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만큼 여름과 잘 어울리고, 깔끔하며 카리스마 있는 컬러가 있을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 화이트 컬러 스타일링은 도시와 휴양지 어디에서도 존재감을 발한다. 디자이너들은 화이트 셔츠 드레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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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해변에서, 휴양지에서 그리고 도시에서도 단연코 시선을 사로잡을 컬러 코드는 화이트다. 그중에서도 화이트 셔츠 드레스는 중성적인 매력과 섹시한 코드 둘 다를 가지고 있어 묘한 느낌을 준다. 지난해 SFDF(삼성패션디자인펀드) 수상자로, 언밸런스의 매력을 균형 있게 표현하는 렉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지연은 패션피플이 손꼽는 셔츠 드레스 마니아다. 그녀는 매시즌 남성 셔츠를 응용한 셔츠 드레스, 스커트, 톱 등을 내놓으면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화이트 셔츠의 매력은 이렇다. “직선적인 실루엣을 선호하는데, 남성복이 그렇잖아요. 남성 셔츠가 주는 편안하면서도 깨끗하고 힘있는 느낌이 좋아서 매시즌 셔츠를 응용한 디자인 작업을 즐깁니다. 디자인에서 남성 셔츠의 요소를 차용하고, 실크 같은 여성스러운 소재로 마무리하면 드레시한 무드로도 변화시킬 수 있어요.”

2017년 봄/여름 시즌 런웨이에서도 화이트 셔츠 드레스는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먼저 여름에 가장 인기 있는 프린트인 스트라이프로 변화를 시도한 후세인 샬라얀과 스텔라 맥카트니. 핀 스트라이프의 화이트 코튼 셔츠 드레스에 바이어스 재단, 직선 커팅, 훅과 버튼을 더한 샬라 얀은 흐르는 듯하다가 힘있게 뻗는 실루엣 변화로 리듬감을 더했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면과 마 등 오가닉 패브릭으로 볼륨감 있는 룩을 만들어냈는데 그중 화이트 핀스트라이프 프린트 코튼에 블루 컬러 원형 프린트로 변화를 준 경쾌한 셔츠 드레스는 지금 당장 전망 좋은 해변의 리조트로 뛰어가고 싶게 만든다.

작은 펀칭과 단추, 레이스, 프릴 등으로 여성스러운 느낌을 더한 디자이너들도 있다. 영국의 조각가 헨리 무어가 즐기는 소재와 컬러, 전원 생활의 로맨스와 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등에서 영감을 받아 뉴트럴 컬러 팔레트를 선보인 버버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청키한 니트 스웨터나 재킷과 레이어드해 여러 벌의 화이트 드레스를 선보였다. 그중 디테일이 환상적인 셔츠 드레스가 눈에 띄는데 전체적인 실루엣은 박시한 셔츠 드레스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섬세한 자수와 펀칭 디테일, 레이스와 러플 장식의 감성적인 흔들림, 바스락거리는 잘 다려진면의 텍스처가 느껴져 하나의 작품과도 같다. 재킷형 드레스, 이브닝 웨어로도 손색없는 드레스 등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선보인 셔츠 드레스의 변형은 신선했다. 끌로에는 ‘순수하다 못해 섹시해 보이는’을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내추럴, 심플, 파워, 보이시, 섹시 등 끌로에를 연상시키는 단어는 모델 루니빌이 입은 양옆에 작은 버튼을 단 셔츠 드레스에서 완벽하게 드러났다. 끌로에를 대표하는 보이시 슈트들 사이에서 선보인 테일러링이 완벽한 이 화이트 셔츠 드레스는 히피 무드와 어반 코드가 조화를 이루는 미니 드레스로 하이힐은 물론 스니커즈와 함께해도 손색없을 듯하다.

미니멀한 디자인에 스포티한 느낌을 가미한 디자이너도 눈에 띈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성공적인 데뷔라 평가받은 디올쇼는 팬시 페미니스트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캐주얼 웨어 요소를 더해 한층 젊어진 디올 룩은 현대 여성들의 포부를 패션에 담았는데 남성과 여성이 동일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여성이 시대를 이끈다는 그녀의 철학을 셔츠 드레스로 표현한 것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 깔끔한 화이트 셔츠 드레스에 앙증 맞은 주름을 잡아 경쾌한 무드를 살렸다. 40개의 후드 작업복으로 시티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준 DKNY는 “뉴욕은 뉴욕이다. 누구도 뉴욕의 개성과 독창성을 따라 할 수 없다”는 슬로건 아래 미래적인 뉴욕 스타일을 보여줬다. 과장된 어깨 라인, 후드, 스포츠 브라, 언밸런스 커팅한 헴라인 등으로 젊은 뉴욕의 에너지를 표출했다. 랙앤 본 쇼에서는 매니시 스포티 터치가 주를 이뤘다. 보머 재킷, 박스 팬츠 등은 스포츠 웨어가 트렌드가 된 지금에 적합했고 그와 함께 선보인 낙낙한 핏의 셔츠 드레스도 실용적이었다.

이 외에도 셔츠 드레스의 다양한 변형을 보여준 디자이너들도 있다. 쿠튀르 디테일이 돋보이는 3.1 필립림의 미니 셔츠 원피스 드레스, 단추를 풀어 로브처럼 걸칠 수 있는 레이어드 가능한 세린느의 롱셔츠 드레스, 질샌더와 조셉의 아방가르드한 롱 셔츠 원피스 등은 모두 남성의 셔츠 패턴에서 영감을 받았다.

올여름 디자이너들은 컬러를 벗고 화이트를 입으라 권한다. 화이트는 그 어느 컬러보다 순수하며,임팩트 있고, 시원하기까지 하니까. 거기에 섹시함까지 더한 셔츠 드레스라면 금상첨화다.

 

1 폴리에스테르 소재 랩 스커트는 18만7천원, 렉토(Recto). 2 면 소재의 화이트 셔츠 드레스는 55만5천원, DKNY.

1 면 소재의 화이트 셔츠 드레스는 55만5천원, DKNY. 2 폴리에스테르 소재 랩 스커트는 18만7천원, 렉토(Recto).

 

1 면과 레이온 소재의 드레스는 27만5천원, 세컨플로어(2ND Floor). 2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롱 베스트는 가격미정, 앤디앤뎁(Andy & Debb). 6 나무굽 장식의 뮬은 29만8천원, 로우클래식(Low Classic).

1 면과 레이온 소재의 드레스는 27만5천원, 세컨플로어(2ND Floor). 2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롱 베스트는 가격미정, 앤디앤뎁(Andy & Debb). 3 나무굽 장식의 뮬은 29만8천원, 로우클래식(Low Clas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