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실천은 인식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얼루어>가 데일리라이크와 산양 에코백을 만든 건 사람들에게 산양이 멸종위기종 1급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데일리라이크에서 제작한 산양 패턴 에코백과 산양 스케치. 산양의 움직임과 생김새는 단순하게 표현했다.

데일리라이크에서 제작한 산양 패턴 에코백과 산양 스케치. 산양의 움직임과 생김새는 단순하게 표현했다.

‘겨울이 되면 산짐승은 살기 힘들어, 먹을 게 죄 눈 속에 파묻히니까. 산양이 특히 그렇지. 도토리 없는 겨울에는 조릿대 잎이나 이끼를 먹어야 하는데, 산양 발바닥은 말랑말랑 고무 같거든. 바위 타는 데는 좋지만 눈을 파헤치는 데는 도움이 안 돼. 주둥이로만 파헤치려니 그게 쉽겠어? 그러니 자꾸 산 아래로 내려올 밖에’. 책 <산양들아 잘 잤니?>에 대한 출판사 서평이다. 폭설이 내려 먹을 것을 찾아 민가로 내려온 산양은 사람들 손에 포획되거나 굶어 죽어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그 결과 산양은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 동물이 된 상태다. 2009년부터 그린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얼루어>는 6년 전부터 산양을 지키고자 녹색연합과 힘을 합쳤다. 매년 4월에 열리는 ‘그린캠페인’의 수익금을 모아 산양의 주요 서식지인 울진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산양의 생태를 파악하고 활동가를 지원하며 지역 주민을 교육하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산양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데일리라이크와 4월호 특별한 부록으로 산양 프린트 에코백을 만들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무인 카메라 속에 찍힌 산양의 모습을 계속 돌려봤죠. 화면에서 발견한 산양의 포인트를 살려 스케치 작업을 완성했어요. 배경은 산양의 서식지인 산속을 나타내기 위해 녹색을 선택했고요.” 산양 프린트를 디자인한 데일리라이크의 디자이너 한정미가 이번 작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얼루어>가 산양 에코백을 만든 건 사람들에게 멸종위기 동물을 알리고 보호하기 위한 작은 방안이다. 산양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멸종위기에 처한 환경을 바꾸는 첫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이상 멸종위기 동물 보호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현재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고 있는 약 800마리의 산양을 보호하는 방법은 산양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누구나 작은 실천을 통해 동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