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시런과 ‘Thinking Out Loud’라는 노래를 떼놓고 생각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 곡은 지난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었고, 2집 앨범 <X>는 전 세계에서 22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니 2년 만에 발매되는 새 앨범에 기대가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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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시런은 2015년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이제 잠시 핸드폰, 메일, SNS에서 멀어지려고 해요. 저는 지난 5년간 멋진 시간들을 보냈어요. 하지만 저는 제 두 눈이 아닌 화면을 통해서만 세상을 봐왔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저는 이 기회에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하지 않고 여행을 다니며 그동안 놓쳤던 것을 보려고 해요. (중략) 그리고 팬 여러분, 3집 앨범은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번 앨범은 제가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것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어요”. 1년이 지난 후 에드 시런은 정규 3집 앨범, <÷>(Divide)의 발매를 앞두고 ‘Shape of You’ 와 ‘Castle on the Hill’이라는 노래로 대중을 만났다. 빌보드 역사상 최초로 2개의 신곡을 모두 싱글 차트 TOP 10에 데뷔시키는 기록을 남기면서.

ㅡ신곡 ‘Shape of You’는 공개와 함께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노래인가요?
‘Shape of You’의 어떤 부분은 경험에서 출발하긴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특히 가사 중에 ‘So go all you can eat fill up your bag and I fill up a plate(그래서 뷔페 레스토랑으로 가, 넌 가방을 채우고 난 접시를 채워)’라는 부분은 <Fresh Meat>라는 영국의 TV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았죠. 한 커플이 중국식 뷔페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레스토랑에서 두 사람이 집에서 가져간 빈 통에 음식을 마구 챙겨오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 에피소드를 보고 가사의 일부분을 만든 거예요. 그러니 온전히 내 얘기라고는 할 수 없죠.

ㅡ이 노래는 원래 리한나를 위해 만든 곡이었다면서요?
음반 회사 사람들이 이 곡을 듣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 주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ㅡ‘Shape of You’ 뮤직비디오에서는 이전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남자다운 면을 어필했어요. 게다가 후반부에는 귀여운 반전도 있더군요. 이번 뮤직비디오에 대해 설명한다면?
원래는 제가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거였어요. 4만 피트 상공의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면서 노래를 거꾸로 부르는 거였는데, 저는 고소공포증에 시달리고 있거든요. 무엇이 됐든 그 아이디어를 피하기 위한 이유가 필요했고, 그래서 스모 레슬링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던 거예요. 단지 비행기에서 뛰어내리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ㅡ복싱이나 스모 레슬링은 촬영을 위해 실제로 배운 건가요?
아버지와 할머니가 복싱 선수 출신이에요. 그래서 아무래도 타고난 복싱 기질이 내 안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하지만 솔직히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번에 뮤직비디오를 맡은 스태프들이 내가 굉장히 복싱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고생을 많이 했죠. 그 덕분에 뮤직비디오가 잘 나온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촬영할 때 스모 레슬링 장면을 찍기 위해 입은 스모 선수 복장은 정말 무거웠어요. 냄새도 엄청 고약했죠. 옷이 땀에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지쳐서 촬영이 끝나자마자 나가떨어졌던 기억이 나요. 정말 불편했어요.(웃음)

ㅡ새 앨범이 3월 3일에 나올 예정이에요. 앨범의 제목을 <÷>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앨범 제목이요? 하나의 앨범으로 모아 담기엔 어쩌면 약간 이상할 수도 있는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음악을 한군데에 모아놓은 앨범이라는 의미를 담은 거예요.

ㅡ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있다면요?
‘Perfect’를 가장 좋아하지만, 가사로만 본다면 첫 번째 트랙인 ‘Eraser’가 마음에 들어요. 이 곡의 가사에는 당시 내가 느낀 감정이 꽤 많이 담겨 있거든요. 사실 사운드적으로도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장 잘 나온 곡이 아닐까 생각해요. 먼저 말한 ‘Perfect’ 같은 경우에는 내 커리어를 다시 한 번 정의하는 곡이 되어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이 앨범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곡이기도 하거든요.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먼저 끝낸 곡인데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앞으로 내가 과연T ‘hinking Out Loud’를 뛰어넘을 곡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는데 저는 이 곡이 그보다 훨씬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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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Thinking Out Loud’가 워낙 잘돼서 그런 우려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앞서 나온 앨범의 성공을 뛰어넘어야 한다거나 그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어떻게 견뎌내나요?
압박감이 있을 때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그걸 오히려 이점으로 생각했죠. 다른 성공한 가수를 보더라도 어느 정도의 압박감은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오도록 도와주는 것 같아요. 그런 압박감이 저를 집어삼키지 않게 조심해야 하긴 하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더 좋은 자극제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ㅡ지난 앨범에서는 ‘Sing’이라는 노래에 퍼렐이 참여했죠. 새 앨범에도 다른 뮤지션과 협업한 곡이 있나요?
이번 앨범에는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곡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존 메이어(John Mayer)가 기타 솔로로 참여한 곡이 수록됐어요.

ㅡ2016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3개 주요 부문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를 수상했죠. 그 트로피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지금 집에 TV가 있는 방에 보관하고 있어요. 작은 장식장에 넣어두긴 했는데, 여전히 그 트로피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 트로피로 위스키를 마신 적은 있어요. 드레이크(Drake)가 그렇게 하는 걸 봤는데 좀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따라 해봤어요.

ㅡ지난 앨범 때 아시아 투어를 했는데, 그때를 기억하나요?
그럼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빨리 다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

ㅡ새 노래를 내는 데 1년 반이 걸렸어요. 1년간의 휴식을 통해 가장 크게 배운 게 있다면?
런던 동부에 있는 레스토랑 ‘Clutch’의 치킨이 엄청 맛있다는 사실?(웃음) 한동안 포장해 집에 가져와서 먹을 정도로 즐겨 먹었죠.

ㅡ평소에 문신을 즐겨 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혹시 다음 문신으로 생각하는 게 있나요?
아직 다음에 할 문신은 정하지 못했어요. <황금나침반>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나침반 같은 걸 하고 싶긴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ㅡ아티스트의 겉모습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이 늘었어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음악이 좋으면 겉모습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레코드 레이블에서 겉모습이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서 음악 시장에 발을 들이기가 꽤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겉모습이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뮤지션을 떠올려보면 알겠지만 아르마니 모델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잖아요. 가수들 모두가 각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거니까 그런 이야기는 한 귀로 흘려 버리고 하고싶은 음악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ㅡ가정을 꾸려서 아이를 갖고 싶다고 했는데, 혹시 아이가 생긴다면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지도 생각해봤어요?
아들과 딸의 이름은 진작에 정해놨지만 그걸 미리 공개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 이름을 훔쳐 쓰게 만들고 싶지는 않은데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