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 SF 작가 윌리엄 깁슨의 이 말은 미래에 대한 가장 유명한 격언이 되었다. 우리의 일상은 지금도 계속 전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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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Volunteer + Tour 여행의 다음 형태
여행자들은 해외로 떠나 그곳의 모든 자원을 소비한다. 물론 비용을 지불하지만, 여행자들이 현지인의 삶을 바꾸고, 때로는 망쳐놓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반해 현지인의 삶을 최대한 보존하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공정 여행이 대두되었다. 좁은 의미에서 볼런투어는 여유 있는 국가의 여행자가 자국보다 못한 환경의 국가로 떠나 현지인, 현지의 환경에 봉사하는 형태의 여행이다. 유럽의 청춘들은 여행을 떠나 각자 관심사에 따라 봉사활동을 한 후 개인적인 시간을 즐긴다. 이런 봉사활동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거나, 나무를 심고 학교를 짓거나, 동물보호센터에서 동물을 돌보는 등 여러 형태가 있다. 좀 더 전문성을 살려 코딩이나 영상 제작을 알려주거나, 때로는 온라인을 통해 참여할 수도 있다. 소비적인 여행에 마음이 불편한 적이 있었다면 다음 여행은 볼런투어가 어떤가? 마음만 있다면 모든 것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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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소도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6 기준 귀농어 · 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도시, 농촌 등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모두 47만5489명으로, 이 숫자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를 떠나 소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경쟁하지 않는 느린 삶을 지향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울의 어마어마한 집값에 대한 기회비용을 택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나은 자연환경에 높은 가치를 두는 경우 등이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서울을 벗어나도 대도시와 같은 인프라를 누릴 수 있게 된 것 또한 이주에 대한 긍정적인 요인이다. 정부는 수도집중화를 낮추기 위해 향후 2030 청년세대와 5060세대의 이주를 위한 맞춤형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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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동네 서점
서점의 대형화와 온라인 서점의 확산은 동네 서점을 망가뜨렸다. 오래전, 베스트셀러부터 학습지, 잡지를 사곤 했던 집 앞 서점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되거나 편의점으로 바뀌었고, 그 자리에 서점이 있었던 기억조차 희미해졌다.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으면, 직접 책을 만져보고 구입하는 일은 요원해졌고, 그나마 있는 대형 서점은 수익을 얻기 위해 책이 놓여 있던 공간을 알 수 없는 물건들에게 내주었다. 그런데 결국 그것은 동네에 서점을 다시 불러들이는 꼴이 되었다. 대형 서점이 서점 역할을 일부 포기하는 순간, 책의 진정성은 작은 규모로 이곳저곳에서 나타난다. 주인장의 취향뿐만 아니라 위트앤시니컬과 같은 시집서점, 초원서점과 같은 음악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같은 장르서점도 생겨났다. 이제 다시 동네 서점을 가져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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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취향의 시대
‘덕밍아웃’, ‘일코해제’. 모두가 ‘덕후’인 시대다. 1970년대 일본에서 등장한 신조어 ‘오타쿠’는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에 과도하게 집착해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을 뜻했다.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덕후’로 변한 이 말은 이제 어떤 것에 열광하고, 취미를 공유하는 문화를 모두 일컫는다. 웹툰, K POP, 카메라, 자동차, 영화, 공연, 라면 등 자신의 흥미만 자극한다면 세상의 모든 것이 ‘덕질’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덕질’, ‘입덕’, ‘탈덕’과 같은 말이 온라인상은 물론이고 오프라인에서도 즐겨 쓰인다. 또 자신들만의 문화를 위해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교류하고, 자신의 취향을 세분화하면서 스스로의 콘텐츠를 조직해나간다. 그러다 전문성을 얻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되기도 하며, 취미가 일이 되는 ‘덕업일치’를 경험하기도 한다. 얼마 전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성공리에 막을 내린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는 하나의 문화코드가 된 ‘덕후’ 문화가 예술에 도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후 문화는 당당히 소비자의 한 축이 되면서 산업 전반의 큰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