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현대 여성에게는 어떤 옷차림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가을/겨울 트렌드 속에 숨어 있다. 우리는 슈트와 드레스를 오가며 클래식과 서브컬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현명함과 유연함을 갖추었고, 디자이너들은 이를 근사하게 증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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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duroy is Back
패션의 겨울은 다양한 소재로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 더욱이 70년대 복고 기운을 품은 올 가을/겨울 시즌은 코듀로이가 돌아와 그 풍요로움을 더욱 기름지게 한다. 특히 마크 제이콥스, 프라다는 두께가 굵은 코듀로이에 색을 입히고 슈트로 맞춰 입어 더욱 복고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들 덕분에 코듀로이를 위아래로 맞춰 입는 것이 올 시즌에는 가능할 듯. 코듀로이 재킷의 안쪽에 양털을 덧대거나 코트의 소매에 퍼를 더해 더욱 화려하게 연출하는 것 역시 올 가을/겨울에는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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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istic Silver
미래를 향한 디자이너들의 낙관은 우주를 향한 아름다움으로 그려졌고, 은하계에서 사랑받을 만한 은색의 반짝임이 컬렉션을 수놓았다. 은빛 애정은 그랑팔레에 초대형 로켓 ‘샤넬호’를 설치한 샤넬 쇼에서 절정을 이뤘다. 샤넬호의 승무원 모습을 한 모델들은 번쩍이는 루나 부츠를 신고 기계의 표면처럼 매끈하게 코팅된 은색 가죽 코트와 슈트, 가지각색의 은사로 직조한 트위드 재킷, 그리고 메탈릭 패딩 스툴을 입고 있었던 것! 발렌시아, 파코라반, J.W. 앤더슨 역시 라메, 시퀸, 메탈릭 코팅의 차갑게 반짝이는 미래주의적인 은빛에 매료된 디자이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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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 Wild Fur
올 시즌 퍼 트렌드는 두 가지 양상을 띤다. 두 가지 이상의 인공적인 색을 조합한 컬러 퍼와 동물의 모습 그대로의 색과 질감을 재현한 원시적 퍼.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지만 현실적인 스타일링에 도움이 될 쪽은 후자다. 부피가 크고 헤어의 질감이 거칠수록 그 매력이 더 잘 드러나기 때문에 함께 입을 의상은 몸에 달라붙고 담백할수록 멋스럽다. 퍼 아우터와 맞춰 톤온톤으로 지적인 면모를 드러내거나 원색의 의상으로 모던함을 더하는 것이 현명한 스타일링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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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kle Earring
맨 얼굴에 커다란 귀고리로 귀를 장식하는 것은 당분간 가장 동시대적인 아름다움이 될 전망이다. 올 시즌은 크기도 크지만, 반짝임으로 더욱더 빛을 발한다. 특히 크리스털을 장식한 드롭형 귀고리는 말간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강직한 슈트나, 블랙 의상에 포인트로 매치하면 현실적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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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Large
올 가을/겨울 시즌 액세서리 트렌드의 전투 명령은 ‘크기로 압도하라’. 이 명령의 수장은 세린느의 피비 파일로였다. 어깨에 짊어지듯 들어야 하는 크기의 쇼퍼백과 몸을 다 덮고도 남을 블랭킷을 제시한 것. 발렌시아가, 프라다, 에밀리오 푸치 역시 ‘빅 트렌드’를 지지한다. 가방을 비롯해 스툴, 머풀러, 장갑까지 크면 클수록 근사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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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Feathers
올 가을/겨울 의상의 쿠튀르는 깃털이 담당했다. 발렌시아가, 프라다, 캘빈 클라인 등 현재 가장 핫한 브랜드의 선택이니 의심하지 말길. 특히 가볍고 부드러운 타조 깃털이 이브닝 드레스와 슬립 톱의 밑단을 장식하며 창의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발렌시아가는 전체가 타조 깃털로 덮인 드레스와 쇼퍼백을 매치했고, 캘빈 클라인은 투명 플라스틱 소재 위에 타조 깃털을 수놓아 컬렉션에 드라마를 선사했다. 소니아 리키엘 역시 흩날리는 타조 깃털에 자유분방한 보헤미안 정신을 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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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ff Daddy
스포츠에서 영감 받은, 혹은 하이엔드로 거듭난 스포츠 웨어가 올 가을/겨울 시즌에도 힘을 발휘한다. 그중에서도 겨울 스포츠의 정수 패딩 아우터는 지난겨울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쿠튀르적으로 형태를 재해석했던 지난겨울과 달리 패딩이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듯 스포티브한 면모를 강조했다. 블루종 형태로 실용성을 부각시켰고 컬러 블로킹으로 젊고 강인한 에너지를 표출한다. 그러나 스타일링은 미우미우와 사카이처럼 실크 의상을 매치해 드레시하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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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guette Bag
가방 트렌드는 지난겨울과 마찬가지로 아주 커다란 쇼퍼백과 극도로 작은 마이크로 미니 백의 대결 구도를 보인다. 여기에 새롭게 부상한 형태가 있으니, 바로 길고 가느다란 형태의 바케트백. 클러치백으로 드는 형식에서 벗어나 몸을 가로질러 메는 것이 쿨하고 힙한 연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