘Rainy’라는 노래가 좋다. 가사에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그런지 여운이 더하다.
재희 ‘잡지 않았어’라는 곡. 녹음이 잘돼서.(웃음)

작업하다 잘 안 풀릴 때는 어디서 돌파구를 찾나?
고닥 예전에는 여행을 많이 가고 동네를 산책했는데, 요즘에는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그냥 아무것도 안 한다. 먹고 자고 영화 보고 그러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을 때 작업한다.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재희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머라이어 캐리다. 그녀를 보면서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는 이하이다. 나도 그런 장르를 많이 불러왔고, 어떤 면에서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같이 노래해보고 싶다.
고닥 요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는 딘(Dean)이다. 목소리가 너무 섹시하다.

마인드유의 음악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것은?
고닥 마음 아픈 일을 겪은 사람이 우리의 노래로 인해 치유가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기쁠 때는 더욱 기쁘게, 슬플 때는 더욱 슬프게 만들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우리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
재희 마인드유의 음악은 자극적이지 않다. 처음에 들으면 밋밋할 수 있지만 언제든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면 좋겠다.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고닥 우리만의 정체성이 있고, 그 색깔이 확실한 음악을 하는 가수. 재희 먼 미래에는 대체 불가한 가수가 되고 싶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재희 소속사가 바뀌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방송도 시작하고, 전보다는 많이 얼굴을 비칠 거 같다. 우리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