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점쟁이도 모른다. 요즘과 같은 혼돈과 혼란의 정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어떤 ‘경향’이라는 것은 어느 때에나 존재해왔다. 2017년을 예상할 만한 의미 있는 경향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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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말한다
현재, 문화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영화보다 더 흥미로운 정치 이슈가 쏟아지면서 사람들은 영화관에 가는 대신 스마트폰에 국회방송 앱을 깔았다. JTBC발 뉴스와 <썰전>은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 “사실 저만 해도 그래요. 누가 지금 영화를 보고 싶겠어요?” 익명을 요구한 영화배급사 팀장의 말이다.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선전한 영화도 있었다. 12월 둘째 주까지 영화 <형>은 누적관객수 268만, <판도라>는 145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영화가 풀이 죽었다. 한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개봉 예정인 작품은 많지만 개봉일을 언제로 해야 할지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경향이 등장할까? 영화사 무브먼트의 진명현 대표는 “2016년부터 상업 영화와 다양성 영화의 경계가 흐릿해지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는 배우들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미 스타덤에 오른 변요한과 한예리가 저예산으로 제작된<최악의 하루>에 출연한 것이 그 예다. 그동안 해외 영화제를 노린 영화가 아니라면 저예산 영화에서 이른바 ‘스타 배우’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배우들 역시 좋은 작품과 좋은 배역을 위해 상업 영화와 다양성 영화를 점점 구분하지 않고 있다. 출판계가 가장 먼저 반응한 ‘페미니즘’ 이슈 역시 새해 영화 전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남자배우들만 가득한 영화 대신 대등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여성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영화가 더 많이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러한 분위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진명현 대표는 전했다. 엄지원, 공효진이 투 톱을 맡은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 역시 ‘‘남자 스태프들은 이 영화를 모성에 대한 영화라고 봤지만, 우리는 이 영화를 여자들의 영화라고 생각했다”는 배우들의 소신 발언이 이어지며 여성 관객층의 큰 지지를 얻었고, 누적관객수 100만을 넘겼다. 음악과 공연계 역시 새해를 어둡게 전망한다. “내년에는 대선이 있으며, 현상황으로는 언제 대선이 열릴지조차 불투명하다. 관객수를 채우기 어려운 대형 공연보다 중·소규모 공연을 주로 기획할 예정이다. 당장 1월에는 휘트니(Whitney)의 공연을 열 계획이다.” 공연 기획사 김밥레코즈 김영혁 대표의 말이다. 소니뮤직의 변준수는 얼어붙은 음반 시장에 대해 언급했다.“CD로 대표되는 피지컬 음반 시장의 침체는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지만, 2016년 디지털 다운로드 세일즈의 감소폭이 CD의 그것보다 더욱더 가파르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다. 결국 편리함을 앞세운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장을 거의 혼자서 이끌어가고 있는 형국이고, 2017년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요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음악은 ‛듣고 싶은 것’이지 유형으로든 무형으로든 ‛가지고 싶은 것’이 아닌 모양이다.” 현재 피지컬 음반 시장은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 그룹을 제외하면 언급조차 되지 않는 수준이다. “올 한 해 영국의 LP 매출이 음원 다운로드 매출을 추월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도 일부 인디 뮤지션이 나 샤이니 등의 아이돌 그룹 등이 LP나 혹은 조금 더 나아가 카세트테이프 형태로 앨범을 발매하고 있다. 너무 오래되어서 오히려 새로운 이 포맷이 얼마나 더 커질지 흥미롭다”라고 변준수는 전했다. 그중 예매 대란을 일으킨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은 1회 공연이 추가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이로써 4월 서울에서 양일간 두 번의 공연을 갖게 된다. 출판계 역시 2017년 트렌드를 페미니즘, 정치 및 시사, 위로의 콘텐츠가 흥할 것으로 봤다. 전체 독서 시장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위기 의식 가운데,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운영자이기도 한 시인 유희경은 흥미로운 시각을 전했다.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읽을 만한 콘텐츠를 시장이 내놓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독자들은 좋은 작품을 항상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이슈들
지난 5월 ‘강남역 살인사건’을 겪으며 폭발하듯 타오른 여성들의 목소리는 내년 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은 자신들을 지키는 힘으로 ‘연대’와 ‘목소리’를 택했고, 문화 상품 속의 성차별과 여혐 발언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항의와 보이콧이 그 대표적인 수단이다. ‘예술계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는 그동안 예술계에서 벌어진 성폭력을 수면 위로 올렸고, 문학, 영화, 미술 등 예술계 전반이 도마 위에 올랐다. <씨네21>은 연말인 1079호부터 영화계 내 성폭력에 대한 여성 영화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며,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영화계 내 성폭력에 대한 제보를 받겠다고 공언했다. 연예인들의 부적절한 ‘농담’은 더 이상 농담일 수 없다. 배우 김윤석은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브이앱 무비토크에서 한 발언을 발빠르게 사과했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문학계 원로 박범신 역시 연말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연기되었다. 이러한 ‘예술계_성폭력’은 2016년 문화계의 가장 큰 사건이었으며, 예술계 종사자들은 국정 농단으로 잠시 소강 상태인 것처럼 보일 뿐 내년에도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그만큼 잠재적 피해자가 많다는 것이다. 20~30대 여성은 문화의 최대 소비층이면서도 그동안 문화의 중심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제 스스로 그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한다. 왜 영화는 남성 캐릭터로만 가득하며, 여성 캐릭터는 남성의 성적 파트너이거나 유혹자로만 그려지는가에 대해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한다. 문화계는 이런 변화의 시각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예기치 못한 중국의 ‘한한령’은 방송 관계자와 연예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기고 있다. 많은 관계자들이 새해에 주목해야 할 이슈로 중국의 ‘한한령’을 꼽았다. 그동안 드라마, 예능, 매니지먼트계는 중국 시장의 폭발적인 증가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으나 갑작스러운 ‘한한령’으로 혹한기를 맞게 되었다. 한류 콘텐츠를 제한하는 한한령은 한국 연예인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금지하는 지침이다. 방송은 물론이고 광고, 인터넷 플랫폼도 해당된다. 한류 콘텐츠 수입으로 인한 중국 자금의 한국으로의 이전 금지, 한류 콘텐츠 한중공동제작 금지,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을 수 있는 한국 가수의 공연 및 방송출연 금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한한령으로 심의가 나지 않아, 이미 촬영한 작품이 방송을 타지 못하거나, 배우가 교체되거나, 제작이 중단 또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한한령을 대비하지 못해서 골치가 아프다. 이미 현지에서 제작 중인 스태프들은 눈에 띄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고 제작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래도 예능 프로그램의 사정은 좀 낫다. 막대한 제작비를 사용한 대작 드라마의 경우에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관계자의 말이다.

 

1701_WEB_응답하라2017_2패션과 뷰티 트렌드
글로벌 리포트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는 뷰티 브랜드. 색조로 유명한 맥으로부터 메이크업 트렌드를 들어봤다. “2017년 봄/여름 메이크업 트렌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시 메이크업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 맥의 신수빈 과장은 전 세계 메이크업 트렌드로 건강한 빛을 말한다. “이번 시즌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이러한 빛과 반사 같은 것에 사로잡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입술이나 피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눈가나 볼 화장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다른 질감, 다른 무게감, 다른 깊이감으로 다양한 텍스처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즉, 글로시함 속에서도 포인트가 보이도록 레이어링되어야 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 원장 역시 건강한 피부 표현을 올해의 뷰티 트렌드라고 말한다. 지난해 매트한 컨투어링 메이크업이 유행했다면 2017년에는 건강한 윤기가 살아 있되 가볍고 보송하게 마무리된 피부 표현이 돌아온다는 것. 또한 이경민 원장은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에 대비한 메이크업에 주목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먼지가 피부에 내려앉고, 이는 트러블과 피부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 클렌징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메이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오일과 수분크림 등으로 끈적하게 마무리된 피부에는 먼지 등이 더욱 흡착되기 쉬우므로, 건조하다고 해서 파우더를 생략하지 말고 보송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올리브영 홍보팀 신은경은 ‘화학포비아’ 이슈가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 인해 자연 성분 및 성분 안전성 특화 화장품이 각광받을 것이며, 소비침체로 인해 ‘가성비’와 SNS 영향력이 한층 더 증대되어 입소문난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활약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편의성과 멀티 브랜드 경험에 대한 수요 증가로, 헬스&뷰티 스토어가 뷰티 쇼핑 대표 채널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것. “가장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카테고리는 헤어 케어 시장이다. 한 명이 목적과 용도에 맞는 다양한 샴푸를 사용하고, 헤어팩 역시 1일 1팩의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이며 고기능성 샴푸와 자연성분이 함유된 저자극 샴푸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두피&탈모 케어 제품도 지속적으로 대중화되는 중이다.” 건강한 삶과 개인적인 삶을 중시하는 경향은 패션 브랜드에서도 이어진다. “건강한 삶과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관심 증가, 단순함을 지향하는 미니멀리즘 트렌드 등 현대인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패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애슬레저 트렌드’와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홈웨어’ 및 일상에서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즐길 수 있는 ‘컴포트 웨어’ 트렌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니클로 또한 ‘라이프웨어’ 콘셉트 아래 관련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며, 휴양지가 선사하는 이국적인 프린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 유니클로 이나래 대리의 말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력이 증가하고 IoT 등 첨단 테크놀로지가 지속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네이버 및 다음카카오 등 포털도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해외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이미 선보인 것처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및 리테일 플랫폼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화하는 기술
작년 ‘배터리 이슈’로 제품은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도 일찌감치 판매를 중단해야 했던 삼성 갤럭시. 손해는 물론이거니와 그동안 공들여 키워온 브랜드 가치에도 금이 갔다. 판매 중단을 외치고 절치부심한 삼성의 신제품은 그래서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삼성 스마트폰 전문 매체인 ‛삼모바일’은 삼성이 아이폰7과 마찬가지로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의 이어폰 잭을 없앨 것으로 예상했다. 갤럭시S8을 더 얇게 만들고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기 위해 이어폰 잭을 없앨 거라는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에서 이어폰 잭을 없애는 것은 다른 휴대폰 제조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테크 전문가들은 2017년 테크의 최대 이슈를 사물인터넷과 연계된 소물인터넷으로 봤다. 사물인터넷은 센서와 인터넷을 통해 사물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폰 등으로 집 안의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것이 이 사물인터넷의 예다. 소물인터넷은 사물인터넷의 한 종류로 아주 소량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가스 원격 검침용 기기의 경우 월 1회 정도로 가스 사용량이 얼마인지 숫자 데이터만 전송하면 된다. 2017년에는 ‘NB-IoT’라는 LTE 기반 소물인터넷 기술이 상용화되어, 많은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되기 시작해 폭발적으로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만나게 될 것이다.” IT 동아의 김태우 기자의 말이다. 또한 VR 영상 역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VR 대중화를 가로막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콘텐츠 부족이다. 지금 우후죽순 나오는 VR 영상은 단순 2D 영상을 360도로 이어 붙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퀄리티 있는 VR영상은 입체감 있는 스테레오픽 촬영과 360도 서라운드 사운드 녹음이 수반되어야 한다. 내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퀄리티 있는 VR 영상의 출현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해상도 등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현실감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이끄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건축에 참여한 미국 쿠퍼티노의 신사옥 ‘애플 캠퍼스2’는 원반 모형의 디자인과 거대한 규모, 친환경 건축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이 애플 신사옥은 새해 완공될 예정으로, 테크 전문 기자들은 차세대 아이폰이 이 신사옥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애플코리아유한회사가 가로수길을 비롯한 서울에 세 곳의 필지를 20년간 장기 임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년 중 서울에 애플 스토어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건축은 역시 포스트 앤 파트너스가 맡았다. 한편,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우리나라에 첫 등장한 테슬라다. 테슬라는 현재 국내 판매를 위한 인증이 끝나지 않아 올 연말에 오픈할 예정이었던 테슬라 매장은 내년 초로 미루어진 상태다. 이미 예약 판매도 받고 있다. 모델 S, X, 3 등 지금까지 출시한 테슬라 3종 모두 판매하며, 늦어도 2017년 하반기에는 국내 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TI 기기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만들어진 차량인 만큼, 출시되면 많은 화제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가시적인 성과를 당장 느끼긴 어렵지만 자율운전이 가능한 전기차는 테크업계가 주목하는 미래 산업으로 손꼽힌다. 애플 역시 자율운전 전기차를 위한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1701_WEB_응답하라2017_3라이프스타일 속으로
현재 라이프스타일을 끌어가는 두 축은 ‘집’과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 일상의 빈 곳을 채우지만, 1년의 대부분을 보내는 집에서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욕구는 경기불황을 통해 더욱 강해졌다. 여기에 정국 불안이 가세하며 12월과 1월의 들썩이는 분위기는 대부분 실종상태다. 지난 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소비자심리지수가 반등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일을 통해 반전을 노렸지만 전년 대비 역신장했다. 업계에서는 메르스 사태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사드 배치 후 중국인 관광객 또한 감소 추세다. 이에 전년보다 설 기획전을 더 빨리 당겼다.” 한 백화점 MD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집에서의 휴식을 원한다. 다만 인테리어에 쓸 자금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저렴한 디자인 용품과 ‘셀프 인테리어’를 찾는다. 2016년 말, 국내 첫 매장을 낸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코리아의 브랜드 마케팅팀 심지송 과장 역시 이렇게 전망한다. “저성장 기조와 국내외 불안 요인으로 인한 합리적 소비 확산및 소비의 양극화 현상 심화로 인하여 국내 중저가 생활용품의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이러한 경제, 사회적 상황 속에서 차별화된 디자인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공하여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기여하는 디자인 스토어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및 해외 여행은 매해 성장하고 있다. 패키지 여행을 주제로 한 예능인 JTBC <패키지로 세계일주-뭉쳐야 뜬다>는 패키지 여행으로만 세계를 여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지금껏 TV 프로그램이 여행 트렌드에 크게 영향을 끼쳐온 만큼, 패키지 여행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주말을 포함해 1~2일 정도의 휴가만 내면 다녀올 수 있는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지는 인기가 있다. “2 016년 가장 큰 성장을 한 베트남은 계속해서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을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영향력 있는 여행 소비층으로 등장한 싱글들은 일정에 큰 구애를 받지 않다 보니 유럽, 미주 등 거리에 상관없이 나만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호텔과 여행 전문 홍보사 크레드 이수정 이사는 말했다. 특히 한국의 호텔 업계는 여전히 확장에 여념이 없다. 비즈니스 호텔뿐 아니라 럭셔리 호텔까지 그 성장 속도가 어마어마하다. 수많은 호텔이 여전히 개발 중에 있지만 2017년에는 럭셔리 호텔, 특히 대규모 호텔의 오픈이 줄지어 예정되어 있어 호텔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타워의 시그니엘,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 용산의 아코르 앰버서더 호텔 컴플렉스, 전면 개보수에 들어가는 리츠칼튼까지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오픈이 예정되어 있다. “해외 호텔의 경우 대규모 인수합병이 모두 마무리되었고, 더욱 커진 규모의 호텔 기업들은 조직을 다시 가다듬고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아코르와 반얀트리가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하는 등 2017년은 럭셔리 호텔들이 더욱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라고 이수정 이사는 설명했다. 해외여행뿐 아니라 국내여행 역시 제주도, 부산, 강원도 등 인기지역들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이제 여행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라이프스타일로의 인식이 굳어졌고 비수기, 성수기를 떠나 1년 365일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가 바로 여행을 떠나면 좋을 시기가 될 것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최근 발표한 여행 주간인 1월, 5월, 10월을 노려볼 만하다. 이렇듯 2017년에는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