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서울에서, 가장 멋진 오래된 것과 가장 멋진 새것을 찾았다. 서울의 시간을 선명하게 증언하는 24개의 장소.



NEW 에이바이봄

이제 뷰티 살롱은, 예전 살롱 시대처럼 문화와 아름다움, 사교의 장이 되었다. 에이바이봄은 2013년 말 청담동으로 확장 이전하며 이곳이 뷰티 살롱을 넘어 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높아서 압도적이기까지 한 층고와 빈티지와 모던함이 조화된 인테리어는 갤러리에 가까울 정도이며 실제로 다양한 작가의 전시도 열린다, 이 공간은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강한 자극과 새로운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일상의 지루함 대신 여행을 떠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말이다 . 덕분에 에이바이봄은 신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숍으로 떠올랐다. 층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른데 2층에는 서가와 책상이 준비되어 있어 서재 느낌이 물씬 난다. 뷰티 살롱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2길 30

 

OLD 성우이용원

서울에 3대째 맥을 이어가는 이용원이 있다. 만리시장 골목에 자리 잡은 성우이용원은 내년이면 90주년을 맞이한다. 이용원보다 더 나이를 먹은 건물은 1959년 태풍 때 슬레이트 지붕으로 교체한 것을 제외하면 그대로다. 비딱한 나무 문과 지붕을 보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지만 잘 가꿔진 화단과 정돈된 실내는 이용원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50년 넘게 가위를 움직이는 이남열 이발사는 국내 최고의 이발사다. 커트 한 번에 4~5종류의 가위를 번갈아 사용하고, 솔은 스위스제를, 면도날은 오래된 독일제를 고수한다. 옛날식 이발을 고수하는 그에게 머리를 맡기기 위해 유명 인사들도 이 골목을 찾는데, 2011년에는 이건희 회장이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효창원로97길 4-1





NEW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도서관은 진화한다. 현대카드의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꽤 신선했지만 뮤직 라이브러리가 주는 감흥은 그 이상이다. 이태원로에 자리한 뮤직 라이브러리의 위용은 위풍당당하다. 그러나 정작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음악 팬들의 아지트처럼 작고 아늑하다. 희귀 컬렉션 포함, 8명의 큐레이터가 고른 1만 장의 아날로그 바이닐(음반)과 3천 권의 음악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비틀스의 의 유명한 부처 커버를 비롯해 롤링스톤스의 100장 한정판 등 글로만 들을 수 있었던 음반을 실제로 볼 수 있다. DJ가 그날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고, 시간대에 따라서 신청곡을 받기도 한다. 동시에 자신만의 턴테이블을 확보하고 직접 고른 레코드도 들을 수 있다. 지하 ‘언더스테이지’에서 공연과 전시도 열린다. 2010년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세지마 카즈요, 연세대 건축과 최문규 교수, 미국의 겐슬러(Gensler)사가 건축과 디자인, 인테리어를 맡았다. 건축도 음악이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46

 

OLD 동양서림

익숙한 혜화동 로터리에는 익숙한 서점의 풍경이 있다. 1953년 문을 연 동양서림이다. 한국전쟁의 상처가 아직 남아 있던 때, 이순경 여사가 서점을 차린 것은 생계 때문이었다. 역사학자인 이병도 박사의 맏딸이자 장욱진 화백과 결혼한 그는 책을 팔기로 결심했다. 동양서점의 호황기는 1960년대에 찾아왔다. 혜화동에 있던 다섯 개 학교의 교과서 공급권을 따내면서 대형서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0개까지 불어난 주변의 학교들은 강남이 개발되면서 하나 둘 혜화동을 떠나기 시작했고, 서점의 내리막길도 시작됐다. 열일곱 살 때부터 동양서림에서 일하기 시작해 1987년 서점을 이어받은 2대 사장 최주보 씨에 이어 지금은 그의 딸인 박소영 씨가 서점을 지키고 있다. 김수영 시인을 비롯해 지금도 이곳에 들르는 허영자 시인 등 문인들의 사랑을 받는 동양서림의 현재 모습은 잡지와 참고서 판매에 주력하는 동네서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서점이 사라져가는 지금, 그 뻔한 모습조차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





NEW 빈브라더스

같은 대학 동아리의 친구 세 명이 함께 시작한 빈브라더스는 매달 제철에 맞는 신선한 원두를 받아볼 수 있는 ‘커피 구독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시작했다. ‘커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사람들’이라는 모토 하에 언제, 어디서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합정동에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각기 다른 컨셉의 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셰프에게 그날의 메뉴를 맡기는 일식 ‘오마카세’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오마카세 커피’ 같은 흥미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던 빈브라더스는 얼마 전 강남점에 브루잉센터를 오픈했다.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홈 브루잉족을 겨냥한 브루잉 센터는 커피 테이스팅 클래스, 직접 이색적인 커피와 라테 레시피를 배우는 프로그램 등 진짜 서울의 ‘커피 문화’를 상륙시키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94길 14

 

OLD 학림다방

서울대 문리대가 아직 혜화동에 있던 시절, 이름도 문리대 축제였던 ‘학림제’에서 이름을 빌려온 ‘학림다방’은 학생들의 아지트나 다름없었다. 천상병, 김승옥, 황지우 등 서울대 출신의 문인들이 드나들었고, 수필작가인 전혜린이 목숨을 끊기 전날, 마지막으로 커피를 마셨던 곳도 이곳이다. 문리대는 관악캠퍼스로 옮겨갔지만 학림다방은 1956년부터 계속 그 자리를 지킨다. 복층 구조로 된 낮은 다락, 변색된 LP판들, 맨질맨질한 원목 테이블도 그대로다. 통일문제연구소의 백기완 선생은 여전히 매일 아침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기 위해 다방을 찾는다. 1987년부터 학림다방을 맡은 이충렬 대표는 “낙후와 낭만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자체 블렌딩한 커피 브랜드인 학림로열블렌드를 선보이며 커피 맛에 신경을 기울이는 학림다방은, 얼마 전에는 전기 공사를 새로이 마쳤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19