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자존감을 갉아먹는 연애를 하지말라고 조언하는 세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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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있는 연애를 조언하는 세 권의 책.

<사랑에 미치지 마세요>라니. 지금까지 ‘사랑에 미칠 것’을 주문받아온 우리에게는 낯선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계산하지 마세요. 겁내지 마세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러한 연애 표어와는 다르게 이 책은 말한다. 사랑에 미치지 말라고. TED를 자주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레슬리 모건 스타이너의 이름이 익숙할 것이다. 실제로 남편이 휘두른 폭력의 희생자였던 그녀는 왜 여성이 폭력 앞에 속수무책인지를 TED 강연대에 올라 이야기했고,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이 책은 그녀의 경험을 다시 따라가며, 우리가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연애와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하버드 졸업장과 좋은 직장, 뉴욕의 아파트를 갖고 있던 그녀의 경험에서 비롯하듯 자존감은 조건과 상관없다.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미친 사랑’에 함몰되었고, 어떻게 그 무덤 같은 곳에서 탈출할 수 있었는지를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그 어떤 연애서보다 감동적인 이유다. 비벌리 앤젤의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는 여배우 미아 패로, 여성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까지 제아무리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성도 연애로 인한 자존감 상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말한다. 여성은 왜 사랑에 빠지면 자신을 잃거나 남자의 사랑에 매달릴까? 저자는 이런 모습을 ‘자기 상실’이라고 규정하고 문화적, 생물학적, 심리적 원인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마음 약한’ 여자들에게 조언한다. 첫눈에 반했더라도 천천히 사귈 것. 본래의 솔직한 자기 자신을 보일 것. 자신만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것. 속마음을 표현할 것 등이다. 남자를 위해 자기 자신을 바꾸지 말 것.

한편, 독일의 대인관계 전문가 옌스 코르센과 크리스티아네 트라미츠는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가>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실마리를 푼다. 이들은 인간관계가 까다로운 이유를 우리 안에 살고 있는 11가지 은밀한 동반자들에게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1가지 동반자들은 평가자, 경고자, 신호전달자, 연결자, 공감자, 비교자, 보호자, 자극자, 의지관철자, 권력자, 통제자를 의미한다. 이들이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세포들처럼 각각 상황에 따라 활동하기 시작한다는 것. 또 이들은 인간의 기분상태를 호의모드, 회피모드, 갈등모드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회의모드나 갈등모드는 타인을 거부하거나 대립하므로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우리의 기분을 호의모드로 둘 필요가 있다. 이들이 말하는 삶의 호의적인 태도란, ‘삶의 굴곡을 담담히 수용하는 태도’다. 하지만 인간관계가 늘 좋을 수만은 없다. 이 책의 제목을 다시 떠올려보길. 그러면 이별을 고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피할 곳은 없다. 유일한 방법은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