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는 넓고 디자이너는 많다. 그중 자신만의 감각과 흥미로운 디자인으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신진 디자이너를 모았다. 까다로운 패션 피플의 취향을 사로잡은 J.W. 앤더슨과 베트멍의 뒤를 이을 국내외 슈퍼 루키는 누구일까.

Rosetta Getty
2014년 봄/여름 시즌, 로제타 게티가 자신의 이름을 따 론칭한 브랜드이다. 롱앤린 실루엣을 기반으로 드레시한 데이 웨어를 전개하는 로제타 게티는 미국판 세린느라고 불린다. 방대한 예술품을 소유한 게티 가문의 일원으로 살아오며 향유한 여유로움이 그녀의 옷에 깃들어 있다. 시즌마다 다른 콘셉트로 선보이는 룩북의 비주얼 또한 감각적이다.

 

Public School
DKNY의 새로운 수장이 된 퍼블릭 스쿨은 현재 뉴욕에서 가장 핫한 레이블 중 하나. 스포티즘과 클래식을 절묘하게 버무리며 론칭 세 시즌 만에 마니아를 거느린 브랜드로 성장했다. 스트리트 감성과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뉴욕 감성의 쿨한 룩을 구축하고 있으며, DKNY 데뷔 무대는 다소 평이하긴 했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Ader Error
A라는 로고와 감각적인 이미지로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된 아더 에러는 파티시에, 기획 MD,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가 의기투합해 만든 브랜드이다. Basic, Deeply, Simple, Colorful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은 브랜드명 안에 아이덴티티가 담 겨 있다. 비비드한 색감과 낙낙한 실루엣, 일러스트로 요란하지 않게 위트를 담아내며 20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Au Jour Le Jour
안나 델로 루소 같이 패턴과 캐릭터를 즐기는 패피들의 지지를 받는 미르코 폰타나와 디에고 마르케즈가 이끄는 오주르 르주르. 프랑스어로 ‘그날그날’이라는 뜻은 일상에서 영감을 얻기 때문에 붙은 이름. 스타일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알록달록한 색채와 현란한 프린트의 디자인으로 풀어낸다. 최상급 소재를 사용해 가벼운 디자인과의 간극을 맞춘다.

 

Sort
간결한 실루엣, 편안한 감성을 지향하는 솔트는 2013년 가을에 론칭했다. 이솜, 손담비, 효민 등 셀러브리티들의 인스타그 램에 등장한 탬버린 백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급변하는 패션계에서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하나의 부류를 만들고 자 한다. 여성스럽지 않지만 소녀적인 감성을 녹여낸 담백한 디자인으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는 중이다.

 

Faustine Steinmetz
손맛을 사랑하는 런던의 신예, 파우스틴 스테인메츠는 디자인이 아닌 소재에 집중한다. 옷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실’부터 디자인하며 세인트 마틴 출신답게 옷의 본질을 탐구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염색과 재단을 수작업으로 진행해 독특한 의상을 완성한다. 청바지, 티셔츠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아이템도 파우스틴 스테인메츠가 만들면 특별하게 변신한다.

Recto
첫 번째 컬렉션에서, 메탈릭 소재의 스커트와 강렬한 컬러의 셔츠로 패션 인사이더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렉토. 편집매장 프로젝트 서울의 대표였던 디자이너 정지연은 매장을 운영하며 깨달은 감각과 노하우를 통해 남성성과 여성성을 넘나드는 디자인을 제안한다. 이번 시즌에는 깔끔한 테일러드 재킷, 셔츠를 활용한 스커트 등 클래식을 세련되게 비튼 디자인을 선보였다.

 

Marques Almeida
마르카 마르케스와 파올로 알메이다가 이끄는 브랜드로, 2015년 LVMH 프라이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디자인은 두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데님 그리고 해체주의! 헬무트 랭을 존경하는 그들의 성향은 너덜너덜한 데님 컬렉션과 늘어짐의 미학을 보여주는 니트로 구현된다. 2016년 봄/여름 컬렉션에서도 이러한 특징들을 그대로 녹여냈다.

 

A.W.A.K.E
러시아 <하퍼스 바자>의 패션 디렉터이자 나탈리아 알라베르디안이 전개하는 A.W.A.K.E. 스트리트 사진에 등장하며 감각적인 스타일을 보여준 그녀의 취향을 그대로 녹여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예술 등 문화적인 것에서 영감을 얻는데 이번 시즌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이었다. 사랑스러운 디테일과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하는 중.

 

Vivetta
화려하고 장식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이탈리아의 컨템퍼러리 브랜드, 비베타. 로베르토 카발리에서 경험을 쌓은 디자이너 비베타 폰티는 동화적인 이미지에 자수 기법을 더해 사랑스러운 드레스와 블라우스를 디자인한다. 1950년대와 60년대의 레트로 무드, 초현실주의,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를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성향이 컬렉션에 그대로 녹아 있다.

 

Ellery
이번 봄/여름 스트리트 사진에 자주 등장하던 트라펠 소매 블라우스 대부분이 바로 엘러리의 디자인이다. 호주 브랜드인 엘러리는 <러시(Russh)>에서 에디터로 일했고, 미국에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 킴 엘러리가 이끌고 있다. 디테일은 최소화하고 실루엣에 집중한 의상은 모던하고 우아하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이번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첫 런웨이 신고식을 치렀다.

 

Rabbitti
쟈뎅 드 슈에뜨 출신의 디자이너 최은경이 전개하는 래비티는 2014년 가을/겨울 시즌 론칭했다. 김나영, 페기 굴드, 아이린 등 인스타그램 스타들이 애정하는 래비티는 페이크 퍼 코트와 컬러 블로킹된 실크 드레스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페이크 퍼와 실크라는 두 가지 소재를 기반으로 미니멀한 실루엣, 대담한 색상의 의상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