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는 시대를 이야기한다. 책을 통해 취향이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독립잡지 편집장을 만났다. 책을 만드는 일과 그것을 통해 자신이 믿는 가치를 나누는 일에 대하여.9-222-4<어반라이크> 김태경 편집장

<어반라이크>는 크리에이티브한 도시 감성을 바탕으로 하는 패션&라 이프스타일 잡지다. 더 나은 도시 생활을 위한 현시대의 다양한 이야기 를 다루며 1년 2회 발행한다.

 

<어반라이크>를 창간하게 된 계기
컨템퍼러리한 감성으로 도시에 대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어반북스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매 개체로 잡지를 선택했다. 원래 잡지를 만들던 사람이니까 그 과정 자체가 물 흐르듯 자연스 러웠다. 어반북스라는 회사의 정체성을 담아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매개체가<어 반라이 크>인 셈이다.

잡지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
우리의 중심은 도시다. 많은 정보 중에 우리가 포착한 아 이템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려고 한다. 어떻게 해야 도시에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당신이 생각하는 독자
이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타깃을 정의하기가 어렵다. 잡지나 책에 대한 이슈는 관계자들이 많이 보고, 문구를 다뤘을 때는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이 본다. 그래도 정의를 한다면 여유가 있고 감성적인 사람들, 캐치프레이즈처럼 ‘크리에이티브한 감성을 가진 도시인’이라고 볼 수 있다.

잡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구성원이 가장 중요하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책을 만드는 게 좋고 재미있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 내부 의 열 명도 만족시키지 못하는데 어떻게 만 명을 만족시킬 수 있겠나.

잡지를 만드는 일의 매력
파트너라 할 수 있는 브랜드와 연결된 콘텐츠를 위주로 만들기 때문에 피드백이 확실하다. 이렇게 직접적인 대상이 있어서 작업이 재미있다.

독립잡지로서의 한계
솔직히 처음부터 한계를 알고 시작해서 힘든 점은 없다. 물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브랜드가 있지만 잘 연결되지 않을 때가 있다. 연예인 같은 경우도 우리 기 획과 잘 맞겠다 싶으면 섭외를 하긴 한다. 하지만 거기에 에너지를 쏟는 게 너무 비효율적인 것 같아서 시도해보고 안 되면 다른 대안을 찾는다.

창간 후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잡지만으로 수익이 나오니까 광고주와 불필요한 흥정을 하지 않고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 그러면서 구성원들의 만족도도 올라간다. 물론 사람이 하 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상황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고민을 제 거해나가고 있는 게 만족스럽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획
‘디어리더’. 잡지 일을 했었기 때문에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기획이었다. 기본적으로 업계 사람들에게 들어보고 싶고 궁금했던 이슈를 선택했 는데, 의외로 종이 매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 매력적이지만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기억 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대의 트렌드
지역화. 그 리고 내가 사는 동네에 다양한 라이프, 컬처 공간을 만드 는 것. <어반라이크>도 지면 편집에서 점차 공간 편집으 로 나아가려고 한다. 방배동에 현대적 감성을 지닌 문방 구 콘셉트의 가게를 준비 중이다. 그 다음에는 동네 서점, 세탁소, 꽃집 등으로 확장해볼 계획도 있다.

한 번쯤 다뤄보고 싶은 주제나 만나보고 싶은 인물
하나는 집에 관한 것. 에디터의 반은 자취를 하고 있는데 집을 구하는 게 큰 고민이 다. 터전에 대한 대안을 생각하다가 부동산까 지 생각이 확장됐다. 인테리어 팁이 아닌, 집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고 싶다. 또 다 른 하나는 NASA에 대한 것이다. 과학적인 부 분 외에도 좀 더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보고 싶다.

영감의 원천
집에 있는 걸 좋아한다. 저녁 6시 이후에는 아무도 안 만나고 집에 혼자 있는 다. 홀로 남겨져 있는 그 시간에 생각을 정리하 고 영감을 얻는다.

<어반라이크>와 어울리는 배경음악
영화 <일 포스티노>의 OST. 요즘 한창 듣고 있다. <어반라이크>를 정의하는 한 단어 도시 감 성. 어반(도시)과 라이크를 합쳐서 도시 감성이 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도시 감성이라는 건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에 지금 시대에 어떤 게 맞을까를 항상 고민한다. 다양한 사람이 관심 을 갖는 주제를 창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데 잡 지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함께 일하고 싶은 에디터의 조건
이력서, 자기소개서와 30문항 정도가 포함된 앙케트를 받는다. 취향을 볼 수 있고 그 사람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명함에 흔히 알려진 소상공인이라는 말 대신 ‘소공상인’이라고 적혀 있는데, 작은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을 의미한 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 과정을 받아들 이고 할 수 있는 친구들과 일하는 게 좋다.9-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