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멍의 뎀나 바잘리아와 고샤 루부친스키조차 신예라는 수식어가 가볍게 느껴진다. 21세기 신인류가 열광하는 요소를 갖춘 신생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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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을 만드는 여성 디자이너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를 주목해야 한다. 2015년 봄/여름 시즌,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이고, 2016년 LVMH 프라이즈 상을 거머쥐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흑인 남성의 성과 문화를 탐구하고 이를 동시대적으로 해석한다. 남성복이라고 하지만 그 경계를 단정 짓는 건 의미 없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오가는 섬세한 장식의 의상과 주얼리는 여성의 몸에도 멋지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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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LY GODDARD
솜사탕처럼 부풀어 오른 몰리 고다드의 핑크색 튈 드레스는 언뜻 재롱잔치의 코스튬처럼 보이지만 정교한 스모킹 디테일과 겹겹이 쌓인 오간자가 하이패션의 깊이를 완성한다. 극단적인 로맨티시즘이 데님이나 스니커즈를 만나 오히려 무심해 보이는 반전효과를 가져온 걸까? 뒤틀린 유머까지 철철 흐른다. 자신의 옷을 입은 친구들과의 파티를 본 사람들이 드레스를 주문하며 도버 스트리트 마켓을 점거하고 수지 버블의 마음을 훔치며 런던 패션 신의 새로운 다크 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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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PROJECT
뎀나 바잘리아를 이을 다음 주자를 꼽으라면, 와이 프로젝트의 글렌 마르탱에게 표를 던질 생각. 젠더리스를 표방하는 것도, 드라마틱하고 전위적인 형태와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자신의 가치관을 트렌드로 만드는 것도 꼭 베트멍을 닮았다. 하지만 공격적인 성향에 여성성을 드리워 한결 부드러운 인상을 풍기는 점에서 현실적인 점수를 높게 주고 싶다. 2013년부터 선보인 여성복 라인은 2016년 가을/겨울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런웨이 쇼를 통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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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USTINE STEINMETZ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포스틴 스타인메츠는 FKA 트위그스가 즐겨 입기로 유명하다. 2013년 데뷔 이래 데님 원단을 직접 직조하고 염색하여 데님에 쿠튀르적인 손맛을 더하고 데님을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전위와 실용을 넘나든다. 2016년 봄/여름 컬렉션은 트랙 슈트, 저지 드레스 등으로 아이템을 확장했고, 올 가을/겨울에는 재활용 데님, 지속 가능한 면, 모헤어를 사용하여 평범함을 재발견하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이끌고자 하는 신인류의 철학을 몸소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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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JAS
리투아니아 출신 베야스 크루스제우스키는 독학으로 패션계에 뛰어든 19세의 열혈 청춘. 2015년 가을/ 겨울 컬렉션부터 이제 겨우 세 번의 컬렉션을 선보였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했다. 스트리트적
요소를 담백하게 풀어내는 재주로 2016년 LVMH 프라이즈에 선택된 것. 신체를 극적으로 보이게 하는 비율, 거칠고 대담하게 사용한 소재, 그리고 접근 가능한 합리적인 가격 등 밀레니얼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모두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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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HEW ADAMS DOLAN
2015년 봄/여름 컬렉션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매튜 애덤스 돌런의 키워드는 두 가지이다. ‘데님 그리고 과장된 실루엣’.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는 요소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이 브랜드가 주목받은 결정적인 이유는 리한나이다. 입기만 하면 브랜드가 급부상하는 리한나 공식이 이번에도 적중한 것. 그러니 새로운 세대를 규정할 스타 디자이너로서의 잠재력은 확실히 검증된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