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고양이띠 요리사>에서 이기우는 요리하고, 김소라는 맛있게 먹는다. 묘하게 만난 두 남녀의 미묘한 이야기가 곧 시작된다.

 

이기우가 입은 턱시도와 보타이는 란스미어(Lansmere), 김소라가 입은 드레스는 프라다(Prada), 밍크 머플러는 디에스퍼(Ds Furs), 목걸이는 스와로브스키 아뜰리에(Swarovski Atelier), 레이스 톱과 장갑은 에디터 소장품.

이기우가 입은 턱시도와 보타이는 란스미어(Lansmere), 김소라가 입은 드레스는 프라다(Prada), 밍크 머플러는 디에스퍼(Ds Furs), 목걸이는 스와로브스키 아뜰리에(Swarovski Atelier), 레이스 톱과 장갑은 에디터 소장품.

누군가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는 일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상대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 없다면 요리 과정은 번거롭다. 텅 빈 마음에 차가운 바람이 기습적으로 불어오면 문득 엄마가 정성껏 차려준 밥상이 그리운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방영을 앞둔 <고양이띠 요리사>는 사랑에 관한 드라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현지 요리사와 여행자로 만난 두 남녀가 음식을 매개로 가까워진다. 시각 장애인이기에 다른 감각이 예민한 여자 수지는 향신료 냄새 때문에 베트남 음식을 거부한다. 그런 그녀를 위해 남자 주인공 문준은 여자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기꺼이 만들어준다. 어둠뿐인 세상에서 살았던 수지에게 문준의 음식은 빛이자 사랑이 된다. 큰 키와 듬직한 어깨 덕에 키다리 아저씨 같은 ‘문준’ 역할을 제 옷처럼 입은 배우 이기우와 아직은 낯선 얼굴이지만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며 연기 내공을 쌓은 김소라. 이 둘은 드라마에서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100% 사전제작된 드라마 촬영을 모두 마치고 방송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그들이 베트남 음식점에서 다시 만났다. 처음 수지, 문준이 만났던 그때처럼.

 

벨벳 턱시도는 아르코발레노(Arco Valeno), 보타이는 란스 미어, 신발은 유니페어(Unipair).

벨벳 턱시도는 아르코발레노(Arco Valeno), 보타이는 란스 미어,신발은 유니페어(Unipair).

드레스는 CH 캐롤리나 헤레라(CH Carolina Herrera). 귀고리, 뱅글, 반지는 모두 에이피엠 모나코(APM Monaco). 스트랩 슈즈는 프라다, 클러치백은 자라(Zara).

드레스는 CH 캐롤리나 헤레라(CH Carolina Herrera). 귀고리, 뱅글, 반지는 모두 에이피엠 모나코(APM Monaco). 스트랩 슈즈는 프라다, 클러치백은 자라(Zara).

지난가을, 베트남 호찌민에서 모든 촬영이 끝났다고 들었어요. 오늘 두 분 오랜만에 만난 건가요?
김소라 지난주에 만났어요. 오디오 녹음을 했거든요.
이기우 현지에서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 날이 종종 있었어요. 폭우 소리때문에 대사가 거의 들리지 않는 장면도 있어서 추가로 대사를 입히는 작업을 했어요.

드라마 제목이 독특해요.
이기우 베트남도 십이지신 문화가 있대요. 토끼 대신 고양이가 들어 있죠. 극중에서 문준이 고양이띠예요. 그래서< 고양이띠 요리사>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하더라고요.

서로 잘 모르는 데다가 해외 촬영을 했으니,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이기우 서로 어색해할 틈도 없이 바빴어요. 한 달 안에2 1회분 촬영을 모두 마쳐야 했기 때문에 스케줄이 굉장히 타이트했어요. 이틀 동안 촬영하면 겨우 1회분이 만들어졌으니까요. 극 중에서 배경이 되는 장소가 레스토랑이다 보니 제가 빠지는 장면이 거의 없었어요. 출연 배우 중에 최고참이라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잘해줘야지’ 마음먹었지만 그럴 새도 없이 끝났어요. 그 점이 가장 아쉬워요.
김소라 그래도 오빠가 틈날 때마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줬어요.(웃음) 촬영 스케줄이 워낙 빡빡해서 하루 중 가장 여유로운 시간은 밥 먹을 때뿐이었죠. 그래서 오빠와 촬영장에서 마주치면 늘 “오늘은 뭐 먹었어요?”라고 물으며 인사를 대신했어요.

베트남 음식은 맛있는 걸로 유명하죠. 지금 그리운 음식은 뭐예요?
김소라 반미 샌드위치요! 특히 쌀로 만든 그 빵이 생각나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정말 부드러워요. 아무 소스 없이 빵만 먹어도 맛있고, 연유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죠. 길거리 음식 수준으로 흔한 반미 샌드위치가 한국 돈으로는 천원도 안 돼요. 요즘 한국에 있는 베트남 음식점에서도 많이 팔지만 현지에서 먹을 때만큼 맛있지도, 저렴하지도 않잖아요. 샌드위치를 거의 매일 먹다시피 해서 살이 많이 쪘어요.
이기우 사탕수수 주스인 ‘느억 미아’ 덕분에 더위를 이길 수 있었어요. 아무리 많이 마셔도 화장실 갈 일이 없을 정도로 더웠거든요. 이 주스만큼은 한국 어디에서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더 생각나는 것 같아요.

<고양이띠 요리사>를 ‘레시피 드라마’라고 부르기도 해요. 다른 ‘먹방’ ‘쿡방’ 프로그램과 어떻게 다른가요?
이기우 대사나 연출, 영상이 독특한 드라마예요. 요즘 드라마 같지 않게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 좋아요. 물론 요리하는 장면, 먹는 장면 모두 있긴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맛을 강요하지 않아요.< 고양이띠 요리사>에 등장하는 음식은 신체 장애뿐 아니라 마음의 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을 보듬고 치유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죠.

향신료 냄새가 싫어 베트남 음식을 꺼리는 여자 주인공처럼, 특별히 가리는 음식이 있나요?
김소라 뭐든 다 잘 먹어요. 베트남에서도 너무 잘 먹는 바람에 감독님이 “수지가 아니라 소라 그 자체인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죠. 그런데 고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입에 잘 안 맞더라고요.
이기우 베트남 고수는 한국 고수와는 차원이 달라요. 정말 향이 강해요.

기우 씨는 캠핑 마니아로 유명하잖아요. 요리사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해냈을 것 같아요.
이기우 사실 캠핑하면서 요리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뒤처리가 너무번거로울 뿐 아니라 국물이나 기름 찌꺼기가 많이 나오면 자연이 훼손되잖아요. 그래서 요리는 집에 있을 때 하는 편인데 그마저도 자주 하지는 않아요.(웃음) 물론 한번 하면 어머니가 감탄할 정도로 정말 맛있게 하죠! 예전에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로 요리하는 재미를 살짝 맛봤고,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 요리 대회 나가면서 익숙해졌죠.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요리와 정말 친해진 것 같아요. 베트남까지 동행한 푸드 스타일리스트분이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셨거든요. 촬영이 끝난 지금도 가끔 칼질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강아지가 간식용으로 먹을 브로콜리를 아주 잘게 썰어서 줘요. 그러면 더 잘 먹는 것 같아요.

요리하는 장면에서 대역은 쓰지 않았나요?
이기우 요리는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촬영 시작 전부터 칼질 연습을 많이 했어요. 진짜 셰프처럼 요리하는 장면을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컸죠.

소라 씨는 음식을 맛있고 예쁘게 먹는 것뿐만 아니라 시각 장애인을 연기해야 해서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김소라 먹는 장면에서는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에 더 치중했어요. 음식이 다 맛있어서 연기 걱정이 필요 없을 정도였죠.(웃
음) 그런데 시각 장애인을 연기하는 건 무척 고민스러웠어요. 촬영하기 전에 실제로 시각 장애인분들을 만났어요. 이것저것 물어보면 실례가 될까봐 주저했는데 그분들이 먼저 많은 걸 얘기해주셨어요. 그분들이 밥 먹는 모습, 생활하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며 공부를 많이 했어요.

두 분의 연기 호흡은 어땠어요?
이기우 시각 장애인을 연기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아요. 대화를 나누는 연기를 할 때도 상대 눈을 마주치지 않아야 하죠. 게다가 음식을 먹으면서 정확하게 대사를 전달하는 건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소라가 훌륭하게 해냈어요. 감독님을 비롯한 현장 스태프들이 모두 칭찬할 정도였죠.
김소라 선배님은 여러모로 배울 게 많았어요. 특히 저는 드라마 출연 경험이 많지 않은 터라 걱정도 많았는데, 따뜻하게 한마디씩 해줄 때마다 정말 감사했어요.
이기우 너무 예의상 하는 멘트인 것 같잖아!(웃음)
김소라 하하하. 사실 제 키가 큰 편이라 연기할 때마다 상대 배우의 키에 맞춰야 할 때가 많았는데 오빠와는 키 걱정 안 하고 편하게 연기를 했어요. 다른 것보다 그게 가장 좋았어요.

작품은 더운 날씨가 배경인데, 드라마는 추운 겨울에 방영돼요. 이부분이 조금 걱정스럽지 않나요?
이기우 한국에서 여름에 찍은 드라마라면 계절감 때문에 걱정했을 텐데, 저희 드라마의 배경은 아예 다른 나라의 도시잖아요. 겨울이 없는 나라에서 찍었으니 오히려 시청자들은 따뜻한 나라로 여행 간 기분으로 드라마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촬영하느라 한 달 내내 머물렀으니 당분간 베트남은 가고 싶지 않겠어요.
이기우 이번 촬영을 포함해 총 네 번을 간 데다가 고생을 해서 그런지 별로 생각이 없어요. 그런데 소라는 베트남으로 여행을 또 갔대요.(웃음)
김소라 같이 여행 가기로 한 친구가 하필이면 베트남을 여행지로 골랐어요. 다행히 휴양지인 나트랑에 다녀왔어요. 정말 푹 쉬었죠.

음식을 주로 다루는 드라마의 주인공답게 평범한 음식을 특별하게 먹을 수 있는 ‘나만의 레시피’ 하나만 알려주세요.
김소라 요리를 하는 것보다 먹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라 부엌과 별로 친하지 않아요. 그래도 집에 엄마가 안 계실 때 시도한 음식은 있어요. 편의점에서 파는 전주비빔밥 삼각김밥 2개를 김과 분리해서 프라이팬에 볶아요. 여기에 참기름이랑 김치를 더 넣고, 김을 뿌리면 완성되는데 정말 맛있어요. 엄마표 김치볶음밥이랑 완전 똑같아요!
이기우 떡볶이를 좋아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레시피는 당면을 넣는 거예요. 라면 사리처럼 통째로 넣는 게 아니라 당면을 잘게 부순 후에 떡볶이 국물에 넣고 익히는 거죠. 숟가락으로 국물과 당면을 건져 먹으면 별미예요. 당면 대신 순대를 넣어서 익혀 먹어도 맛있어요.

연말 계획은 있나요?
이기우 최근 몇 년 동안 집에서 연말 시상식을 보며 상 탄 동료들을 축하해주고는 했는데 올해는 드라마 <품위 있는 여자> 촬영이 있어요. 집에 있는 것보다 촬영 현장에 있는 게 마음이 편할 거 같아요.
김소라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으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지않을까요?

요리 얘기를 해서 그런지 출출하네요. 오늘 저녁 메뉴는 정했나요?
이기우 날도 추우니 쌀국수 한 그릇 해야겠어요.
김소라 닭발에 소맥 마실 거예요.(웃음)

 

이기우가 입은 벨벳 턱시도는 바톤 권오수(Baton Kwonohsoo), 보타이는 란스미어, 신발은 유니페어, 김소라가 입은 드레스는 블루걸(Blugirl). 부츠는 프리미아타(Primiata).

이기우가 입은 벨벳 턱시도는 바톤 권오수(Baton Kwonohsoo), 보타이는 란스미어, 신발은 유니페어, 김소라가 입은 드레스는 블루걸(Blugirl). 부츠는 프리미아타(Primi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