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탐닉’이라는 과감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어딕션의 제품을 보면 여자에 대한 배려가 가득하다. 메이크업이란 결점을 숨기기보다 이미 갖고 있는 개성을 아름다움으로 부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아야코의 뷰티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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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딕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야코.

리퀴드 타입 블러셔와 컨실러, 그리고 여자들의 마음을 읽는 듯 멋진 컬러의 립스틱으로 국내의 소비자들에게도 이미 유명한 어딕션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어딕션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본 출신 아티스트이자 페넬로페 크루즈, 스칼렛 요한슨, 앤 해서웨이 등 수많은 셀럽의 메이크업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패션 매거진들이 가장 사랑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 하나인 아야코가 2009년에 론칭한 브랜드다. 특히 동양 여성에게 잘 어울릴 만한 컬러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성은 존재 자체만으로 빛난다고 말하는 그녀, 어딕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야코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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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총 99가지 웨어러블한 컬러로 구성된 어딕션의 더 아이섀도우. 2 어딕션의 2016 윈터 룩

어딕션의 캠페인 사진에는 언제나 ‘에지’가 있다. 각 시즌의 룩을 하나의 이미지로 구현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
‘어딕션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어딕션다운’ 것이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이 있고 존재감이 분명한 것을 의미한다. 모든 룩에 이런 터치를 더하고자 노력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갖고 싶어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단점을 감추는 메이크업이 아니라 장점을 살리는 메이크업을 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눈 밑의 다크 서클이 신경 쓰인다면 그것을 감추는 데 급급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거나 자신 있는 부분을 강조하면 된다. 눈이 예쁘다면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을 하거나 아이라이너로 서늘한 눈매를 연출해보는 것. 입술에 자신이 있다면 과감한 진홍색 립스틱을 발라도 좋겠다. 자신의 얼굴에서 이미 아름다운 부분을 강조해서 결점을 완화시키는 거다.

그렇다면 당신이 상상하는 어딕션의 이미지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해주는 사진가는 누구인가?
첫 캠페인 때 칼 라거펠트와 함께 작업했는데, 그는 내가 마음속에서 진정 원하는 것을 그대로 실현해줬다. 내가 말로 설명한 것보다 더욱 완벽하게! 칼과는 이미 수많은 촬영을 함께 해왔기에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이해하는 것 같다. 수많은 컷을 반복 촬영했지만, 이날 칼 라거펠트가 처음 셔터를 누른 그 이미지가 최종 선택되었다. 그 외 스티븐 마이젤, 머트 앤 마커스와의 작업도 인상 깊었다. 어딕션 5주년 때는 카림 사딜리와 함께 후쿠시마 리라를 모델로 하여 일본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룩을 담았는데, 이후 카림과의 인연이 계속되어 쭉 함께 작업해오고 있다. 함께한 누구 하나 최고가 아닌 사람이 없었다.

액상 타입 블러셔인 치크 폴리시, 립스틱 형태의 고체 블러셔인 치크 스틱 등 어딕션에는 유독 재미있는 콘셉트의 블러셔가 많다.
치크는 메이크업의 마무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한 제품이라 생각한다. 블러셔 하나만으로도 살짝 상기된 느낌이나 샤프함, 화려함, 순진함 등 다양한 표정을 연출할 수 있지 않나. 따라서 다양한 컬러뿐 아니라, 다양한 질감의 블러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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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딕션의 역대 광고 캠페인들.

얼굴 면적이 넓은 한국 여성에게 가장 어울릴 만한 치크 메이크업 팁을 귀띔해준다면?
치크 브러시를 뺨 중앙에 대고 옆으로 슬라이드하면서 볼에서 콧날을 향해서 바르는 방법을 추천한다. 먼저 치크 스틱으로 색감을 더하고 그 위에 파우더 타입 블러셔를 가볍게 더하면 발색도, 유지력도 더 좋아진다.

99개의 아이섀도가 인상 깊었다. 베이지, 핑크, 그레이 등 무난한 컬러를 기준으로 펄감이나 명도, 채도만 미묘하게 다른 컬러들로 구성되어 있더라.
아이섀도로 다채로운 색상을 창조할 생각은 없었다. 대부분의 여성은 아이섀도를 선택할 때 회색이나 브라운 컬러를 주로 고르지 않나. 피부와 제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컬러이기 때문이다. 내가 원했던 것은 어떤 여성이라도 어딕션의 카운터에 가면 본인이 찾던 베이지, 브라운 컬러를 반드시 발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22가지 셰이드의 베이지, 22가지 셰이드의 브라운을 펄, 매트 등 다양한 질감으로 출시했다. 여기에 화이트, 블랙 그리고 약간의 붉은빛을 추가해 피부에 어울리는 컬러들을 조합했다. 마지막으로 블루, 바이올렛 등 악센트 컬러까지 추가해 총 99가지 컬러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어딕션의 제품은 무엇인가? 한국 여성들이 어딕션을 떠올릴 때 어떤 제품을 가장 먼저 기억하기를 원하나?
모든 제품을 사랑한다. 그래도 굳이 하나만 꼽자면 더 아이섀도우일 것이다. 컬러 하나하나 많은 생각을 하며 만들었다. 99가지 색에 모두 애정이 가득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