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글이 아닌 영상으로 배우는 시대다. 지금 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뷰티 파워 유튜버들을 만났다. 저마다의 개성과 특기가 확실한 그녀들, 잘나가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1 김다영 | Dayoung’s Beauty Drawing 
www.youtube.com/user/adrenallingb
구독자수 299,212명
유튜버로 활동한 지 2년이 되어가는 한국 유투버 1세대. 대학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한 후 웹 퍼플리셔로 일했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재미난 일을 고민하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유튜브는 블로그에 영상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한 케이스. 채널의 주요 콘셉트는 ‘당당한 여자가 되자’로 시크와 상큼 사이의 룩을 절묘하게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메이크업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일상의 관심사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오렌지 주스를 보다가 오렌지 컬러에 꽂히면 그에 관련된 컬러 메이크업을 제안하고, 트렌치 코트를 입을 때 어떤 메이크업을 할까 고민되면 그걸 영상의 주제로 가져온다. 나도 평범한 20대 여자이다 보니, 내 관심사가 대부분 여자들의 관심사와 일치할 수밖에 없다. 대신 제품 조사가 정말 오래 걸린다. 같은 오렌지 컬러에도 정말 많은 컬러와 텍스처가 있으니까. 온갖 매장을 다 다니면서 테스트해보고, 웹 검색도 많이 한다.

메이크업 팁을 찾는데도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따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워낙 어릴 때부터 메이크업을 좋아해서 스스로 터득하게 된 노하우를 주로 공유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속눈썹 붙이기. 눈을 감을 때 인조 속눈썹이 보이는 게 싫어서 안 붙였는데, 남들과 다르게 눈썹 아래로 붙여봤더니 자연스럽더라. 이런 팁을 알려주면 확실히 리뷰가 많이 달린다. 또 쌍꺼풀이 옅은 전형적인 동양인의 눈을 가졌다. 차라리 옆으로 길게 그리는 게 가장 예쁜데, 이렇게 전형적으로 예쁜 메이크업 법칙보다는 본인의 매력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다영스 뷰티드로잉 채널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구독자들과 피드백을 활발하게 주고받는다. 피드백에 의해 영상을 찍는 방식도 변화했다. 예를 들어, 원래는 영상 촬영 후 나중에 녹음을 입히는 방식으로 하는 내레이션 형식의 튜토리얼이었는데, 구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요즘은 대화하듯이 만들고 있다. 반응이 훨씬 더 좋아졌다. 영상 제작에도 완벽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얼마 전에 올린 태연 메이크업은 두 번 촬영한 거였다. 촬영을 다 끝내고 나니, 태연 룩의 트레이드마크인 컬러 렌즈를 착용하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려서 처음부터 다시 촬영했다. 보통 촬영에만 5시간, 편집에만 4~5일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정말 힘든 일이지만 내 마음에 백점이 아닌 영상은 보는 사람 눈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영상을 찍을 때 자주 사용하는 제품은?
⇢ 브이디엘의 엑스퍼트 컬러 프라이머 포 아이즈. 이걸 사용하고 놀이동산에 다녀왔는데, 정말 눈화장이 하나도 안 번지더라. 지속력이 끝내준다. 4통째 사용 중이다.
⇢ 달팡의 카모마일 아로마틱 케어. 사용을 중단했을 때 진가를 실감하게 된다. 안 쓰면 바로 트러블이 올라온다.

유튜버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카메라 장비까지 마련해놓고도 막상 시작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일단 자신의 채널을 만들면 사람들의 반응이 있어야 한
다는 부담감 때문인 것 같다. 무조건 일단 시작해라. 본인이 하고 싶은 방향대로 영상을 올리다 보면 자신만의 개성을 가
진 채널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구독자가 늘어가고 그들과 피드백을 주고받다 보면 자신의 개성과 대중성을 믹스한 채널
을 구축할 수 있다. 일단 시작하면 답이 보일 것이다

2 이경선 | Kyung sun 경선이의 뷰티놀음
www.youtube.com/user/kyungsunxoxo
구독자수 237,713명
디자인을 전공했고 작년 여름부터 유튜브에 입문했다. 큼직한 이목구비 탓에 이미지가 다소 강해 보이지만 의외로 털털한 말투에 반전의 매력을 느끼는 구독자가 많다. 다양한 펄 제품을 이용한 아이 메이크업으로 특히 유명하다. 연예인 메이크업을 시연하더라도, 일상에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등 실용적인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미미박스와 협업하여 자신의 이름을 딴 메이크업 라인도 론칭했다.

다른 유튜브 뷰티 채널과 차별화되는 점은?
더빙하지 않고 직접 말하면서 메이크업하는 스타일이다. 물론 더빙을 하면 완벽하게 설명이 가능하지만 대신 자연스러움은 떨어진다. 친근해 보이기 위해 되도록 더빙은 피한다. 주로 대본을 먼저 써둔 다음 그에 맞춰 영상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영상이 아니라 멘트에 맞춰 편집을 하는 편이다. 대본으로 써놓은 것은 꼭 들어가야 할 장면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가 촬영도 많은 편이다. 또 개인적으로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과 펄 제품을 좋아하는 편이라, 아이 메이크업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 특히 펄 제품을 어느 위치에 어떻게 발라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딱딱 짚어서 알려주는 것이 좋다는 평이 많다.

 

●메이크업 룩의 주제는 어떻게 잡나?
계절이 가장 중요한 소재가 된다. 마른 장미 컬러의 립 제품이 유행하면 그를 기본으로 가을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제안한다. 그 외에는 인터넷을 엄청나게 뒤져서 영감이 될 이미지를 찾는다. 예를 들어 회색 컬러렌즈에 핑크 섀도를 매치한 룩을 보고, 회색과 핑크를 활용한 룩을 기획해보는 식. 과감한 아이 메이크업을 많이 선보이는 리키 튜토리얼, 자매 유튜버인 픽시우 등의 해외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기도 한다.

미미박스와 협업하여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먼저 경선 배드걸 브러시 세트를 출시했는데 모두 아이 메이크업용 브러시였다. 이후 섀도와 아이라이너까지 아이 메이크업을 만들었다. 컬러부터 질감까지 나의 의견이 거의 100% 반영되었다. 예를 들어 초보자가 사용하기 어렵다는 펄 피그먼트의 단점을 보완하여, 섀도인데 눈에 바르면 발색은 안 되고 펄감만 나타나는 제품을 내놓았다. 뿌듯한 경험이었다.

펄 제품 마니아다. 제품 선정의 노하우가 있다면?
메이크업 주제가 떠오르면 비슷한 제품을 모조리 다 발색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제품을 다 사용해봐야 하기 때문에 매달 엄청나게 많은 제품을 구입한다. 정말 수많은 제품을 써본 결과 내 기준에서 최고인 펄 제품은 다음과 같다.
⇢ 화려한 파티 룩을 위한 펄 제품 중 최고는 메이크업 포에버의 다이아몬드 파우더. 입자가 커서 화려한 메이크업에 좋다. 사용하기는 힘들지만 영상으로 찍을 때 정말 다르다. 딱풀 같은 제형의 글리터 글루를 먼저 원하는 부위에 발라둔 다음에 그 위에 얹는다.
⇢ 매일 사용하기 좋은 펄 중 최고는 에스쁘아의 스파클 아이섀도우 시퀸 오렌지 피버. 말 그대로 바셀린 광이 나는 아이섀도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빛나서 어떤 메이크업에도 잘 어울린다.
⇢ 블러셔 중 최고의 윤기템은 맥의 미네랄라이즈 블러셔 웜 소울. 가을에 가장 좋아하는 블러셔이다. 진짜 고급스럽고 은은한 광이 올라온다.

3 조연주 | 연두콩
www.youtube.com/channel/UCAUbDYDwV34yk6pYiZg_CzA
구독자수 304,632명
대학교 3학년 때 화장품 회사 마케팅팀에서 1년 정도 일했다. 그때 블로거 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유튜브의 세계에 입문했다. 로드숍 제품 위주로 일상생활에 쉽게 응용 가능한 실용적인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주로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쇼핑하울, 1일 1리뷰 등 제품 리뷰가 특화되어 있고, 월간연두콩처럼 문화 전반에 대한 콘텐츠도 탄탄하다. 한마디로 여자를 위한 종합 채널이라 할만 하다.

●채널 연두콩만의 특화된 장점은 무엇인가?
다른 유튜버들에 비해 튜토리얼을 잘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신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로드숍 제품 위주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메이크업 위주로 선보인다. 강점은 아마 제품 리뷰일 거다. 구독자들의 댓글을 다 캡처해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제품을 구입해서 써보고 리뷰해준다. 얼마 전에는 페이스북에서 유명한 화장품을 다 구입해서 리뷰하는 기획도 진행했다. 단점도 솔직하게 밝혀서 더 믿을 만하다고 평가하더라. 튜토리얼 역시 구독자들의 신청 사항을 되도록 많이 반영하려 노력한다. 유튜버 외에도 팬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활발하게 활용한다.

그래도 뷰티 튜토리얼에서 시작된 채널이므로, 튜토리얼만의 강점도 있을 텐데?
동그란 얼굴이라 강한 메이크업이 안 어울린다. 그래서 일상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메이크업 위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늦잠을 자서 재빠르게 메이크업해야 할 때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영상이 있었다. 눈썹을 파우더 타입 섀도로 그린 다음, 브러시에 남은 양으로 코에 셰이딩을 넣고 거기서 또 남은 양으로 아이섀도처럼 쌍꺼풀라인에 바르고 눈 아래에 음영을 넣어 애교살을 만드는 방식이다. 남들은 눈썹 하나 그리는 데 사용하는 브러시로 세 가지 메이크업을 다 완성하는 내용이었는데,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로드숍 브랜드 제품의 전문가 같다. 가장 추천하는 제품은?
⇢ 어퓨의 아이 디파인 펜 라이너 내추럴 브라운. 진짜 자연스럽고 초보자도 얇은 아이라인을 쉽게 그릴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라이너를 본 적이 없다. 가성비 최고다.
⇢ 마몽드의 크리미 틴트 컬러밤 인텐스 벨벳 코랄. 활용도 높은 가을 컬러로 입술에 발랐을 때보다 블러셔로 활용하면 더 좋더라. 틴트여서 지속력이 정말 좋다.
⇢ 이니스프리의 노세범 블러 프라이머. 촉촉한 크림이라서 화장이 밀리지 않고 피부를 쫀쫀하게 만들어주는 베이스다.

월간연두콩을 연재하고 있다. 뷰티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는 이유는?
연두콩 채널 자체를 뷰티뿐 아니라 전반적인 라이프를 다루는 종합 컬처 채널처럼 만들고 싶다. 월간연두콩은 영화나 음악, 책을 추천하는 영상을 올리는 카테고리인데, 사실 처음에는 반응이 별로였다. 뷰티를 보고 싶어 들어오는 구독자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달쯤 꾸준히 올렸더니 점점 평이 좋아지더라. 이름 없는 인디 밴드의 음악을 추천했는데 다음 날 멜론 차트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소개한 책의 매출이 몇 백 퍼센트 이상 증가해서 출판사에서 고맙다고 그 출판사에서 나오는 모든 책을 선물로 보내준 적도 있다.

 

4 최유라 & 최유진 | 꼬무리 luvssica
www.youtube.com/channel/UCr
구독자수 13.083명
화장품 브랜드에서 뷰티 어드바이저로 일하다가 본격적으로 메이크업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언니가 동생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자매 유튜브 채널이다. 메이크업 전공자답게 메이크업 팁이 자세한 것이 장점. 홑꺼풀의 언니와 쌍꺼풀의 동생이 따로, 또 같이 영상에 출연하기 때문에 한 채널에서 두 가지 룩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얼마 전부터 아프리카 TV의 BJ 활동도 시작했다.

이제 막 유튜브를 시작한 후발 주자다. 전략이 있다면?
팁을 최대한 많이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른 유튜버들이 눈에 섀도를 바를 때 경험으로 체득한 것을 추상적으로 보여준다면, 우리는 어느 정도의 양을, 어느 부위에, 어떻게 발라야 할지를 정말 자세하게 보여준다. 눈의 모양, 얼굴 생김새에 따라 각각 메이크업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데 최대한 그 모든 변수를 고려해서 팁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영상이 너무 늘어지지 않도록 화면 안에 팁 박스를 넣어서 최대한 많은 팁을 보여준다. 입술 메이크업의 모든 것, 수정 화장에 대한 모든 것 등 기본기에 충실한 올 아바웃 시리즈를 만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얻은 것은?
유튜버도 일종의 대중 미디어이다. 사람들이 의외로 의심 없이 유튜버의 말을 믿는 것을 많이 봤다. 만약 유튜버 채널을 운영한다면, 그 분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 영상을 만들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응용할지를 설명하기 어렵다. 공부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