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심리를 다룬 세 권의 책.

사람들의 심리를 다룬 세 권의 책.

내면 일기
‘왜 나는 이 모양일까?’ 나를 제일 잘 알아서, 때로는 나 자신으로 사는 게 괴로울 때가 있다. 타인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도 소용없다. 그럴 때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는 때론 책이 된다. <센서티브>는 남들보다 조금 민감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주변으로부터 “너는 너무 생각이 많아”, “좀 내려놓고 살아”라는 말을 듣곤 하거나, 평생을 있는 힘껏 털털해지는 데 집중해왔다면 이제야말로 자신을 이해하는 경험을 얻을지도 모른다. 첫 장은 민감한 사람의 특징을 다룬다. 민감한 사람은 하루 종일 타인에게 신경을 쏟고서는 집에 돌아와 탈진하는 사람이다. 민감한 사람은 늘 스트레스를 받고, 부당함에 괴로움을 배로 느끼기에 신경성 질환은 덤이다. 그러나 작가 일자 샌드는 ‘민감함은 축복’이라고 북돋운다.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창의력, 통찰력은 민감함을 연료로 쓴다. 민감한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며, 그렇기에 좋은 결과물을 낸다. 예술가, 사상가 중 민감한 사람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많은 사람과 일하거나, 글을 쓰거나 무엇을 만들어내거나, 의사나 상담가, 복지사처럼 타인을 돕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덜 민감한 사람보다 뛰어난 성과를 낸다. 모두 예민하고 섬세한 성향 덕분이다. 그러니 이제는 민감함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를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당신은 아마도 남들보다 민감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작가의 말이다.

작가 크리스틴 돔벡은 <자기애적 사회에 관하여>에서 21세기를 ‘나르시시즘이 유행병인 사회’로 정의한다. TV 드라마만 해도 경계성 인격장애가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넘쳐난다. SNS는 자기애적 성향을 부추긴다. 이 책은 이러한 나르시시즘 문화에 관해 한파, 유행성 질환, 밀레니얼 세대, 나쁜 남자 친구, 살인자, 예술가, 세계라는 일곱 개의 키워드로 설명한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사회. 누가 나르시스트이며, 나는 어떤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신과 전문의로 <당신이라는 안정제>라는 책을 공동집필하기도 한 김명수의 <마음의 사생활>은 정신의학전문가의 입장에서 우리가 한 번쯤 겪은 심리 문제를 담담하게 어루만진다. 마치 그의 진료실에 시간 제한 없이 앉아 있는 기분이 들게한다. “의지력은 유한하니 과신하지 말고 아껴 쓰세요”, “권력은 자기중심성을 강화하기에 중독되면 약도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지요”, “우울증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답니다”와 같은 그의 말은 결국 모두가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임을 깨닫게 한다. 그의 말처럼 누가 정상인지는, 누구도 제대로 알 수 없다.2동화 소설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라는 장르가 있다. 사실 이 장르는 지금 출판사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장르다. 소장하고 싶은 예쁜 그림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글이 때론 뭉클하고, 때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내면을 닮은 고슴도치를 다룬 톤 텔레헨의 <고슴도치의 소원>, 농부 아버지와 말이 많은 아들로 철학적 메시지를 전하는 미셸 옹프레의 <북극성>은 오래전 <어린왕자>의 추억을 다시 일깨운다.

NEW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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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와의 랑데부> 아이작 아시모프
SF 문학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표작이다. 서기 2130년, 라마라는 이름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온다. 바다와 도시까지 조성된 이 놀라운 인공 세계의 비밀. 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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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지르고 살기로 했다> 제니퍼 매카트니
인간은 많은 물건을 가져도 된다. 책상이 어지러울수록 창의력은 솟아난다. 버리지 말고 쌓아두자. 인간은 원래 어지르기를 좋아하므로, 본성대로 살자고 권유하는 유쾌한 책. 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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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장석주
장석주 시인이 지금껏 살아온 삶의 한 자락을 꺼내서 시인의 소회와 생각, 좋아하는 문장을 곁들이며 풀어놓는다. 아마도 시인은 지금 인생의 오후에 선 모양이다.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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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훔친 기적> 강지혜
2013년 등단한 강지혜 시인의 첫 시집이다. 불안과 상처, 폭력과 애증을 통과하는 아름다운 한 시대가 담겨 있다. 냉정한데 사랑이 넘치고, 슬픈데 희망차다. 지켜보고 아껴야 할 시인의 탄생.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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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의 포트폴리오> 커트 보니것
커트 보니것의 미발표 초기 단편과 에세이를 묶었다. 소설가로 본격적인 유명세를 얻기 전인 1950년대에 쓴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 세계의 첫 문이 뒤늦게 열렸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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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토리노를 달리고> 히가시고 게이고
하루키의 <시드니!>처럼, 히가시고 게이고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관전기를 남겼다. 이제 누가 금메달을 땄는지는 기억조차 희미하지만, 별로 상관없다. 대단히 재미있으니까. 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