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미리 내다보는 라이프 트렌드 키워드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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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랜 Z의 전략 플랜 A가 최선, 플랜 B가 차선이라면 플랜 Z는 최악을 대비한 최후의 보루다. 악화된 경제 상황을 고려한 플랜 Z 생존전략이 2016년을 대표하는 단어다. 전문가들은 적게 쓰지만 큰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B급 상품, 샘플세일, 소분시장, PB제품을 통해 살 것은 사고, 앱테크와 미끼 상품을 활용해 포인트를 모으고, 집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셀프족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젠 집이 힐링 공간으로 맹활약할 예정. 최고가 아니라 최선에서 타협하고, 적당한 가격에서 포기하는 ‘가성비의 약진’도 눈여겨봐야 한다.

2 불안한 램프증후군 선택장애로 고민하는 햄릿증후군이 2015년을 대표했다면, 올해는 램프증후군이 꼽혔다. 동화 속 알라딘이 마술 램프에서 마법의 거인 지니를 깨워내듯이,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걱정을 램프에서 불러내 그 걱정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근심이라는 환영의 마술램프를 들고 스스로를 지나치게 괴롭히는 현상을 지칭한다. 의지할 사람, 의지할 사회가 없다는 사실이 불안을 가중시킬지 모른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적정한 불안은 긴장감을 자극해 최고의 결과치를 뽑아낸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불안을 자극하는 각종 마케팅이 날뛸지 모르니 일단 조심하는 걸로!

3 원초적 본능 앞으로는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것이 주목받는다. 가식 없는 리얼리티 TV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OO충’과 ‘흙수저’ 등 각종 신조어를 만들어 혐오감을 표출하며, 작정한 ‘병맛 코드’에 환호한다. 과도한 솔직함은 ‘사이다 한 병 마신 것 같다’는 긍정적 의미로 표현되고, 과거 속물적이라 치부한 욕망은 솔직함으로 해석된다. 하드코어적이거나 유치한 B급 콘텐츠도 인기를 끌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공포영화를 보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심리효과와 맥을 함께한다.

4 에지 스몰의 시대 사람들은 원빈과 이나영의 아름다운 보리밭 결혼식을 찬양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스몰 웨딩이 확산되는 것은 흥미로운 변화다. 이는 언뜻 합리적인 소비로 보이지만, 핵심은 절약이 아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외제차 판매량의 55.2%가 소형차다. 모닝은 팔리지 않지만, 골프는 잘 팔리는 이유도 마찬가지. 10~20평 사이의 작은 땅에 4층 내외 높이로 지은 협소주택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보여주기 위한 성대한 잔치, 큰 집, 큰 차가 아닌 나를 위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가 왔다.

5 올해의 색 미국 색채 전문기업 팬톤이 로즈 쿼츠와 세레니티를 2016년의 색으로 골랐다. 로즈 쿼츠는 주로 주얼리에 사용되는 장미석영의 색인데, 톤 다운된 부드러운 분홍빛을 띤다. 세레니티는 우유를 탄 하늘빛이다. 파랑이지만 따뜻함이 묻어난다. 한 해의 유행  색으로 두 가지 색상이 선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팬톤 컬러 연구소장 리트리스 아이즈먼은 색채의 성별이 모호해지는 경향은 성 평등과 성적 다양성 같은 사회적 변화와 관련 있다고 전했다. 평온한 분위기의 두 색이야말로, 가장 적절하게 시대의 바람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