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회사를 다닌다는 건 회사 생활도 잘해야 한다는 것. 지금 당신이 무심코 저지르고 있을 수도 있는 실수들.

 


1 회식 무시하기 

회사 생활을 잘하고 싶다면 회식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최근 <복면가왕>에 등장한 김현욱 아나운서처럼 ‘탬버린의 신’이 된다면 어느 회식 자리에서나 사랑받을 수 있다. 하지만 회식 그 자체가 곤혹스러울 따름이라면, 회식 자리에서 굳은 표정으로 돌하르방이 될 뿐이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소신껏 1차만 하고 돌아가는 길을 택해라. 처음에는 다 욕할 것이다. 뭐 저런 게 있냐고 하겠지만 점점 쟤는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어지간히 뚝심 있는, 진정한 개인주의자만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앉아서 ‘분홍 립스틱’이라도 불러라. 직장인의 90%는 그렇게 사니까.

 

2 아주 가까운 사람의 경조사만 챙기기
좀 더 과장을 보태자면, 경조사는 사내 인간관계를 증명한다.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경조사를 챙기거나, 축의금 및 부의금을 내는 데 인색한 편이다. 남자 직원들이 경조사만큼은 철저히 챙기는 건 다 이유가 있다. 특히 경사보다 조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직접 경조사를 치러보면 알 것이다. 그 자리에 와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은 잊지 못한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누가 언제 와서 얼마를 냈는지 다 기억하는 게 인간이다. 그렇다면 직장 동료의 축의금은 얼마면 적당한가? 만약 혼자 가서 축하해줬다면 장소와 관계없이 5만원이면 적당한 액수다. 하지만 평소 해당 직원과 전혀 교류가 없었던 남편 또는 남자친구도 함께 가서 식사를 했는데 5만원을 냈다면 사람에 따라 뒷말을 들을 수도 있다. 예의와 성의를 다하고 싶다면 함께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축의금 액수도 넉넉하게 넣는 것이 좋다. 아니면 남자친구는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게 하자. 치사하고 쪼잔하다고? 이게 우리나라 경조사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그 자리에 맞는 깔끔하고 단정한 옷차림도 잊지 말 것.

 

3 휴가 아끼기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남은 휴가를 세어보고, 이 휴가를 어떻게 처리할지 따져보는 시기다. 회사에서는 남은 휴가를 사용하라고 독려한다(법적으로 책임을 면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노동자는 휴가를 쓸 권리가 있고, 회사는 노동자가 휴가를 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회사마다 휴가에 대한 규칙은 다르다. 어떤 회사는 남은 휴가를 일당으로 계산해 돌려주는데, 그럼 좀 낫다. 그것도 아니라면 휴가를 쓰자. 휴가 안 쓰고 일만 한다고 해서 회사가 고마워하진 않는다. 그저 자기 휴가도 못 챙긴 바보일 뿐이다. 워낙 1년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면 여행하기 좋은 계절에는 일하고, 춥고 쓸쓸한 11월, 12월밖에 남지 않는다. 진정 똑똑한 직장인은 휴가를 봄에 간다. 올해는 이미 틀렸으니 내년에는 잘 해 보는 것으로!

 


4 사생활에 대해 시시콜콜 말하기

점심시간이 되었다. 맛있는 점심을 즐기기 위한 화젯거리는 바로 어젯밤에 한 드라마나 예능, 오늘 ‘실검’에 오른 연예인 얘기다. 처음에는 한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세상의 하고많은 이슈 중 왜 드라마와 예능에 대해서만 떠들어야 할까. 이 사람들은 하루 종일 TV만 보나. 자, 직장 생활을 5년만 해보라. 드라마와 예능 얘기가 늘 식탁에 오르는 이유는 그게 모두에게 가장 쉬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귀는 남자친구 얘기를 하면 남자친구가 어떤지, 남자친구의 부모는 뭘 하는지, 결혼은 할 건지에 대한 질문으로 청문회가 된다. 결혼을 전제로 만난다고 하면 서두르라 하고,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하면 생각 없이 노는 애가 된다. 정치 얘기를 하면 싸움이 되고, 회사 얘기를 하면 불만의 장이 된다. 어느 주제건 다 불편하다. 그냥 해맑게 드라마 얘기를 하자. 나만의 진지한 얘기는 친밀한 두셋과 있을 때 하면 된다. 직장인 명언사전에는 이런 말이 있다.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 사생활 이야기는 꼬치꼬치 묻는 것도, 주절주절 말하는 것도 적당히 하는 것으로.

 

5 내 일만 잘하기
회사는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니 내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절반만 맞았다. 회사는 당신에게 백과사전 역할도, 예능인 역할도 요구할 수 있다. 입사했다고 끝이 아니다. 그때부터는 함께 입사한 동기들, 나아가 그 위의 선배들까지 넓게 보면 당신의 라이벌이다. 쉽게 말해 10명의 신입사원 중 7명이 대리가 되고, 4명이 과장으로 승진한 후 단 한 사람만이 부장을 달 수 있는 피라미드 구조가 바로 회사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하면서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매진해야 한다. 신문, 잡지를 꾸준히 구독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 사회 전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엇이 왜 화제가 되고 트렌드인지를 읽고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마라. 현명하고 지혜로운 직원은 회사가 알아본다. 설사 회사가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그 눈으로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6 지나치게 겸손하기
어떤 일에 대해 칭찬이나 공치사를 받는 상황에서, 지나친 겸손이 반복되면 그 공은 다른 사람에게 간다. 이건 다른 사람이 아닌, 모두 내 공이라고 우기는 모양새도 흉하지만,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식의 수사는 연예인에게나 주어라. 몇 달 밤을 지새워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 모든 공을 팀원들이 했다고, 단지 운이 좋았다고 할 것인가.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공은 챙길 줄 알아야 한다. 만약 칭찬을 들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고맙습니다”이다.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가 돌아와서 기쁩니다. 팀원들이 든든하게 지원해줘 프로젝트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라이벌 회사의 약점을 미리 파악해준 김 대리의 도움이 컸습니다.” 정도의 수사면 모두가 해피엔딩.

 

7 잡일만 한다고 불평하기
몇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는데 잡일만 하고 있어서 억울한가. 하지만 당신의 선배, 그 선배의 선배 역시 같은 과정을 겪었다. 잡일만 한다고 입이 나와 있는 후배를 예뻐할 사람은 없다. 티가 안 난다고 생각하겠지만 다 티가 난다. 반면, 잡일 하나도 열심히 꼼꼼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 역시 다 안다. 사무실의 잡일 역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회사에서는 더 중한 일을 맡길 만한 사람인지 검증해보는 일종의 테스트인 것이다. 회사 생활은 그렇다. 서로 안 보는 척하고 있는데 CCTV를 켜놓은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고 있다. 무서운가? 그래서 사회 생활이 무서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