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읽을수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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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시작된 인기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두 진행자도 그렇다. 이동진, 김중혁 작가는 <빨간책방>에서 소개한 책 중 ‘질문과 질문이 합해져서 더욱 거대한 질문이 되는’ 9권을 다시 정리해 <질문하는 책들>을 펴냈다. 외국 소설 7권을 정리한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이번 책은 다양한 분야를 다룬 인문교양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로는 ‘인류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생각의 탄생>으로는 ‘창조적인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묻는다. 인문교양 서적이라고 해서 ‘어려운’ 책만 다루진 않는다. <비틀즈 앤솔로지>로는 당시 시대와 문화를 읽고,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으로는 여행으로 삶의 태도와 문화적 다양성을 본다. 소개된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책에 대한 흥미가 솟아올라 서점으로 향할 것이고, 소개된 책을 모두 읽었더라도 다시 새로운 독서가 시작될 것이다. 최근 자신만의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작은 책방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본의 하바 요시타카는 책을 고르는 일이 직업이 된 사람이다. 그는 병원, 백화점, 카페, 기업을 위해 ‘책장’을 만들어주는 북 디렉터다. ‘사람들이 서점에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책을 가지고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일을 한다.’ 인구가 우리보다 두 배 이상 많으며, 독서 인구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여러 기획으로 타개하려고 한다. 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독서에 대한 자신의 추억도 곁들인다. <드래곤볼> 연재를 보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주간소년점프>를 사러 가던 어린 시절부터 낯선 도시에서 떠올린 책에 대한 이야기는 묘하게 읽는 사람을 미소 짓게 하는데, 아마 모두에게 비슷한 추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노사키라는 온천 도시에서 북 페스티벌을 열고, 그 도시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단편소설을 선보이는 이야기는 또한 부럽다(게다가 온천에서 읽을 수 있도록 책 표지는 타월로 만들고, 물에 젖지 않는 스톤페이퍼로 내지를 제작했다). 그렇게 읽어가다 보면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이라는 제목은, 역시 짐짓 딴청 부리는 수사라는 걸 알게 된다. 오늘도 번역가들은 작가와 모국어가 다른 독자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를 짓는다. <사라지는 번역자들>은 프랑스와 영미 문학을 번역한 김남주의 산문집이다. 아멜리 노통브, 가즈오 이시구로, 카뮈와 장 그르니에, 프랑수아즈 사강, 로맹 가리 등이 그녀의 손을 거쳤다. 김남주는 프랑스 아를의 번역자회관에서 지내며 유럽, 남미, 아시아 각지에서 모인 번역자들과 교류하게 된다. 직역과 의역, 중역에 관해 심도 있게 대화하고, 번역의 한계에 대해서도 논한다. ‘어떻게 사라져야 옳은가?’ 이렇듯 번역은 끝나지 않을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