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고든 레빗이 <500일의 썸머> 이후 가장 어울리는 배역을 찾았다.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 사이에 줄을 걸고 그 위를 걸은 실존 인물 필리프 프티가 그것이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어떤 이야기인가?
필리프 프티라는 남자의 이야기다. 1970년대 초반, 그는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기사를 보고 두 건물 사이에 연필로 선을 그은 뒤 이렇게 말했다. “줄을 매달고 그 위를 걸어야겠어.” 필리프는 그 꿈을 실제로 이뤄낸 사람이다.

그렇다면 불가능에 도전하는 이야기인가?
꿈을 이루려면 먼저 해야 할 온갖 일이 있다. 봐라. 그는 프랑스인이니 우선 영어도 배워야 하고, 그 다음엔 미국에 가야 하고, 돈을 모아서 온갖 장비를 사야 하고, 같이 일할 사람도 모아야 한다. 그 다음에 세계무역센터 빌딩으로 몰래 들어가 엄청난 무게의 장비를 갖고 110층까지 올라가야 한다.

줄은 어떻게 걸 것인가? 그 다음 그 줄 위를 걷는다고?
<하늘을 걷는 남자>가 말하는 게 바로 그런 점이다.

줄타기를 실제로 해보니 어떤가?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때가 된 거야. 그런데 정말 저 위를 걷는다고? 그러다 ‘이거야’ 하는 순간이 오고 사랑에 빠진다. 그 생각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영화 속 주요 인물은 모두 실존 인물이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기분은?
당시 그가 줄을 타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은 없다. 하지만 그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줄타기를 경험하는 느낌이 드는데, 인터뷰들이 정말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필리프는 정말 이야기를 잘하고, 그뿐만 아니라 애니, 장-루이도 그렇다. 하지만 줄타기 장면을 기록한 장면은 사진 몇 장뿐이다. 사진은 정말 놀라운데, 이 사진 자료와 실존 인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결합하면 정말 대단하다.

당신이 완전히 영화 속 인물이 되었다고 느낀 순간은?
매순간 ‘지금이야’, ‘첫 걸음이 내 눈앞에 있어’, ‘때가 됐어’ 이런 순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 영화 안에서 진짜로 느끼고, 캐릭터와 함께하고, 로버트 저메키스와 같은 대단한 감독의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는 건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필리프 프티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품을 정말 좋아했다. 그 다큐멘터리를 통해 실제 인물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우리 영화는 그 사건이 실제로 거대하고 스펙터클하게 벌어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

명배우로 손꼽히는 벤 킹슬리와 연기하는 건 어땠나?
벤 킹슬리 경은 자신을 그냥 ‘벤’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배우들 중 한 사람인 그와 함께 일을 한 건 정말 영광이고, 행운이었다. 그는 필리프의 멘토인 ‘파파 루디’를 연기했는데, 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배우로서 내게 멘토링을 해주고 있는 기분이 들곤 했다.

로버트 저메키스는 훌륭한 감독인가?
저메키스 감독과 함께라서 자신감이 있었다. 난 그의 영화를 좋아했다. 그는 환상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아주 잘 잡는다. <백 투 더 퓨쳐>나 <플라이트>를,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영화들을 떠올려보라.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정말로 특별한 역할이니까. 나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단 하나의 역할이라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