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주는 특권은 보드라운 바람을 맞으며 기분 좋게 산책하는 것이다. 공간도 재미있고, 찬찬히 들여다볼 아트가 있어 더 좋은 갤러리들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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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뇨339
스페인어로 ‘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수애뇨. 지난 2월에 문을 연 따끈따끈한 곳이다. 총 3층 규모로 1층은 카페, 2층은 갤러리, 3층은 소모임 및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말 그대로 문화 복합 공간이다. 갤러리 소장의 부모님은 자신들이 오랫동안 살던 주택을 허물고 모던한 건물로 탄생시켰다. 오랜 숙원 사업을 실현한 셈이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에는 1층에서 작은 음악회, 시 낭송회, 무용 공연 등이 열린다. 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신진 작가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이다. 가볍게 음료를 한잔하면서 둘러보며 고즈넉한 서울을 만끽하기 좋다. 주소 서울 종로구 평창길 339 문의 010-4725-7082

음악회, 시낭송회가 열리는 수애뇨339.

2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

3 작은 음악회, 시 낭송회, 무용 공연 등이 열리는 모던한 갤러리 1층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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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그라운드
올해 초 세상을 떠난 미술평론가이자 사진이론가, 소설가이자 화가였던 존 버거를 기리는 ‘존 버거의 스케치북’을 전시하면서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는 갤러리다. 두 개의 분리된 건물을 하나의 공간으로 개조한 점이 독특하다. 이곳에 젊은 건축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을 살린 천장 때문이다. 빛이 좋은 봄, 여름에는 기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일품이다. 건축가 조병수는 폐가에 가까웠던 20평짜리 공간을 아기자기한 전시 공간으로 바꾸었다. 공간 사이에 칸막이와 흰 벽이 많은데, 이를 십분 활용한 전시가 돋보인다. 서촌 특유의 동네 분위기와 잘 들어맞는 갤러리다.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23 문의 02-720-8260

1 적산가옥의 지붕을 살려 오후의 햇살이 그대로 비치는 갤러리 내부.

2 전시 관련 서적을 판매하고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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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갤러리
그림을 감상할 뿐 아니라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는 전시장 겸 화랑이다. 대부분 원작의 질감을 최대한 살린 판화 작품으로 신민영 대표가 직접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그림을 선별했다. 인테리어 전문가인 대표의 취향이 녹아 있는 작품들은 대부분 인테리어 소품으로 어울리는 그림들이다. 그래서 갤러리는 마치 거실처럼 가구가 배치돼 있다. 문턱 높은 고급 갤러리에 비해 훨씬 캐주얼한 분위기다. 갤러리에는 공간 전문가와 큐레이터가 있어 작품과 인테리어에 대한 문의도 언제든 가능하다.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그림의 가격은 20만원대부터다. 갤러리가 오픈한 지난해에는 신진 작가들의 기획전도 열렸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 165길 13 문의 02-545-3799

1 마치 집 안의 거실을 보는 듯한 갤러리 내부 인테리어.

2 프랑스, 미국 등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개성 있는 작가들의 판화를 선별해서 판매하는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