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책은 누가 쓸까? 패션 업계의 선봉장인 이들은 자신들의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아낌없이 풀어놓는다.

 

패션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책

패션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책 

 

 

패션 책은 누가 쓸까? 패션 업계의 선봉장인 이들은 자신들의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아낌없이 풀어놓는다. 먼저 뉴욕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의 디렉터가 쓴 <뉴욕 최고의 퍼스널 쇼퍼가 알려주는 패션 테라피>는 패션 멘토인 어머니에 대한 찬사 로 시작한다. 이 지점에서는 다소 심술이 생긴다. 왜냐하면 우리는 패션 감각 역시 세습되는 걸 익히 봐왔기 때문이다. 옷에 관심 없는 엄마를 둔 나는 이미 틀려먹은 게 아닌가 싶지만 넘어가도록 한다. 늘 옷을 사도 입을 옷이 없는 건 옷장 정리를 안 하기 때문이라는 조언은 언제나 도움이 된다. 코트와 슈트, 스웨터, 스카프는 살 수 있는 가장 고급 상품을 고르라는 조언에 밑줄을 쳤다. 컬러를 두려워하는 ‘블랙마니아’ 라면 그 시즌에 가장 유행하는 컬러의 스웨터를 살 것. <훔치고 싶은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은 프랑스 여자에 대한 미국 여자의 동경 어린 시선의 집약체라 하겠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런 ‘미국 여자’가 쓴 ‘프랑스 여자’ 시리즈를 많이 보아왔다.  에디터 출신 저자의 조언 역시 베이지, 그레이의 중간 계열 옷을 많이 갖추고 여기에 선명한 오렌지색과 새파란색 등으로 포인트를 주라는 것. 모두가 옷장 필수 아이템으로 말하는 펜슬 스커트는 나이 들어 보이니 풀 스커트에도 애정을 주길. 지금 당장 적용이 가능한 책은 <유아소프렌치>로 왜 이 레깅스는 되고 저 레깅스는 안 되는지, 이 호피는 되고 저 호피는 안 되는지 구체적으로 조언한다. 간결한 설명과 사진, 인터뷰를 배치한 리듬감 있는 편집으로 잡지를 읽는 듯한 재미도 있다. 나이에 맞는 패션이 있다는 항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스무 살이라면 하고 싶은 스타일을 뭐든 해도 되는 시기다. 다양한 스타일을 과감하게 시도해봐도 좋다. 하지만 삼십대라면? 유 행하는 아이템이 아닌 정말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옷장을 재정비할 때다. 아쉽지만 20대 시절 열광했던 베이비돌 스타일과 이만 이별해야겠다. ‘글래머’를 시각적 수사학으로 정의한 <글래머의 힘>은 다른 그 어떤 책보다 패션에 영감을 주었다. 여기서 글래머는 단지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일컫는 게 아닌, 시대가 사랑에 빠지는 일종의 ‘매혹’이다. ‘글래머’는 시대별로 모습을 바꾸어왔는데, 그 정체성은 늘 패션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