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을 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더 많이 모을 수 있다면? 2016년에는 주변 정돈은 물론 통장 정리까지 잘하고 싶다면 주목하길. 정리의 힘이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지도 모르니까!

ALR_160107_08026_R0솔직히 말하면 정말 질려버렸다. 사무실 책상에 쌓여가는 서류 파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터져나가는 옷장, 유통기한 지난 음식이 넘쳐나는 냉장고, 물건을 제대로 찾을 수 없이 너저분한 가방, 그리고 영수증과 쿠폰으로 터져버릴 것 같은 지갑 속까지! 예전에 는 없어서 걱정이었다지만, 넘쳐나는 물건은 이제 더 이상 부유함의 상징이 아니다. 오히려 <송곳>의 작가인 최규석은 가난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가난은 넘치는 물건과 그것을 정리할 시간이나 의욕, 공간이 없는 상태로 그릴 수 있다’라고. 그러니 우리가 덜어내는 삶, 비워내는 삶의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리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하루 15분 정리의 힘>을 펴낸 윤선현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의 이야기는 정리하는 삶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바로 정리를 통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제안이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위즈덤 하우스)>에서 그 답을 찾았다.

정리하는 힘
정리하는 데 무슨 ‘힘’씩이나 필요하냐고? 하지만 무언가를 정리하는 것은 실제로 결정을 내리고 움직이는 행위다. 맘먹고 치우기 시작하면 30분이면 깨끗해질 것이 분명한 데도 방 청소를 계속 미뤄둔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는 것처럼, 바로 정리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정리를 잘하는 삶은 결정을 미루지 않고 모든 일을 바로 해결하는 삶과 일맥상통한다. 다 마신 음료수 컵을 바로 버리는 것, 코트를 집에 오자마자 걸어두는 것, 테이블에 음식을 흘리면 곧바로 닦는 것,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하는 것을 미루지 않는 것. 바로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는 정리의 힘은 경제 관념, 인맥, 시간 관리 등 삶을 향한 태도와도 연결될 수밖에 없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지출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버리고 신용카드를 정리하는 것, 나만의 장부를 만들어서 사용 목적과 기간, 목표 금액에 맞게 사용하는 계좌를 정리하는 기초적인 재테크의 실천력도 정리하는 힘에서 비롯된다.

쇼핑 대신 정리하는 습관을
소소한 충동 구매는 재테크의 가장 큰 적이다. 많은 사람이 값비싼 물건을 사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지만 불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이 진짜 낭비다. 1 만원이라는 가격에 혹해 입지도 않을 옷을 사거나, 홈쇼핑의 ‘마감 임박’이라는 말에 구매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체 충동적인 쇼핑 욕구는 왜 이렇게 억제하기가 힘든 걸까? 윤선현 대표는 <습관의 힘(The Power of Habit)>의 저자인 찰스 두히그의 말을 인용한다. 습관이란 어떤 신호에 대한 보상을 얻기 위해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며, 그 보상과 동일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반복행동을 할 때 다른 습관으로 교체된다는 것이다. <쇼핑(Shopping)>의 저자 에이프릴 레인 벤슨은 사람들이 쇼핑에 중독되는 이유를 새로 산 물건으로부터 위안을 얻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말이 충동 구매를 합리화하기 위한 표현으로 종종 사용되듯이 나 자신을 사랑하고 대접하고 싶은 욕구가 쇼핑하는 심리의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다. 윤선현 대표는 정리가 쇼핑하는 것과 동일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좋아하는 물건을 발견하고 사용하면서 안정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고,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쇼핑에 중독되는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물건을 구매할 때 생기는 상황 통제력인데, 물건을 정리하는 것 역시 이처럼 상황이나 물건을 통제하는 일이다. 새로 산 물건을 보며 흐뭇해하는 것과 좋아하는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는 것을 바라보며 뿌듯해하는 것. 두 행위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통장 잔고는 완전히 달라질 거다!

마인드 컨트롤하라
윤선현 대표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정리력 카페’에는 회원들 사이에서 정리의 힘에 대한 경험, 정리를 실천한 항목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올라온다. 비 오는 날 급하게 사서 신은 젤리 슈즈를 시작으로 2년 동안 총 320여 개의 물건을 버렸다는 사람도 있다! 물건을 버리는 것이 재테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상관이 있다. 정리를 삶의 캠페인으로 정하고 안 쓰는 물건을 과감히 치워버리는 삶은 물건이라는 욕망에 지배당하거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 삶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물건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어떤 물건을 사야 하는지, 사지 말아야 하는 물건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도 생긴다. 또 다른 효과도 있다. 정리정돈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내가 왜 이런 쓸데없는 물건을 샀을까?’ 하는 자기반성이다. 세세한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두려워 최종 결제금액만 확인하면 다음 달에도 카드값 폭탄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내가 뭘 갖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다 보면 돈이 어디에 낭비되고 있는지 자연스레 깨달을 기회조차 없어진다. 어떤 물건을 버리기 위해 왜 사용하지 않게 됐는지 평가하다 보면 물건을 사고 나서 후회하는 일도, 충동 구매를 하는 것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물건은 ‘공간’을 차지한다. 집값이 비싸다고 하면서 우리는 공간에 대한 가치를 너무 금방 잊어버린다. 집을 구할 때는 좀 더 넓은 평수를 바라면서 막상 살 때는 그 소중한 공간을 쓸데없는 물건으로 채우고, 물건들 때문에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꿈꾸다니! 서울시 주택의 평당 가격을 2천만원으로 생각했을 때, 3평의 공간을 정리되지 않은 채로 내버려두는 것은 6천만원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혹시 물건을 버렸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냐고? 글쎄, 버린 물건으로 인해서 심각한 낭패를 봤다는 사람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정리가 힘들다면? 이렇게 하자!
1 책장을 정리할 때는 버려야 할 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꼭 남겨야 할 책을 기준으로 골라라. 다시 볼 책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버리기로 마음 먹은 책은 중고서점에 판매해 가계에 보태거나, 기부할 수도 있다.
2 냉장고 정리는 식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장 볼 품목이 생기면 포스트잇에 적어두고, 다섯 가지 이상의 항목이 써졌을 때 장을 보러 가서 딱 그만큼만 쇼핑한다. 냉장고에 남아 있는 식재료로 할 수 있는 요리를 적어둬도 좋다.
3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의 매장과 비슷한 느낌의 드레스룸을 목표로 꾸며보면 어떨까? 그곳에는 유행이 돌아올지 몰라 버리지 못한 옷,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은 자리하지 않을 테니까. 갖고 있는 옷이 잘 보이면 오히려 옷을 살 일은 줄어든다.
4 영수증을 지퍼백에 일주일 단위로 모은 뒤 교통비, 생활비, 쇼핑 등 항목별로 분류하면 어디에 돈을 썼는지 내역을 쉽게 알 수 있다. 결제금액과 상호만 나오는 결제문자와 달리 세부 품목까지 나오니 어떤 품목에서 어떤 물건을 ‘과소비’했는지까지도 곧바로 파악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