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는 즐거움에 그리는 즐거움까지 더한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맛있게 먹고 즐기면서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들과 나눈 군침 도는 9문 9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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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 instagram.com/textcontext
그래픽 스튜디오이자 그림책 전문 독립출판사 텍스트 콘텍스트를 운영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겸 디자이너. 그림책 <여우모자>와 <얀얀>을 직접 그리고 만들었다.

1 내 인생 최초의 음식 그림 가족들과 처음으로 만두를 먹은 ‘신포우리만두’라는 브랜드의 캐릭터. 너무 귀엽고 앙증맞아서 잊혀지지 않았다.
2 음식을 그리는 방식 플레이팅이나 테이블 세팅을 고려한다.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아서 이미지를 머릿속에 많이 저장해둔다. 평소 스타일에 맞는 요리나 어울리는 가구나 패브릭을 자주 보러 다니곤 한다.
3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음식보다는 음식을 담는 그릇이나 식재료를 그릴 때 기분이 좋다. 식재료를 그리면서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평소 흠모하는 디자이너들의 커틀러리라든지 특히 컵과 주전자 등을 그릴 때면 심혈을 기울인다.
4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아무리 맛있어도 시각적인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요리는 그리지 않는다. 다른 그림을 그릴 때보다는 요리나 음식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애쓴다.
5 나의 소울 푸드 뭐든 가리지 않고 맛있는 제철 재료. 요리라기보다 원재료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걸 선호한다. 향기 좋은 단단한 복숭아와 제철의 산낙지, 적당히 숙성된 스시 그리고 레몬과 칠리 소스를 얹은 생굴에 화이트 와인처럼.
6 죽기 전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최고급 우니와 사시미를 안주 삼아 마시는 낮술. 그것도 배가 터지도록.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
7 평소 즐겨 하는 요리  요즘은 매일 한 끼 이상 요리한다. 집 근처에 식당도 별로 없고 배달시킬 곳도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닭발볶음, 마약김밥, 버터관자구이, 핫도그, 밥통카스텔라, 어린깻잎볶음 등등 ‘먹고 살기’ 위해 다양한 요리를 시도하는 중이다.
8 요리할 때의 습관 정해진 레시피를 따르지 않고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요리한다.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요리하곤 한다.
9 나만의 세 문장 레시피 ➊ 바게트 빵 위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프로슈토와 아보카도를 얹는다. ➋ 빵 위에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 ➌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준비하면 아침 식사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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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은 | soeun.co.kr
홈페이지 ‘버터와 소와 솔’에 남편, 딸과 함께하는 세 식구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려 올린다. 휴대폰에서 언젠가 찍어놓고 잊어버린 음식 사진을 우연히 발견하면 그림으로 그리곤 한다.

1 내 인생 최초의 음식 그림 만화 영화에 등장하는 뼈다귀가 손잡이처럼 달려 있는 고기, 세 개 정도 칼집이 나 있는 길고 둥근 빵,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파이. 볼 때마다 언젠가 꼭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2 음식을 그리는 방식 음식을 실제로 보면서 그린다는 건 힘든 일이라(그림을 다 그릴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려야 하다니!), 그려보고 싶은 음식은 사진을 찍어둔다. 음식 사진을 잘 찍지 않지만 그려서 기억해두고 싶은 순간에만 찍는다.
3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음식을 그릴 때면 늘 기분이 좋아진다.
4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음식 그림이 실제 음식보다 맛있어 보이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최대한 맛있어 보이게 그리려고 노력한다.
5 나의 소울 푸드 엄마가 만들어주신 오므라이스.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결혼 후 해외여행 중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됐는데, 맨 처음으로 ‘강렬하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국하고 엄마가 만들어주셨을 때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이제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되어 진짜 소울 푸드로 남았다.
6 죽기 전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글로 읽을 때마다 정말 먹어보고 싶은 것이 딱 하나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버터 맥주. 추운 날씨에 버터 맥주를 먹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침을 흘린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판다는데, 왠지 실제로 마셔보면 기대만큼 실망도 클 것 같아서 상상만 하고 싶기도 하다.
7 평소 즐겨 하는 요리 아이를 낳기 전에는 거의 요리를 하지 않던 내가 아기를 낳고 나서는 거의 매일 요리를 한다. 네 살 아이와 같이 먹다 보니 맵지 않은 음식이 대부분이다.
8 요리할 때의 습관 무조건 ‘적은 노력, 큰 효과’를 추구한다. 조리 과정이 복잡하고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음식은 좋아하지 않고 할 만한 능력도 없다.
9 나만의 세 문장 레시피 ➊ 따뜻한 밥을 준비한다. ➋ 마가린, 간장이나 고추장을 넣는다. ➌ 비벼서 김에 싸 먹거나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알타리 김치라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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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솜씨 | www.handmade-sohn.com
드로잉과 나뭇잎, 맛있는 음식과 여행을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자신이 실제로 먹은 음식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 그리며, 수채화 물감이나 콜라주 기법을 즐겨 쓴다.

1 내 인생 최초의 음식 그림 동그랗고 하얀 생크림 케이크. 윗부분에는 딸기와 함께 허쉬 초콜릿 모양의 생크림 데코를 줄 맞춰 그렸다. 생크림의 원이 돌아가는 모서리 끝부분을 예쁘게 그리기가 어려워 고민이 많았다.
2 음식을 그리는 방식 요리법을 기록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을 땐 내 레시피 노트에 메모된 내용과 다른 곳에서 찾은 정보를 참고해 포인트를 글로 곁들인다. 토마토, 바질, 사과, 단호박 등 신선한 재료는 눈으로 관찰하고 그 색을 그림에 채우려고 노력한다. 외식이나 여행 중 마주한 인상적인 접시는 직접 찍은 사진이나 인터넷 자료를 보며 그린다. 펜과 붓으로 선만 표현하기도 하고 수채화 물감으로 색을 가득 채워 그려내기도 한다.
3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작년부터 기르기 시작한 옥상 텃밭의 작물, 이들을 이용한 음식을 그릴 때 기분이 좋다. 텃밭에서 수확한 토마토, 바질, 당근으로 만드는 그린 샐러드 레시피를 그릴 때면 야채를 키운 과정과 스토리를 담으면서 더욱 신이 난다. 생기 있는 녹색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4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맛이 없어 보이거나 정체불명의 음식처럼 그려지지 않도록 단순하게나마 그 음식의 핵심 포인트를 짚어내려고 노력한다.
5 나의 소울 푸드 엄마의 두부찌개. 아침에는 주로 감자, 고구마나 떡, 샐러드와 과일을 먹지만, 잘 익은 김치 국물과 양파, 파, 다진 마늘, 네모반듯 큼직한 두부를 넣고 보글보글 끓인 엄마의 찌개가 나오면 밥 두 공기를 뚝딱하게 된다. ‘엄마 음식’이라는 것만으로도 힘을 주는 소울 푸드.
6 죽기 전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다양한 나라에서 다채로운 음식과 이야기, 사람을 경험하고 싶다. 이탈리아에서 화덕에 갓 구운 마르게리타 피자와 맥주 한잔, 그리스에서 신선한 올리브 오일과 레몬을 잔뜩 뿌린 샐러드를 먹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7 평소 즐겨 하는 요리 병아리콩과 렌틸공, 현미와 퀴노아 등을 취향껏 넣은 잡곡밥과 텃밭에서 수확하거나 망원시장에서 구매한 야채로 만든 요리. 오믈렛, 야채 카레, 토마토 파스타 등 간단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해 먹는다.
8 요리할 때의 습관 있는 그대로 요리하길 좋아한다. 과일과 야채는 껍질째 먹고 과한 양념은 피한다. 샐러드도 드레싱 없이, 가지, 애호박, 단호박과 고구마도 소스 없이 구워서 먹는다. 조리 시간과 과정을 줄이는 대신 재료를 고르고 다듬는 데 공을 들이고, 가능하면 재료를 버리지 않고 모두 쓰려고 한다.
9 나만의 세 문장 레시피 구운 야채 샐러드. ➊ 단호박과 가지, 당근을 큼직하게 썰어 허브 솔트와 올리브유를 뿌린 뒤 오븐에 노릇하게 굽고, 잎채소는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➋ 커다란 볼에 오븐구이 야채, 잎 채소,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아몬드, 캐슈넛, 건자두를 넣는다. ➌ 올리브유, 레몬즙, 꿀, 허브 솔트를 섞은 올리브 오일 드레싱을 뿌리고 잘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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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오리 | instagram.com/bonbonohri
음식 그리는 방법을 쉽고 간단하게 알려주는 책 <나누고 싶은 맛있는 그림>의 저자. 오일 파스텔을 사용해 그린 그림은 책과 잡지, 포스터, 패키지, 아트 상품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1 내 인생 최초의 음식 그림 미술 학원에서 사과를 보고 정물화로 그렸을 때. 처음으로 음식을 열심히 관찰해서 그려본 순간으로 기억한다.
2 음식을 그리는 방식 채색 전에 먼저 단순하게 스케치를 한다. 채색에 대한 계획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해뒀다가 참고한다. 음식과 어울릴 만한 요소를 함께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
3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음식, 특히 달콤한 디저트를 그릴 때.
4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색감. 음식이 맛있어 보이도록 색감을 잘 표현해내는 것.
5 나의 소울 푸드 초콜릿이 들어간 음식은 다 좋아한다. 작업실에 항상 과자나 초콜릿 등을 쌓아두고 먹곤 한다.
6 죽기 전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면서 그곳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음식을 가능하면 많이 먹어보고 싶다.
7 평소 즐겨 하는 요리 일주일에 이틀 정도 쉬는 날, 혹은 밤에 간단한 야식을 만들어 먹는다. 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볶음밥이나 부침개, 특히 겨울에는 떡국을 자주 끓인다.
8 요리할 때의 습관 설거지 거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요리한다.
9 나만의 세 문장 레시피 ➊ 야채를 다져서 볶는다. ➋ 밥을 넣고 간을 한다. ➌ 달걀프라이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